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고등법원 2006. 8. 23. 선고 2006나13157 판결【보험료반환】

【판결요지】

계약을 체결하는 행위자가 타인의 이름으로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행위자 또는 명의인 가운데 누구를 계약의 당사자로 볼 것인가에 관하여는, 우선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한 경우에는 그 일치한 의사대로 행위자 또는 명의인을 계약의 당사자로 확정해야 하고,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는 그 계약의 성질·내용·목적·체결 경위 등 그 계약 체결 전후의 구체적인 제반 사정을 토대로 상대방이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행위자와 명의자 중 누구를 계약 당사자로 이해할 것인가에 의하여 당사자를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전 문】
【원고, 항소인】  황○○ 외 3명
【피고,피항소인】  ○○생명보험 주식회사
【제1심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 12. 27. 선고 2005가단138734 판결
【변론종결】  2006. 7. 12.
【주 문】
1.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 황**에게 19,960,500원, 원고 김**에게 29,766,800원, 원고 황**에게 599,860원, 원고 백**에게 300,0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05. 6. 3.부터 2006. 8. 23.까지는 연 5%, 2006. 8. 24.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나머지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에서 금원 지급을 명한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 황**에게 19,960,500원, 원고 김**에게 29,766,800원, 원고 황**에게 599,860원, 원고 백**에게 300,000원과 각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 유】

1. 보험료 반환의무의 발생

갑 1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 증인 신**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들 명의로 피고와의 사이에 별지 보험계약 목록 기재와 같이 각 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이라고 한다)이 체결되어 있는데,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은 보험계약자와 피보험자를 달리하고 있으며, 피보험자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정하고 있는 사실,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은 신**가 자신의 친척들인 원고들에게 전화를 하여 원고들로부터 보험계약체결에 관한 동의를 얻고(다만, 원고 황**에게는 보험계약체결 이후에 전화를 걸어 동의를 얻었다), 이 사건 각 보험계약 청약서의 계약자란과 피보험자란에 신**가 대신 보험계약자와 피보험자의 이름을 적고 서명을 하는 방식으로 체결된 사실, 이 사건 각 보통보험약관 제5조 제1호에 의하면 타인의 사망을 보험금 지급사유로 하는 계약에서 계약체결시까지 피보험자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얻지 아니한 경우 그 보험계약은 무효로 하며, 이미 납입한 보험료는 반환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은 그 피보험자들로부터 보험계약체결에 관하여 서면에 의한 동의를 얻은 바 없는 사실, 이 사건 각 보험료로 원고 황** 명의로 2004. 8. 31.경까지 합계 19,960,500원, 원고 김** 명의로 2004. 8. 31.경까지 합계 29,766,800원, 원고 황** 명의로 2004. 11. 30.경까지 합계 599,860원, 원고 백** 명의로 2004. 10. 18. 300,000원이 피고에게 각 납입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을 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는 믿지 아니하며 달리 반증이 없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은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으로서, 보험계약 체결시 피보험자인 타인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얻지 아니하였으므로 무효이고, 따라서 피고는 보험계약자인 원고들에게 이미 납입한 위 보험료를 반환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는 먼저,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은 신**나 소외 변**가 원고들의 명의를 차용하여 체결한 것이고, 보험료도 신** 또는 변**가 납입하였으므로,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보험계약자는 그 명의에 불구하고 신**나 변**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원고들이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보험료 반환을 청구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14호증의 1, 2, 갑 15 내지 17호증, 을 15, 17, 18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 증인 신**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신**가 원고 황**으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합계 7,000만원을, 원고 김**으로부터 3,000만원을, 원고 황**으로부터 1,500만원을, 원고 백**로부터 3,000만원을 각 차용한 사실, 신**는 원고들로부터 차용한 위 금원을 포함하여 합계 3억 8,000만원 가량을 평소 알고 지내던 변**에게 수 차례에 걸쳐 대여한 사실, 변**는 신**로부터 위 금원을 차용하면서 신**를 통하여 여러 개의 보험에 가입하기로 하였는데, 보험료는 변**가 납입하되, 다만 보험계약자는 변**의 친척들과 신**의 친척들의 명의를 차용하기로 한 사실, 이에 신**가 변**의 요청에 따라 신**의 친척들인 원고들의 명의로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원고들에게 전화하여 원고들 명의로 보험계약을 체결할 테니 보험회사로부터 전화가 오면 보험에 가입한 것이 맞다고 대답해 달라고 부탁하여 원고들의 승낙을 받은 사실, 신**는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포함하여 변**의 요청에 따라 가입한 위 보험계약들의 체결로 인하여 피고로부터 수천만원의 보험모집 수당을 받은 사실, 그 후 변**가 자신의 친척들과 신**의 친척들의 명의로 가입한 위 보험계약들에 대한 보험료를 몇 차례 신**에게 송금하였고, 신**는 변**로부터 송금받은 돈과 자신의 돈을 합쳐서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포함하여 변**의 요청에 따라 가입한 위 보험계약들의 보험료를 납입한 사실, 그런데 변**가 1회 내지 5회의 보험료만을 신**에게 송금한 후 연락을 끊고 잠적하였고, 이에 신**도 더 이상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보험료를 납입하지 아니한 사실은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또한 위 각 증거에 의하면, 원고들은 신**로부터 이 사건 각 보험계약 후 2년이 경과하면 그때부터는 별지 보험계약 목록 순번 1 내지 7 기재 보험의 경우 매년 보험금의 10%가 분할보험금으로 지급되고, 같은 목록 순번 8 기재 보험의 경우 납입한 보험료 중에서 피고가 정한 환급비율에 따른 금액을 자유롭게 인출할 수 있으므로, 위 분할보험금 또는 인출금으로써 위 각 차용금을 변제하겠다는 설명을 듣고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체결을 승낙하였고, 당시 원고들은 신**와 변**의 금전거래관계에 대하여는 알지 못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계약을 체결하는 행위자가 타인의 이름으로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행위자 또는 명의인 가운데 누구를 계약의 당사자로 볼 것인가에 관하여는, 우선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한 경우에는 그 일치한 의사대로 행위자 또는 명의인을 계약의 당사자로 확정해야 하고,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는 그 계약의 성질·내용·목적·체결 경위 등 그 계약 체결 전후의 구체적인 제반 사정을 토대로 상대방이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행위자와 명의자 중 누구를 계약 당사자로 이해할 것인가에 의하여 당사자를 결정하여야 할 것인데(대법원 1998. 5. 12. 선고 97다36989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신**와 변**의 관계를 모르는 원고들로서는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따라 지급되는 보험금으로 자신들의 신**에 대한 대여금 채권의 변제에 충당할 의사로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체결에 이른 것이므로, 원고들에게는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따른 법률적·경제적 효과를 자신에게 귀속시키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이고, 또한 보험회사인 피고 역시 계약명의자인 원고들이 실제의 보험계약자인 것으로 이해하고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계약당사자는 원고들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신**가 변**와의 금전거래관계에 따라 원고들 명의로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체결하였고, 보험료를 신** 또는 변**가 납입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달리 볼 것은 아니므로(신**나 변**에게 자신들이 계약당사자로서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가 없다.

나. 피고는 또한, 처음부터 타인의 서면에 의한 동의가 없는 보험계약이 무효라는 사정을 잘 알고 있었던 원고들이 이제와서 피보험자의 동의가 없었음을 이유로 보험계약의 무효를 주장하며 보험료의 반환을 구하는 것은 신의칙 또는 금반언의 원칙에 반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 그 타인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얻도록 하고, 이에 위반하여 체결된 보험계약을 무효로 하는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의 청구가 신의성실 또는 금반언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대법원 1996. 11. 22. 선고 96다37084 판결 등 참조),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가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보험료 반환금으로서 원고 황**에게 19,960,500원, 원고 김**에게 29,766,800원, 원고 황**에게 599,860원, 원고 백**에게 300,0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각 보험료 납입일 이후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이 피고에게 송달된 다음 날인 2005. 6. 3.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 판결선고일인 2006. 8. 2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 날인 2006. 8. 24.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 판결 중 위에서 지급을 명한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 패소부분을 취소하여 피고에게 위 금원의 지급을 명하고, 원고들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덕모(재판장) 현용선 최의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