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고등법원 1989. 6. 2. 선고 89나7544 판결 【보험금】

【전 문】
【원고, 항 소 인】 임정희(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상철외 2인)
【피고, 피항소인】 고려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소송대리인 변호사 함영업외 1인)
【변론종결】 1989. 4. 28.
【원심판결】 서울민사지방법원 1988. 12. 22. 선고 88가합34573 판결
【상고심판결】 대법원 1990. 5. 25. 선고 89다카1759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원에 해당하는 원고의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금 20,000,000원 및 이에 대한 1988. 9. 2.부터 1989. 6. 2.까지는 연 5푼의, 1989. 6. 3.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제1, 2심 모두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위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소외 양승복이 1986. 12. 29. 피고와 사이에 피보험자를 위 소외인, 보험수익자를 원고, 보험기간을 1986. 12. 29.부터 1991. 12. 29.까지, 보험가입금액을 금 2,000,000원으로 하되 피보험자 본인이 사망하였을 경우에는 보험가입금액의 10배인 금 20,000,000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장기복지상해보험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각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제2호증(교통사고사실확인원),갑제7호증의 4(의견서), 6(교통사고발생보고서), 7(실황조사서), 9(사체검안서), 12, 13(각 진술조서), 14(운전면허소지자등록조회), 갑제8호증의 1, 2(자동차등록증표지 및 동 내용)의 각 기재와 당심증인 황연동의 일부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위 소외 양승복은 1988. 7. 5. 19:40경 자신의 소유인 충남 7마9696호 픽업자동차를 운전하고 충남 홍성군 홍동면 운월리 방면에서 홍성읍 방면을 향하여 빠른속도로 운행중 홍동면 구정리 고요부락 앞 왕복 2차선의 비포장도로길을 통과하게 되었는바, 그곳은 약 60도 정도 오른쪽으로 구부러지고 노면의 굴곡도 심한 곳이었으므로 이러한 지점을 안전하게 운행하기 위하여는 우선 속도를 줄이고 노면의 굴곡을 잘 살피면서 서서히 회전하여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주의의무를 지키지 아니한채 같은 속도로 급우회전하다가 제대로 핸들을 조작하지 못하고 그대로 직진이 되면서 도로를 이탈하여 도로좌측의 시멘트 벽돌로 된 하수구(맨홀)를 위 자동차의 앞부분으로 충격함으로써 상해를 입고 그 다음날 뇌연수마비등으로 사망한 사실, 위 소외망인은 1988. 1. 26.경 위 자동차를 구입한 뒤 자동차 운전교습을 마치고 시내주행지도까지 받아 이 사건 사고무렵 개인적 사정으로 아직 자동차운전면허를 취득하지는 못하였지만 혼자서도 능히 운전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기능이 있었으며 위 사고일에는 그의 처 및 아들과 함께 홍성읍에 있는 시장에 가기 위하여 위 차량을 운전하고 비교적 차량통행이 적은 위 사고지점을 운행하다가 위와같은 사고를 발생케 한 사실등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당심증인 황연동의 일부증언은 믿지 아니하고 달리 반증없다.

이에 원고가 위 보험계약에 따라 보험사고발생으로 인한 약정보험금의 지급을 구함에 대하여 피고는 위 사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상의 면책조항의 하나인 피보험자의 무면허 운전으로 인하여 일어난 사고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항쟁하므로 살피건대, 위 보험의 보험약관에 보험자의 면책사유로서 피보험자의 무면허운전으로 인한 사고의 경우에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규정되어 있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한편 상법 제659조 제2항 에 의하면 사망 또는 상해를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에는 사고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생긴 경우에도 보험자는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을 면하지 못하게 규정되어 있고(위 법조 제1항의 규정과 비교하여 보면 사망 또는 상해를 보험사고로 한 보험의 경우에는 사고가 고의로 인하여 생긴 경우에만 보험자가 면책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같은법 제663조 에는 당사자간의 특약으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에게 불이익하게 위 규정을 변경하지 못하게 하여 위 규정이 피보험자등의 이익을 위한 강행규정임을 선언하고 있다.

따라서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정하여진 위 약관이 무면허운전의 경우 그 보험사고의 발생이 전체적으로 고의에 의한 것인지 또는 과실(중과실 포함)에 의한 것인지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보험자에게 면책이 되는 것이라면 위 약관은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보험사고의 경우에 관한한 위 상법규정에 저촉되어 무효로 보아야 할 것이고 이는 위 약관이 보험업법에 따른 재무부장관의 인가가 있었다하여 그 이치가 달라지지 아니한다 할 것인바 앞서본 사실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의 사고가 위 소외망인의 고의 또는 고의에 준하는 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 할 것이므로 단순히 무면허운전으로 인하여 일어난 사고라는 이유만으로 원고의 보험금청구에 응할 수 없다는 피고의 위 행쟁은 이유없어 받아들일 수 없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위 약정보험금 2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위 보험사고발생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부본송달 다음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1988. 9. 2.부터 위 이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행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선고일인 1989. 6. 2.까지는 민법에 정한 연 5푼의 그 익일인 1989. 6. 3.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에 정한 연 2할5푼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안에서만 이유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원심판결중 위 인용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피고에게 주문과 같은 금원의 지급을 명하고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하며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89조 제92조 단서 제96조 를, 가집행선고에 관하여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6조 를, 각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89. 6. 2.

판사   정지형(재판장) 김건흥 김진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