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지방법원 2005. 2. 4. 선고 2003나6565 판결【구상금】: 항소기각

【전 문】
【원고,피항소인】 동양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피고,항소인】 위창○
【변론종결】 2005. 1. 14.
【제1심판결】 광주지법 2003. 7. 18. 선고 2002가단43269 판결 (원고승)
【상고심판결】 대법원 2005. 5. 26. 선고 2005다14205 판결 (심리불속행기각)

【이 유】

1. 당원의 심판범위

원고가 이 사건 청구로서 화재로 인하여 화재보험금으로 지급한 금 38,322,234원 상당의 손해배상금과 위 손해 사정을 위해 지출한 비용 금 1,801,47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함에 대하여, 제1심 법원은 위 손해배상금 청구 전부를 인용하고, 위 손해사정비용 청구 전부를 기각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피고만이 항소하였으므로, 당원의 심판범위는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청구 중 위 손해배상금 청구 부분에 한정된다.

2. 인정사실

가. 소외 한○○ 소유의 ○○ ○○구 ○○동 730-2 지상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은 1998. 8.경 신축된 조립식 판넬조 2층 건물로서, 피고는 1998. 10. 29. 위 건물의 2층 일부를 위 한○○으로부터 임차하여 ○○수지라는 상호로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고, 그 옆에는 각기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소외 ○○코리아 및 ○○정공의 각 사무실로 사용되는 컨테이너 박스가 연접하고 있다.

나. 그런데 2000. 11. 30. 01:30경 이 사건 건물의 2층에서 화재(이하 '이 사건 화재'라 한다)가 발생하여 위 ○○수지 공장의 대부분이 소훼되고 위 각 사무실의 일부가 연소되었는바, 그 손해액은 금 46,992,990원이다.

다. 이 사건 화재 당시 피고 직원인 소외 김○○는 주 분전반을 제외한 보조 분전기의 스위치 등 모든 전원을 끈 상태에서 공장 출입문을 잠그고 퇴근한 상태였다.

라. 한편, 원고는 2000. 9. 22.경 위 한○○과 사이에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보험기간을 2000. 9. 22.부터 2001. 9. 22.까지로 정하여 화재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바, 2001. 2. 12.경 위 보험계약에 기하여 보험금에 대한 질권자인 소외 ○○은행에게 화재보험금 38,322,234원을 지급하였다.

마. 이 사건 화재의 발생원인에 관하여 그 감식을 맡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이 사건 화재가 위 ○○수지공장의 세척기실의 세척기기 부근에 설비된 보조 분전반의 차단기 연결전선의 단락에 의한 전기식 발열로 절연피복 및 인접 가연물에 착화됨으로써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였다.

마. 위 보조 분전반 및 주 분전반은 모두 위 ○○수지공장 내에 설치되어 있는데, 주 분전반은 보조 분전반의 회로들을 한 곳에서 차단할 수 있도록 집합하여 설치하는 것이고(이는 한국전력공사가 아닌 고객이 관리하여야 하나, 반드시 그 소유지가 관리하여야 한다는 의미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보조 분전반은 각 기기에 근접하여 개별로 전기를 차단할 수 있도록 분산하여 설치하는 것으로서, 보조 분전반의 스위치를 끈(OFF) 상태라도 주 분전반에서 보조 분전반 스위치까지는 충전상태이므로 이 구간에서 단락으로 인한 전기적 발열로 화재발생이 가능하고, 그 원인은 고정구, 마찰 등에 의한 절연피복의 손상으로 인하여 합선이 발생하는 경우와 전선을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절연열화에 의한 절연파괴로 합선이 형성되는 경우가 있는데, 양자의 구별은 구체적으로 입증하기 어려운 상태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갑 제3호증의 2 내지 32, 갑 제4호증, 을 제1, 5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당심 법원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서부분소장, 한국전력공사 ○○지점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보완)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3.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화재로 인하여 임차목적물을 반환하지 못함으로써 발생한 손해를 임대인인 한○○에게 배상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인데, 원고가 그 손해액을 보험금으로 지급함으로써 상법 제682조의 보험자대위의 법리에 따라 한○○의 피고에 대한 위 손해배상채권을 취득하였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한○○을 대위한 원고에게 원고가 지급한 보험금의 한도에서 손해를 배상 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면책 항변

피고는 이 사건 화재의 발생원인으로 추정되는 보조 분전반은 이 사건 건물의 소유자인 함○○이 설치?관리하여야 하는 것이고, 또한 이 사건 건물은 평소에도 당초 용도와는 달리 공장이 밀집하여 전기과부하에 따른 문제가 있었음에도 한○○은 전기용량을 높여달라는 피고 등 임차인들의 요구를 묵살한 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화재는 전적으로 한○○의 잘못으로 발생한 것이고, 한편 피고는 이 사건 화재발생 당시 위 ○○수지공장 내외 보조 분전반 차단기를 포함한 모든 전원을 끈 상태에서 퇴근을 하는 등 피고에게는 어떠한 관리상 부주의도 없었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화재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항변한다.

살피건대, 임차인의 임차물반환채무가 이행불능이 된 경우 임차인이 그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면하려면 그 이행불능이 임차인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은 것이 아님을 입증하여야 하고 임차물이 화재로 손실된 경우에 있어서 그 화재의 발생 원인이 불명인 때에도 임차인이 그 책임을 면하려면 그 임차물의 보존에 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을 입증하여야 하는바(대법원 1994. 10. 14. 선고 94다3818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화재가 피고가 임차한 건물부분 내에 설치된 주 분전반으로부터 인입되는 보조 분전반 부근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사건에 있어서, 옆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직원이 주 분전반을 제외한 보조 분전반의 스위치 등 공장내 모든 전원을 끄고 퇴근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임차물의 보존에 관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반면,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보조 분전반의 차단기 연결전선의 단락으로 인한 화재의 원인은 고정구, 마찰 등에 의한 절연피복의 손상으로 인하여 합선이 발생하는 경우와 전선을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사용시 절연열화에 의한 절연파괴로 합선이 형성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나아가 이 사건 화재가 전기수요가 적은 새벽시간에 일어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 주장과 같은 전기과부하로 인하여 연결전선의 단락이 발생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책임의 제한 주장

피고는 다음으로 이 사건 건물은 이 사건 화재 직전에도 전기과부하로 인하여 화재가 발생하는 등 추가 화재위험이 커서 피고를 비롯한 임차인들이 이에 대한 조치를 요구하였음에도 위 한○○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음으로써 결국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한 것이므로, 이러한 임대인의 과실에 비추어 볼 때 임차인인 피고의 책임이 제한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갑 제2호증,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화재 발생 전인 2000. 10. 19. 11:35경 이 사건 건물 옆 건물의 전기계량기와 전선 일부가 전기과부하로 인한 화재로 소훼된 사실은 인정되나, 한편, 당심 법원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서부분소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위 전기과부하로 인한 화재와 이 사건 화재와의 연관성이 뚜렷하지 아니한데다, 나아가 위 화재는 이 사건 건물의 옆 건물에서 전력수요가 큰 오전 11:35경 일어난 것으로서, 전력수요가 거의 없는 새벽시간에 일어난 이 사건 화재와는 별다른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4.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나아가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배상의 수액에 관하여 보건대, 한 건물 내에 그 존립과 유지에 있어 불가분의 일체를 이루는 수개의 공장 및 사무실 중 한곳에서 발생한 화재로 건물 전체가 소실된 경우 화재의 시발점이 된 부분의 임차인이 과실 없음을 입증하지 못하는 한 그 임차인은 임차물반환의무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배상으로서 자기가 임차한 부분뿐만 아니라 그 건물의 존립과 유지에 불가분의 일체의 관계에 있는 나머지 부분들이 소실되어 임대인이 입은 손해도 배상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인바(대법원 1997. 12. 23. 선고 97다41509 판결 참조), 이 사건 건물은 조립식 판넬건물로서 ○○수지공장과 ○○코리아사무실, ○○정공 사무실은 구조상 독립하여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칸막이로 구분된 채 서로 연접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러한 경우 ○○수지공장과 위 각 사무실은 그 존립과 유지에 불가분의 일체관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피고는 ○○수지공장의 소훼 뿐 아니라 위 각 사무실의 연소로 인한 손해액도 배상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따라서 피고가 임차한 ○○수지공장부분에 한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