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05. 8. 19. 선고 2004가합3215 판결【보험금】: 원고패

【판결요지】

피보험자가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유리의 표면이 부식된 사고와 관련하여 적하보험에서는 보험목적물의 고유의 하자, 또는 성질을 근인으로 해서 생기는 멸실, 손상 또는 비용에 대해서는 담보하지 않는데, 화물 고유의 하자 또는 성질에는 화물의 포장불충분도 포함되고 포장에는 화물을 컨테이너에 싣는 행위도 포함된다고 해석되는 사실, 동 유리는 과다한 수분에 장기간 노출되면 유리가 부식되어 유리표면에 하얀얼룩이 생길 수 있는 사실, 이 건 유리를 운송한 오픈탑컨테이너는 습기 등에 취약한 약점이 있음에도 유리 부식방지를 위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사실, 사고건 외에 드라이컨테이너로 운송된 유리는 하자가 발생하지 아니한 사실 등을 감안할 때, 이 사건 사고는 불측의 사고라기보다는 보험목적물 고유의 하자 또는 성질을 근인으로 하여 생긴 손상이므로 보험자의 보상책임이 없다.

【전 문】
【원 고】 나일개발 주식회사
【피 고】 제일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제2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06. 12. 21. 선고 2005나77543 판결 (항소기각)
【상고심판결】 대법원 2007. 3. 15. 선고 2007다2978 판결 (심리불속행기각)

【이 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미국 회사로부터 유리를 수입하여 국내 공사현장에 공급하는 회사인바, 원고 회사는 2003. 4. 3 주식회사 ○○의 서울사옥 신축공사의 유리공사에 공급하기 위하여 미국 ○○○○사로부터 유리를 수입함에 있어, 피고와 보험증권번호 01-3-A-0403-7L 피보험자 ○○○○(주), 보험금액 211,458,278원, 협회적하약관(전위험담보), 파손위험부담 조건 [Institute Cargo Clause(All Risks), Covering The Risk of Breakage]으로 적하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보험료 1,464,980원을 지급하였다.

나. 원고가 수입한 유리는 2003. 7. 29.부터 같은 해 9. 17.까지 6차례에 걸쳐 미국 롱비치 항에서 적재되어 한진 오타와 014 더블유(HANJIN OTAWA 014W) 등 각기 다른 선박에 의하여 운송되어(위와 같이 운송된 유리를 이하 이 사건 유리라 한다) 한국 부산항에서 양하되었고, 다시 일산 지영 등에 있는 원고의 창고로 이송되어 컨테이너 개장 작업이 이루어진 후 위 창고에 보관되었다가 공사현장으로 보내졌는데, 이 사건 유리의 80% 정도의 수량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유리표면에 미세한 흠집과 백색 가루가 묻어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원고는 미국 ○○○○사에 즉시 연락하여 조사를 의뢰하였고, 조사결과 공장 출고 당시 제품 및 7차분 선적 대기 중인 유리에는 이와 같은 하자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다. 원고가 이 사건 유리의 하자에 관하여 피고에게 통지하자 피고는 (주)○○○○손해사정에 의뢰하여 손해 사정을 의뢰하였고, 위 회사 소속의 손해사정인 이○○, 김△△ 등은 조사보고서를 작성하였는바, 그 내용은 이 사건 유리는 스페이서(aluminum spacer)를 사이에 두고 2, 3장의 판유리를 나란히 고정시켜 그 사이에 건조공기 또는 특수한 가스를 채우고 접착제로 밀봉하여 만든 복층유리로서 내부로 수분이 침투하여 유리표면에 붙어 장기간 마르지 않고 머무른다면 유리로부터 나트륨 이온(Na+)이 용출되어 수분은 수산화나트륨(NaOH)의 강알칼리성을 띄게 되고 이 알칼리 용액은 유리를 계속 부식시키게 되는바, 위 하자는 장기간 습기, 수분에의 노출로 위와 같은 화학적 과정을 거친 부식으로 추정되며 이에 대비한 포장이 불충분하고, 특히 천장이 개방된 오픈탑 컨테이너의 사용이 그 원인이라는 것이다.

라. 이 사건 유리들은 모두 나무상자에 포장되었는데, 유리와 나무 상자 사이에 골판지와 스티로폼 등이 사용되었고, 유리와 유리 사이에는 코르크 재질의 패드를 두었으며 위 나무상자들은 컨테이너 내에 세워서 1단으로 차곡차곡 적재되었고, 모두 오픈탑 컨테이너가 이용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10, 을 1, 2, 3, 4(각 가지번호 포함), 증인 이○○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이 사건 보험계약은 위 협회적하약관에 포함된 창고간약관에 의하여 화물이 출발지의 창고에서 운송을 개시하여 목적지의 최종창고에 인도될 때까지 담보가 계속되고, 전위험담보약관에 의하여 보험 목적의 멸실 또는 손상의 모든 위험을 담보하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는 보험구간인 운송 중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보험자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보상할 책임이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사고는 습기에 의한 부식이고 이는 원고의 불충분한 포장이나 부적절한 컨테이너의 선택에 기인한 것으로 이는 보험 목적의 고유의 하자 또는 성질로 인하여 발생한 손상으로 이 사건 보험계약에 의하여 면책된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을 1, 2의 각 기재, 증인 이○○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협회적하약관 제5조는 "이 보험은 보험목적의 멸실 또는 손상의 모든 위험을 담보한다. 그러나 여하한 경우에도 지연 또는 보험목적물의 고유의 하자, 또는 성질을 근인으로 해서 생기는 멸실, 손상 또는 비용까지도 확장 담보하는 것으로 간주되어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일반적으로 화물 고유의 하자 또는 성질에는 화물의 포장불충분도 포함되고, 포장에는 화물을 컨테이너에 싣는 행위도 포함된다고 해석되는 사실, 유리는 화학적으로 안정적인 재료이기는 하나 수분 및 염기성에 약하여 유리 표면이 과다한 수분에 장기간 노출되면 유리가 부식되어 유리 표면에 하얀 얼룩이 생길 수 있는 사실, 이 사건 유리가 운송되는데 사용한 오픈탑 컨테이너는 천장이 개방되어 있어 중량 화물을 크레인을 이용하여 하역하는 편리함 때문에 많이 이용되는 것으로 사방이 막힌 드라이 컨테이너에 비하여 천장을 캔버스 등으로 덮는다 하더라도 습기 등에 취약한 약점이 있음에도 유리 부식 방지를 위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사실, 위와 같은 유리의 하자 발견 이후 운송된 7차 선적분 및 사고 이전의 유리들은 모두 천장이 막힌 드라이 컨테이너를 이용하여 운송되었는데 위 유리에서는 위와 같은 하자가 발생하지 아니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에서 본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사고는 화물의 수송과 관련한 불측의 사고라기 보다는 보험목적물의 고유의 하자 또는 성질을 근인으로 하여 생긴 손상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의 항변은 이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