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지방법원 2008. 12. 12. 선고 2008나6844 판결【부당이득금반환】

【판시사항】

보험사고가 없었음이 추후 밝혀진 경우 기 지급된 보험금의 부당이득 성부와 관련한 사례

【전 문】
【원고,피항소인】 P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동래 담당변호사 김충희)
【피고,항소인】 D (60년생, 남)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연수)
【제1심판결】 부산지방법원 2008. 4. 8. 선고 2007가소384359 판결
【변론종결】 2008. 10. 17.
【주 문】
1.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원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5,267,510원 및 이에 대하여 2007. 5. 1.부터 2008. 12. 12.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1/3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8,850,210원 및 이에 대하여 2007. 5. 1.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기초사실

가. 소외 A는 2004. 3. 24. 01:30경 xxxx호 에쿠스 승용차(이하 이 사건 승용차라 한다)를 운전하여 부산 해운대구 좌동 소재 아파트 단지 내 도로를 진행하던 중 주차공간을 물색 중이던 피고의 왼쪽 다리를 충격하여 피고에게 약 12주의 치료를 요하는 좌측간부 경골골절상 등을 입게 하였다며(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2004. 3. 24. 15:16경 원고에게 보험사고 신고를 하였다.

나. 원고는 이 사건 승용차의 보험자로서 피고에게 치료비 5,267,510원(피고가 치료받은 XX병원에 2004. 6. 22. 5,082,230원과 30,430원, 2005. 1. 3. 154,850원을 각 지급)을 지급하였고, 그 외에 소외 B에게 2004. 7. 21. 병원치료비 심사비로 2,000원, 원고 직원인 B2와 SS법률사무소에게 2004. 6. 22.과 같은 달 23.에 채무부존재소송비용으로 합계 426,000원, 대한손해보험협회에 2005. 8. 24. 의료심사비로 150,000원, 소외 A에게 2007. 4. 30. 형사비용 보조금으로 300만 원을 각 지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3, 4호증, 갑 5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및 그에 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⑴ 원고의 주장

피고는 실제로 이 사건 승용차로 인하여 상해를 입은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치 이 사건 승용차로 인하여 상해를 입은 것처럼 하여 원고에게 보험금을 청구하였고, 원고는 이로 인하여 합계 8,850,210원(5,267,510원 + 2,000원 + 426,000원 + 150,000원 + 300만 원)을 지출하였는바,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병원치료비 등 보험금을 지급받았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써 원고가 지출한 위 8,850,210원을 반환해야 한다.

⑵ 피고의 주장

① 피고는 실제로 이 사건 승용차에 치어 상해를 입은 것이므로, 원고의 주장에 응할 수 없다.

② 가사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원고와 피고 사이의 보험금 관련 문제는 부산지방법원 2004가단75506호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으로 종결되었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부당하다.

③ 또한 원고는 자신이 치료비 및 비용을 부담할 필요가 없음을 알면서도 이를 지출한 것이어서 비채변제로서 반환을 구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

나. 판단

⑴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1, 2호증, 갑 6호증의 37, 을 11호증의 1, 을 12호증의 5, 6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된다.

㈎ 피고는 이 사건 사고 일시 즈음인 2004. 3. 24. 03:00경 XX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였는데 당시 골절상 및 타박상을 입은 상태였고, 병명은 골절 경골 간부, 골절 비골 원위부로서 약 12주간의 안정가료를 요하는 것으로 진단되었다.

㈏ 피고는 이 사건 사고 이후 약 2개월이 지난 이후인 2004. 8. 11.경 부산 해운대경찰서 조사계에 'A가 술을 마시고 이 사건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자신을 치어 상해를 입혔다'며 A를 고소하였다.

㈏ A는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및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로 기소되었는데, 경찰 및 검찰의 조사 과정에서 이 사건 승용차를 몰고 후진해 나오다가 주차된 무쏘 차량을 뒤 범퍼로 충격한 사실은 있으나 피고를 쳐서 상해를 입힌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 위 A에 대한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등에 대한 제1심(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05고정765 등) 사건에서는 A가 이 사건 승용차를 운전하다 피고를 쳐서 상해를 입혔다는 부분에 대하여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하여 무죄를 선고하였고, 위 무죄판결에 대하여 검사가 상소하였으나 항소심(부산지방법원 2005노4090호) 및 상고심(대법원 2006도8636호)에서 각 상소를 기각하였다.

⑵ 부당이득 반환의무의 발생 여부

㈎ 피고가 입은 상해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것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

원고는, 피고가 실제로 이 사건 승용차로 인하여 상해를 입은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원고로부터 보험금을 받았다고 주장하므로, 우선 피고가 입은 상해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각 인정사실 및 갑 6호증(각 가지 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는, 처음에 A 운전의 에쿠스 승용차가 후진 중에 자신의 왼쪽 다리를 치었다고 진술하였다가 후에 전진 중에 역과하였다고 번복한 점, ② 피고는 상해 입은 직후 당시 사건 장소에 있었던 경비원, A의 처, 119구급대원들, 후송된 직후 XX병원 관계자들에게 자신이 넘어져서 다쳤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점, ③ 피고와 피고 및 A의 일행으로 사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C의 진술이 전혀 맞지 않는 점, ④ 피고가 사고 당시 입고 있었다는 면바지에 남아있는 타이어 자국의 진행방향이 피고의 진술내용과는 거꾸로 되어 있는 점, ⑤ 사고 현장에 있었다는 피고와 위 C에 대한 거짓말탐지기조사결과 각 거짓반응이 나온 점, ⑥ 피고의 평소 다리 상태가 좋지 않아 항상 다리를 절고 다니는데다가 특히 왼쪽다리에 마비 증세가 있는 등으로 인해 잘못 걷거나 쓰러지는 경우가 잦은 점, ⑦ 피고는 과거 3번의 교통사고를 당한 전력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보면, 피고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상해를 입었다고 보기 어렵고, 을 8호증의 1 내지 4, 을 9호증, 을 10호증의 1, 2, 4, 5, 을 12호증의 5, 6, 7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상해를 입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의 상해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상해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 주장은 이유 있다.

㈏ 이 사건 청구가 부산지방법원 2004가단75506호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의 기판력에 반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1) 한편 피고는, 원고가 2004. 6. 23.에 피고를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부산지방법원 2004가단75506(본소), 2005가단53169(반소), 이하 전 소송이라 한다]를 제기하였는데, 위 소송은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 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화해권고로 종결되었는바, 위 화해권고는 원고가 이미 지급한 치료비 및 비용청구권을 포함한 모든 법률관계에 대하여 피고의 보험금 청구권과 원고의 기지급 보험금 반환청구권을 모두 포기하기로 하는 내용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2004가단75506호 사건의 기판력에 반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2) 그러므로 살피건대, 을 1호증, 을 13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2004. 6. 23. 피고를 상대로 하여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보험금 지급채무가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는 소(부산지방법원 2004가단75506호)를 제기한 사실, 이에 피고는 2005. 5. 26. 원고를 상대로 이 사건 승용차의 보험자로서 피고에게 38,444,229원을 지급할 것을 청구하는 반소(부산지방법원 2005가단53169호)를 제기한 사실, 위 법원은 2007. 6. 4.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 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을 내렸고, 원고는 2007. 6. 18.에, 피고는 2007. 6. 21.에 각 이의신청을 하였다가 각 이의신청을 취하한 사실, 위 화해권고결정은 당사자들의 이의신청 취하로 확정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전 소송에서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이 있는지 없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가 그 보험금 지급채무가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하는 것으로 소송이 종결되었을 뿐이고, 피고의 주장처럼 원고가 이미 지급한 보험금의 반환을 구하지 않기로 하는 부분까지 합의가 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부분 피고 주장은 이유 없다.

㈐ 원고의 보험금 지급이 비채변제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1)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사고 이후 수사기관에 피고의 보험사기 여부에 대하여 진정서를 제출하였고, 치료비 등을 지급할 즈음에 보험금지급채무가 없음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전 소송을 제기하였는바, 원고는 자신이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음을 알면서도 피고 등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였으므로 민법 제742조의 규정에 따라 그 반환을 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2) 살피건대, 위에서 든 각 증거에 의하면, 원고가 2004. 4. 27. 수사기관에 A와 피고가 교통사고를 조작하여 보험금을 편취했을지도 모른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하고, 2004. 6. 23. 부산지방법원에 보험금 지급채무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전 소송을 제기한 사실, 그런데 원고가 보험금을 지급한 날짜는 2004. 6. 22.부터 2007. 4. 30.까지인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당시 이 사건 사고가 보험사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다툴 여지가 있었던 점, 피보험자인 A가 보험사고 신고를 한 이상 보험자인 원고로서는 우선 보험금을 지급할 필요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보면, 원고는 피고가 입은 상해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점을 의심하면서 피고 등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가 자신의 보험금 지급채무가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 보험금을 지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 주장 역시 이유 없다.

㈑ 소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상해를 입은 것이 아니고, 따라서 이 사건 승용차의 보험자인 원고로부터 보험금을 지급받을 이유가 없었으므로 피고는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보험금을 반환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이다.

(3) 부당이득 반환 액수

다만, 부당이득의 반환은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등으로 인하여 이득을 얻은 자가 그 얻은 이득을 반환하는 것으로, 수익자가 반환해야 할 이득의 범위는 손실자가 입은 손해 중에서 그 손해로 인해 수익자가 얻은 이득의 범위에 한정된다고 해야 한다.

그러므로 보건대, 원고가 보험금으로 지출했다면서 피고에게 반환을 구하는 8,850,210원 중 피고가 실제로 이득을 얻은 부분은 XX병원에 치료비로 지출한 5,267,510원 뿐이고, 그 외에 원고가 병원치료비 심사비, 채무부존재소송비용, 의료심사비, 형사비용 보조금 등으로 지출한 비용은 피고가 이득을 취한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피고는 이를 원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가 반환해야 할 부분은 치료비 부분5,267,510원 및 이에 대한 이자에 한정된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5,267,51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07. 5. 1.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사건 항소심 판결 선고일인 2008. 12. 1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이자 내지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한 제1심 판결 중 위 인정금원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부분은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고규정(재판장) 정동진 장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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