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 10. 11. 선고 2007가합33571(본소), 2007가합52961(반소) 판결【채무부존재확인·보험금】

【전 문】
【원고(반소피고)】 그린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평, 담당변호사 박성철)
【피고(반소원고)】 임상○
【변론종결】 2007. 9. 20.
【제2심판결】 2007나115586 (2008. 12. 10. 화해권고결정)
【주 문】
1.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에게 16,412,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06. 11. 3.부터 2007. 6. 29.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반소피고)의 본소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합하여 모두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본소 : 별지 제1목록 기재 사고로 인하여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가 입게 된 손해에 관하여 별지 제2목록 기재 건설기계보험계약에 기한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반소 : 주문 제1항과 같다.

【이 유】

1.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내지 9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각 인정할 수 있다.

가.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

1) 원고는 2006. 8.경 피고와 사이에 피고 소유의 서울 07가5532 타이어식 하이드로 크레인(이하 '이 사건 크레인'이라 한다)에 관하여 피고를 피보험자로 하여 별지 목록 제1목록 기재와 같은 내용의 건설기계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2) 이 사건 보험계약에 의하면, 보험목적물인 장비의 손상이 수리된 경우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험금은 손상된 장비를 이전의 사용 가능한 상태로 복구하는데 필수적으로 지출된 비용에 추가하여 수리를 , 하기 위해 해체, 조립하는데 지출한 비용과 수리점으로 보내고 받는데 지출한 비용, 관세 및 부담금을 합한 가액으로 산정된다. 단, 부대비용은 보험가입금액의 한도 내에서 보상한다. 한편, 만일 위 수리비용이 사고 발생시점 직전의 장비가액과 같거나 그 보다 초과하면 그 장비는 전부 손실된 것으로 간주하여 이에 따라 보험금을 별도로 산정한다.

나. 이 사건 보험사고의 발생

1) 피고는 소외 서○○○○○ 주식회사(이하 '서○○○○○'이라 한다)의 요청에 따라 이 사건 크레인 및 피고의 직원 소외 유○○의 용역을 임대하여 주었다.

2) 소외 유○○은 2006. 11. 3. 10:00경 서울 송파구 ○○동 소재 ○○초등학교 실내체육관 신축공사장 내에서 서○○○○○의 현장소장의 작업지시에 따라 현장 사무실로 사용하는 컨테이너{2950(W) x 9100(L) x 2500(H), 이하 '이 사건 컨테이너'라 한다}를 옮기는 작업을 함에 있어, 컨테이너 상단 네군데 모서리의 리프팅 러그(Lifting Lug)에 슬링 벨트(Sling Belt)를 걸고 이를 이 사건 크레인의 훅(Hook)에 건 후 들어올리려 하였으나, 처음에는 다른 물체에 걸린 것처럼 들리지 아니하여 일단 내려 놓았다가 다시 들어 올리던 중 이 사건 크레인의 5단 붐(Boom)이 버티지 못하고 꺾이는 사고가 발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3) 이 사건 사고 당시 상황에서 이 사건 크레인이 들어 올릴 수 있는 무게의 한도는 1.15톤이었는바, 이 사건 사고는 위 정격 하중을 초과한 약 2.8톤의 이 사건 컨테이너를 무리하게 들어 올리려다가 발생한 사고이다. 이 사건 사고 당시 상황 및 이 사건 크레인의 작업반경에 따른 허용 하중값은 다음과 같다.

가) 사고 당시 상황
(1) 작업반경(거리): 30.5m
(2) 붐 각도: 42°
(3) 붐 길이: 41.2m
(4) 이 사건 컨테이너의 중량: 약 2.8톤(컨테이너 안의 책상 등 포함 중량)

나) 이 사건 크레인의 작업반경에 따른 허용 하중값 (단위 : 톤)
- 표 생략 -

다. 이 사건 보험사고로 인한 피고의 손해액

피고는 소외 주식회사 ○○○○에게 이 사건 보험사고로 인해 발생한 이 사건 크레인 손상부분의 수리를 맡겼는바, 그 수리비로 2006. 11. 14. 위 주식회사 ○○○○에게 16,412,000원을 지급하였고, 이는 이 사건 사고 발생시점 직전의 이 사건 크레인 가치보다는 적은 가액이다.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의 건설기계보험 보통약관(이하 '이 사건 보험약관'이라 한다)에 의하면, "피보험자나 그의 대리인이 고의적인 행위 또는 고의적인 태만으로 법의 요구사항을 준수하지 아니한 경우 원고의 보험금 지급의무가 면책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상법 제659조 제1항에서도 "피보험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보험사고에 관하여는 보험자의 보험금 지급의무가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산업안전보건법과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에 의하면 "사업주는 이동식 크레인에 그 정격하중을 초과하는 하중을 걸어서 사용하도록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크레인의 정격 하중을 초과한 컨테이너를 들어올리다가 발생한 것인바, 이는 '피보험자인 피고 또는 그의 대리인이 고의적인 태만 또는 중대한 과실로 법의 요구사항을 준수하지 아니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이 사건 보험약관 또는 상법 제659조 제1항의 면책사유에 해당하여,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보험금 지급의무가 없다.

나. 피고의 주장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보험약관의 내용에 대하여 전혀 명시·설명하지 아니하였는바,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위 약관의 내용을 이 사건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 가사 위 약관이 이 사건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이 사건 크레인을 서○○○○○에게 임대한 자일 뿐, 이 사건 보험사고에 대하여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보험금으로 16,412,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보험사고가 발생한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원고의 본소청구 및 피고의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보험약관의 효력

1) 이 사건 보험약관 및 관련 법규정

가) 이 사건 보험약관(아래 기재한 조항을 이하 '이 사건 면책조항'이라 한다)
* 담보조건
3. 피보험자는 모든 합리적인 사전 주의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하며 손상이나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보험회사의 합리적인 권고사항들을 준수하고 또한 법의 요구사항과 제조사의 권고사항들을 준수해야 합니다.
* 면책사항
본 보험은 아래의 열거한 사항을 책임지지 않습니다.
n) 피보험자나 그의 대리인의 고의적인 행위 또는 고의적인 태만으로 야기되거나 가중된 손해나 손실

나) 상법
제659조 (보험자의 면책사유)
① 보험사고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생긴 때에는 보험자는 보험금액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

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안전상의 조치)
① 사업주는 사업을 행함에 있어서 발생하는 다음 각호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1. 기계·기구 기타 설비에 의한 위험
2. 폭발성, 발화성 및 인화성 물질등에 의한 위험
3. 전기, 열 기타 에너지에 의한 위험
② 사업주는 굴착·채석·하역·벌목·운송·조작·운반·해체·중량물 취급 기타 작업에 있어 불량한 작업방법등에 기인하여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④ 제1항 내지 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사업주가 하여야 할 안전상의 조치사항은 노동부령으로 정한다.
제25조(근로자의 준수사항) 근로자는 제23조 및 제24조의 규정에 의하여 사업주가 행한 조치로서 노동부령이 정하는 사항을 준수하여야 한다.

라)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
제127조(과부하의 제한) 사업주는 이동식 크레인에 그 정격하중을 초과하는 하중을 걸어서 사용하도록 하여서는 아니된다.

2) 이 사건 보험약관의 효력

가) 보험자의 명시·설명의무의 대상

상법 제638조의3 제1항 및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의 규정에 의하여 보험자 및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종사하는 자는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에게 보험약관에 기재되어 있는 보험상품의 내용, 보험료율의 체계, 보험청약서상 기재사항의 변동 및 보험자의 면책사유 등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명시·설명의무를 지고 있으므로, 만일 보험자가 이러한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에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고, 다만 보험약관의 중요한 내용에 해당하는 사항이라 하더라도 보험계약자나 그 대리인이 그 내용을 충분히 잘 알고 있거나,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거나, 이미 법령에 의하여 정하여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이라면 그러한 사항에 대하여서까지 보험자에게 명시·설명의무가 인정된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2다32776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의 경우

살피건대 이 사건 면책조항이, '피보험자나 그의 대리인이 고의적인 행위 또는 고의적인 태만으로 법의 요구사항을 준수하지 아니한 경우 원고의 보험금 지급의무가 면책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러한 면책조항은 이 사건 보험계약에 있어 중요한 사항이라 할 것인데, 이는 법의 요구사항을 준수할 것을 그 내용으로 하여 보험계약자가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사항이고, 상법 제659조 제1항은 보험사고가 피보험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생긴 때에는 보험자는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어 상법이 이미 정하여 놓은 것을 되풀이 하거나 부연한 정도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면책조항에 대하여 원고의 명시·설명의무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면책조항에 대하여 명시·설명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위 면책조항을 이 사건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있는바, 이하에서는 이 사건 사고가 이 사건 보험약관상 면책조항 또는 상법 제659조 제1항의 면책사유에 해당하여 원고가 피고에 대한 보험금 지급채무를 면하는지 살펴본다.

나.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 지급채무의 존재여부

이 사건 크레인의 정격 하중을 초과하여 컨테이너를 들어올리다가 발생한 이 사건 사고가 이 사건 면책조항의 '피보험자나 그의 대리인의 고의적인 행위 또는 고의적인 태만' 또는 상법 제659조 제1항의 '피보험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인지 살피건대, 산업안전보건법 및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규정하고 있는 제반 조항의 해석상 사업주는 작업장의 운전자가 이동식 크레인에 그 정격하중을 초과하는 하중을 걸어서 사용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바, ① 피고는 서○○○○○에게 이 사건 크레인 및 그 운전자인 피고의 직원 소외 유○○의 용역을 함께 임대한 사실, ② 소외 유○○은 이 사건 크레인의 이용에 관련한 일체의 사항에 관하여 서○○○○○ 소속 현장소장의 작업지시를 받고, 이에 따라 이 사건 컨테이너를 옮기는 작업을 한 사실, ③ 이 사건 컨테이너의 하중이 이 사건 크레인의 정격하중을 초과한 사실 등은 각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의 직원인 유○○이 이 사건 컨테이너를 옮기는 작업을 함에 있어 이 사건 크레인의 정격하중을 초과한 것으로 판단되어 이에 대하여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것을 포함한 모든 작업방법에 대한 최종적인 지휘·감독권한과 그 책임은 사업주인 서○○○○○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산업안전보건법 및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유○○이 이 사건 크레인에 그 정격하중을 초과하는 하중을 걸어서 사용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주의의무'는 사업주인 서○○○○○에게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달리 이 사건 사고가 피고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발생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보험금지급채무를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바, 이 부분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고, 피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다.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지급채무의 범위

나아가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지급채무의 범위에 관하여 보건대, 보험목적물인 장비의 손상이 수리된 경우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험금은 손상된 장비를 이전 사용 가능한 상태로 복구하는데 필수적으로 지출된 비용에 추가하여, 수리를 하기 위해 해체, 조립하는데 지출한 비용과 수리점으로 보내고 받는데 지출한 비용, 관세 및 부담금을 합하여 산정하는 사실, 피고가 이 사건 사고로 지출한 수리비 등의 액수가 16,412,000원인 사실 등은 각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험금으로 16,412,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보험사고의 발생일인 2006. 11. 3.부터 이 사건 반소장부본의 송달일임이 기록상 명백한 2007. 6. 2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 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 론

그렇다면,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고, 원고의 본소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재복(재판장) 임영철 배윤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