▣ 서울남부지방법원 2003. 9. 18. 선고 2002가합11*** 판결【채무부존재확인】: 원고승[확정]

【전 문】
【원 고】 쌍용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피 고】 권○아
【변론종결】 2003. 8. 28.
【주 문】
1. 권○○이 2001. 11. 27. 4:10경 서울 영등포구 양화동 양화선착장 앞에서 서울 44거○○○○호 승용차와 함께 한강에 빠져 익사하였음을 원인으로 한 별지 기재 보험계약에 기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기초사실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 제1-8호증의 각 기재, 증인 전○철의 증언, 변론의 전취지]

가. 원고는 권○○과 그 소유의 서울 44거○○○○호 승용차에 대하여 별지 기재와 같이 개인용자동차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보험자이고, 피고는 호적상 위 권○○의 어머니이다. 이 사건 보험계약 약관 제33조 제1항 제2호에는 피보험자가 자살로 그 본인이 상해를 입은 때에는 회사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나. 권○○는 2001. 11. 27. 04:10경 서울 영등포구 양화동 양화선착장 앞에서 위 승용차와 함께 한강에 빠져 익사(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하였다.

다. 권○○은 9세경 권○○와 함께 살던 집에서 가출하여 고아원에서 성장하였고 이후 유흥주점 등에서 근무해 왔는데, 2001. 11. 17.경부터는 서울 마포구 ○○○○유흥주점의 종업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라. 이 사건 사고의 발생 전의 정황

(1) 권○○은 1999년 봄경 자살을 하려고 팔목을 자해한 적이 있고, 2000년 12월경 밤에 세상살기가 힘들어 죽고 싶다며 서울 영등포구 한강 빙판으로 약 50미터 가량 들어가 얼음바닥에서 잠을 자고 있는 것을 남자 친구인 이○○이 데리고 나오기도 하였다.

(2) 권○○은 이 사건 사고 발생 10여일 전에 친구 이○○에게 전화하여 카드빚을 갚기 위해 금 2,000,000원을 빌려줄 것을 부탁하였으나 이○○는 위 금원을 대여해 주지 못하였다.

(3) 권○○은 2001. 11. 26. 저녁 7시 30분경 위 주점에 출근하여 이 사건 사고 당일 새벽 2시경까지 근무하면서 손님들과 함께 양주 2병을 마셨는데, 새벽 1시 48분, 50분, 55분경 3회에 걸쳐 평소 친하게 지내는 이○○에게 전화를 하여 '그래도 전화받는 사람이 오빠밖에 없네', '오빠 잘 지내, 나도 잘 지낼게' 등의 동일한 내용으로 통화를 하였고, 새벽 2시경 같은 주점의 종업원인 최○○과 함께 퇴근하여 근처 포장마차에서 우동과 소주를 마시면서 자신은 부모형제가 없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였으며, 최○○과 헤어진 후 혈중 알콜농도 0.21%의 주취 상태에서 위 승용차를 운전하였다.

(4) 권○○은 이 사건 사고 당일 새벽 3시 20분, 29분, 30분경 3회에 걸쳐 남자친구인 이○○에게 전화를 하였으나 이○○이 전화를 받지 아니하자, 그의 휴대폰 음성사서함에 '자는 거야, 속상한 일이 많아 전화했는데 전화를 받지 않고'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5) 권○○은 위 승용차를 운전하여 이 사건 사고 현장(그 곳은 일반적으로 출입이 통제되어 있는 곳으로 입구에 쇠사슬이 쳐저 있었음)으로 가 잠시 정차하고 있다가 한강쪽으로 진행하고 물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위 정차 지점과 한강까지는 평지였다.

2. 판단

살피건대, 권○○의 성장환경, 가족관계,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의 정황 등 위 인정사실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권○○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하여 승용차와 함께 한강으로 들어간 것으로 보이므로, 이는 위 약관 제33조 제1항 제2호에 해당하여 보험사인 원고는 피고에게 위 사고를 원인으로 한 보험금지급의무가 없다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한다.

판사 황현주(재판장) 진광철 강경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