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고등법원 1999. 12. 16. 선고 98나59776 판결 【보험금】

【전 문】
【원고, 항 소 인】 김학길(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정균)
【피고, 피항소인】 대한보증보험 주식회사(소송대리인 변호사 임동진외 2인)
【변론종결】 1999. 11. 18.
【제1심판결】 서울지방법원 1998. 9. 24. 선고 97가합36649 판결
【상고심판결】 대법원 2001. 5. 29. 선고 2000다3897 판결 
【주 문】
1. 제1심 판결 중 다음에서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금 40,000,000원 및 이에 대한 1997. 5. 28.부터 1999. 12. 16.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이를 3분하여 그 1은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4. 위 제1항의 금원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금 6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다음 사실 중 일부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나머지는 갑 제1호증의 1,2, 갑 제2호증의 1,2, 갑 제3호증의 1 내지 6, 갑 제5호증, 갑 제6호증의 1,2, 갑 제8호증, 갑 제11호증, 갑 제13호증, 갑 제16호증, 갑 제17호증, 갑 제18호증의 1,2, 갑 제19호증, 갑 제21호증, 을 제1호증의 1,2,3, 을 제2호증의 1,2,3, 을 제3호증의 1,2, 을 제4호증의 1,2, 을 제5호증의 1 내지 5, 을 제9호증, 을 제10호증의 1 내지 7, 을 제11호증의 1,2, 을 제15호증의 12,13, 을 제16호증의 3,4,5,7,8,13,14,18,19,26,27,28,29,30,31,33의 각 기재 또는 영상과 제1심 증인 문창주, 황인덕, 이기춘의 각 증언(다만 을 제16호증의 3,4,5,14,26,28,30의 각 기재 및 위 증인 이기춘의 증언 중 뒤에서 믿지 아니하는 부분은 각 제외)에 변론의 전취지를 보태어 보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을 제19호증의 기재와 을 제16호증의 3,4,5,14,26,28,30의 각 일부 기재 및 위 증인 이기춘의 일부 증언은 이를 각 믿지 아니하며 달리 위 인정을 뒤집을 증거 없다.

가. 소외 이기춘은 1970년경부터 종이가공기계를 제작, 판매하는 영업을 하여 오던 중 약속어음 부도를 내고 조세를 체납하는 등으로 자신의 명의로는 사업을 계속할 수 없게 되자, 1985. 11. 10. 친구이자 이전에 같은 직장에서 근무한 적이 있던 자신과 같은 기계제작기술자인 소외 임병후의 승낙을 받아 상호를 '옥전기계'로 하여 위 임병후의 명의로 새로이 사업자등록을 하고 위 임병후를 직원으로 고용한 다음, 대외적으로는 위 임병후의 이름으로 종전의 영업을 계속하여 왔다.

나. 원고는 위와 같은 사정을 알지 못하고서 1995. 6. 28. '옥전기계'의 전무라고 하는 위 이기춘을 통하여 위 임병후와 사이에, 위 임병후는 원고가 생산하는 종이장식품의 풀칠 및 절단 등에 필요한 풀칠컷팅기계 1대(이하 이 사건 기계라고 한다)를 제작하여 원고의 공장에 설치하되, 그 기한은 1995. 9. 20.까지로 하고 대금은 금 180,000,000원(부가가치세 별도)으로 정하여, 계약금 30,000,000원은 계약 당일에, 1차 중도금 50,000,000원은 1995. 7. 30.까지, 2차 중도금 30,000,000원은 같은해 8. 30.까지 각 지급하고 잔금은 위 임병후가 이 사건 기계의 제작, 설치를 완료하면 원고가 이를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대출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제작물공급계약(이하 이 사건 공급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계약당일 계약금 30,000,000원을 지급하면서 위 이기춘으로부터 위 임병후 명의의 영수증을 교부 받았다.

다. 그런데, 그 무렵 위 이기춘은 조세문제 등이 해결되어 자신의 명의로 사업을 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자 1995. 6. 30. 위 임병후로 하여금 자신에게 포괄적으로 위 영업을 양도하는 형식을 취하여 폐업신고를 하게 하고 같은 해 7. 1. 상호를 종전과 같이 '옥전기계'로 하고 자신을 대표자로 하여 새로이 사업자등록을 하였다.

라. 한편 위 이기춘은 위 계약금을 지급 받은 후 원고가 선급금에 관하여 보증보험증권을 제출하여야 중도금을 지급하겠다고 하여, 피고의 담당직원에게 문의한 결과, 이 사건 공급계약의 명의인이자 '옥전기계'의 사업자등록 명의자인 위 임병후는 물론 자신도 담보할 만한 부동산이 없어 위 직원의 안내에 따라 결국 주택과 그 부지를 소유하고 있는 자신의 처남인 소외 조병국을 연대보증인으로 세우기로 하고 그의 승낙을 받은 다음 피고에게 구비서류를 제출함으로써, 위 임병후를 대리하여 1995. 7. 7. 피고와 사이에, 피보험자를 원고로, 보험기간을 1995. 7. 7.부터 같은 해 9. 20.까지로, 보험금액을 금 30,000,000원으로, 주계약을 이 사건 공급계약으로 하면서 그 내용을 풀칠컷팅기계 납품, 대금 180,000,000원, 이행기간 1995. 6. 28.부터 같은 해 9. 20.까지로 확정하여, 보험기간 내에 원고가 지급한 선급금에 대하여 위 임병후가 주계약에 따른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함으로써 이를 반환하여야 할 경우 피고가 보험금액을 한도로 보증하기로 하는 내용의 보증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제1 보험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그 보증보험증권을 교부 받아 이를 원고에게 제출하였다.

마. 그 무렵인 1995. 7. 9.경 위 이기춘은 원고에게 자신의 사업자등록증을 교부하면서 위와 같이 대표자를 자신으로 바꾼 사업자등록 명의변경 등의 사실을 설명하고 이 사건 공급계약을 그대로 이행할 의사를 밝혔고, 원고 또한 종전 사업자등록 명의자인 위 임병후도 기계제작기술자로서 위 이기춘의 직원으로 '옥전기계'에 계속 근무하면서 위 이기춘과 함께 이 사건 기계를 제작하여 설치하는 작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았기 때문에, 원고와 위 이기춘 및 임병후 3자 사이에 위 이기춘이 이 사건 공급계약을 인수하거나 그 공급자의 지위를 양도받거나 또는 이 사건 공급계약에 의하여 이 사건 기계의 제작, 설치 의무를 부담하는 위 임병후는 향후 어떤 지위를 가지게 되는 것인지 등의 문제에 관하여는 전혀 거론된 바 없었고 그 이후로도 마찬가지여서 결국 그와 관련한 어떤 약정도 체결되지 아니하였다.

바. 원고는 위 이기춘이 보험계약자가 '옥전기계 임병후'로 표시된 위 보증보험증권을 제출하자 위 이기춘에게 1차 중도금으로, 1995. 7. 31. 금 5,000,000원, 같은 해 8. 4. 금 12,000,000원, 같은 해 8. 12. 금 20,000,000원, 같은 해 8. 16. 금 10,000,000원 등 합계 금 47,000,000원을 지급하였고, 그 때마다 '옥전기계 이기춘'으로 표시된 영수증을 각 교부 받았다.

사. 그 후 위 이기춘은 원고의 보증보험증권 추가발급 요구에 따라, 1995. 8. 31. 다시 위 임병후를 대리하여 피고와 사이에, 위 조병국의 연대보증 하에, 그 보험기간만을 1995. 8. 31.부터 같은 해 9. 20.까지로 하였을 뿐, 피보험자, 보험금액, 주계약, 보증내용은 이 사건 제1 보험계약과 동일한 내용의 보증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제2 보험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한 후, 종전과 같이 '옥전기계 임병후'로 표시된 그 보증보험증권도 원고에게 교부하였다.

아. 이에 원고는 위 이기춘에게 1995. 9. 1. 2차 중도금으로 금 24,000,000원을 지급하였다가 그 직후에 위 각 보증보험증권에 의한 총보험금액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 지급되었다는 이유로 일부 반환을 요구하여, 위 금 24,000,000원 중에서 같은 달 2. 금 12,000,000원, 같은 달 6. 금 2,000,000원 등 합계 금 14,000,000원을 회수함으로써 결국 2차 중도금은 금 10,000,000원만 지급한 셈이 되었고, 같은 해 10. 17. 부가가치세 명목으로 금 5,000,000원을 지급하였다.

자. 그 사이 위 이기춘과 임병후는 이 사건 기계를 제작하여 1995. 9. 18. 원고의 공장에 설치하고 그 무렵 시운전을 실시하였으나, 정교한 풀칠이 제대로 되지 않고 일정하게 절단되지도 않으며 절단된 종이도 제대로 정돈되지 않고 흩어지는 등 이 사건 기계의 하자가 발견되었고 원고로부터 그 하자보수 요청을 받게 되었다.

차. 원고는 곧 하자보수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였던 관계로 이 사건 공급계약에서 정한대로 우선 이 사건 기계를 담보로 제공하고 1995. 10. 11. 자신의 명의로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시설자금대출명목으로 금 174,000,000원을 대출 받아 사용하였다.

카. 그 후 위 이기춘은 원고에 대하여, 1995. 11. 9.까지 이 사건 기계의 하자를 보완하는 등으로 가동상태까지의 시운전을 완료하고, 만일 위 기한까지 이를 불이행하였을 경우에는 이 사건 기계의 회수는 물론 위 각 보증보험증권에 따라 이미 지급받은 계약금 및 중도금 전부를 원고에게 반환하겠다고 약정하였으나, 위 약정기한까지 하자 보완을 하지 못하였고, 그 기한 만료일인 1995. 11. 9.에 같은 달 25.까지 이 사건 기계의 가동상태에 대한 시운전을 완료하기로 다시 약정하였으나 역시 이를 이행하지 못하였으며, 1996. 2. 29.에 이르러 또 다시 그 기한을 같은 해 3. 10.까지로 연장하면서 이를 지키지 못하면 1996. 3. 11.자로 이 사건 공급계약의 해제는 물론 자신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계약을 포기하고 손해배상도 감수하겠다고 하였다가 그 기한도 넘긴 후, 같은 해 4. 9.에는 위 임병후를 보증인으로 세우고 마지막으로 그 달 19.까지 이행할 것을 승낙 받았음에도 결국 이 사건 기계의 위와 같은 기술적인 하자를 보완하지 못하였고, 이에 원고는 같은 해 5. 7. 위 이기춘에게 이를 이유로 이 사건 공급계약을 해제한다는 취지의 통보를 하였다.

타. 한편 피고는 1996. 4.경 원고가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기하여 보험금 60,000,000원을 청구하자, 같은 해 6. 10. 보험계약자인 위 임병후 및 그 연대보증인인 위 조병국에 대한 구상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청구금액을 금 60,000,000원으로 하여 위 조병국 소유의 주택과 부지를 가압류하였다.

2. 보험사고의 발생

가. 위 임병후에게 이 사건 공급계약에 따른 이행의무가 있는지 여부

1)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주계약인 이 사건 공급계약은 '옥전기계'의 사업자등록 상의 당시 대표인 위 임병후와 체결하고 계약금은 위 임병후에게 지급한 다음, 그 후 그 대표가 위 이기춘으로 변경됨에 따라 중도금부터는 위 이기춘에게 이를 지급하였으나, 위 이기춘과 임병후는 '옥전기계'를 동업으로 경영하는 관계에 있으므로 위 이기춘과 임병후는 모두 이 사건 공급계약에 따른 의무를 부담한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반면 피고는, 원고는 이 사건 공급계약을 체결할 당시 위 이기춘이 '옥전기계'의 실질적인 경영자이나 사정상 사업자등록을 직원인 위 임병후의 명의로 하여두었다는 사정을 알면서 위 이기춘과 이 사건 공급계약을 체결하였고 다만 그 계약서의 명의를 사업자등록대로 위 임병후로 표시한 것에 불과하여 이 사건 공급계약의 실질적인 당사자는 위 임병후가 아닌 위 이기춘이므로 위 임병후는 이 사건 공급계약상의 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하고 또한 원고와 위 이기춘은 위 이기춘의 신용도로 보아 위 이기춘의 명의로 이 사건 공급계약을 체결할 경우 피고로부터 그 선급금에 관한 보증보험증권을 발급받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통정하여 위 임병후의 명의로 이 사건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이 사건 공급계약은 무효라고 주장한다.

2) 판 단

먼저 위 이기춘과 임병후가 '옥전기계'를 동업으로 운영하는 관계에 있다는 원고의 주장이나, 이 사건 공급계약 당시 원고가 위 이기춘이 '옥전기계'의 실질적인 경영자임을 알고서 위 이기춘과 이 사건 공급계약을 체결하였고 또한 이를 전제로 이 사건 공급계약이 원고와 위 이기춘의 통모에 의한 가장행위라는 피고의 주장은, 앞서 배척한 을 제16호증의 4,30, 을 제19호증의 각 일부 기재 및 위 증인 이기춘의 일부 증언 외에는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오히려 앞서의 인정과 같이 위 임병후는 위 이기춘에게 사업자등록 명의를 빌려준 적이 있던 직원일 뿐이고, 또한 이 사건 공급계약을 체결할 당시 원고는 위 이기춘이 위 임병후가 '옥전기계'의 사장이고 자신이 그 전무라고 말하여 그대로 믿고서 위 이기춘을 통하여 위 임병후와 이 사건 공급계약을 체결하게 된 것이므로, 원고와 피고의 위 각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그러나 한편, 위에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나타난 이 사건 공급계약의 체결 경위, 위 이기춘과 위 임병후의 관계, '옥전기계'의 운영 형태, 위 임병후의 폐업신고와 위 이기춘의 사업자등록 경위, 그에 따른 위 이기춘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공급계약의 이행의사 표명, 사업자등록 명의의 변경 후에도 원고와 위 이기춘 및 위 임병후가 이 사건 공급계약시 체결한 계약서의 당사자표시를 위 이기춘으로 변경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둔 한편 3자간의 관계에 대하여 별다른 약정을 하지 아니한 점, 원고가 위 이기춘으로부터 위 임병후를 보험계약자로 한 보증보험증권을 교부 받고서 위 이기춘에게 중도금을 지급한 점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위 이기춘 및 위 임병후의 의사는, 이 사건 공급계약에 따라 위 임병후가 원고에 대하여 부담하는 채무를 그 후 '옥전기계'의 사업자등록 상 대표가 된 위 이기춘이 중첩적으로 인수하기로 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위 임병후는 여전히 이 사건 공급계약 상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나. 이 사건 공급계약의 해제

1)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위 이기춘 및 위 임병후는 수차례에 걸친 원고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 사건 기계의 하자를 보수하지 못하여 그로써는 이 사건 공급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었고 원고가 이를 이유로 1996. 5. 7. 이 사건 공급계약을 해제하였으므로 이 사건 공급계약은 위 이기춘 및 위 임병후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적법하게 해제되었다 할 것이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위 이기춘이 설치한 이 사건 기계는 기술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원고의 협박과 강요 또는 기망에 의하여 마치 이 사건 기계에 하자가 있는 것처럼 인정하고 수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서약서(갑 제11호증), 서약각서(을 제5호증의 1,2,4), 계약해지각서(을 제5호증의 3) 등을 작성하여 주면서 그 기재된 내용대로 앞서와 같은 각 약정을 체결하게 된 것으로서, 원고도 그러한 내용이 사실이 아님을 알고 있었으므로, 이는 비진의 의사표시로서 무효이거나 사기,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로서 위 이기춘이 이를 취소하였다고 주장하나, 이에 일부 부합하는 을 제16호증의 4,28의 각 일부 기재와 위 증인 이기춘의 일부 증언은 각 믿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보험금 청구권의 발생

1) 따라서, 위 임병후 및 위 이기춘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 사건 공급계약의 해제에 의하여 위 임병후는 그 원상회복으로서 이미 자신 또는 위 이기춘이 지급 받은 선급금인 계약금 30,000,000원, 1차 중도금 47,000,000원, 2차 중도금 10,000,000원, 부가가치세 명목의 금 5,000,000원 합계 금 92,000,000원(30,000,000원 + 47,000,000원 + 10,000,000원 + 5,000,000원)을 원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고, 이는 이 사건 각 보험계약 상의 보험사고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이 정하는 바에 따른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각 보험계약 당시 각 그 보험기간 중에 발생한 보험사고에 대하여서만 피고가 이를 보상하기로 약정하였는데, 이 사건 보험사고는 각 그 보험기간이 도과된 후에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는 그 보상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있어 피고의 위 주장과 같은 약정이 체결되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이유 없다.

3. 피고의 보험계약 무효 등 주장과 판단

가. 보험계약의 무효

피고는, 위 임병후가 이 사건 제1 보험계약을 체결하기 이전인 1995. 6. 30. '옥전기계'의 영업을 폐업하는 신고를 함으로써 위 임병후로서는 이 사건 공급계약에 따른 이 사건 기계의 제작, 설치의무를 이행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이는 보험계약 전에 이미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에 해당하여 상법 제644조 에 의하여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은 무효라고 주장하나, 위 임병후가 위와 같이 폐업신고를 하였다고 하여 이 사건 기계의 제작, 설치의무를 이행할 수 없게 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오히려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위 임병후는 폐업 이후에도 이 사건 공급계약 상의 그의 채무를 중첩적으로 인수한 위 이기춘의 직원으로 '옥전기계'에 근무하면서 종전과 같이 이 사건 기계의 제작, 설치업무에 계속 관여하였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보험계약의 해지

피고는, 위 임병후는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자신이 이미 폐업하였다는 중요한 사항을 피고에게 고지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상법 제651조 에 의하여 피고는 그 사실을 안 날인 1996. 11. 1. 또는 1997. 9. 24.자 준비서면의 송달로써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해지하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상법 제651조 에 의하면 보험자는 보험계약자의 고지의무위반사실을 안 날로부터 1월내에 계약을 해지하도록 되어 있는 바, 을 제7호증의 2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가 보험금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제출한 위 임병후의 폐업신고서 등 자료를 통하여 늦어도 1996. 6. 7.경에는 위 임병후의 위 폐업사실을 알게 된 사실을 엿볼 수 있고, 피고 주장의 위 해지 일자는 그로부터 1개월이 훨씬 도과된 후임이 역수상 명백하므로 피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 보험계약의 취소

1) 피고의 주장

피고는, 위 임병후가 폐업하여 이 사건 공급계약을 이행할 수 없는 상태였고 또한 이 사건 공급계약 및 각 보험계약의 실질적인 당사자는 부도전력이 있는 위 이기춘임에도 이러한 사정을 숨기고 마치 계약당사자가 외형상 신용도에 문제가 없는 위 임병후로서 그가 이 사건 공급계약의 이행능력이 있는 것처럼 피고를 기망함으로써 이에 속은 피고가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체결하게 되었고, 가사 기망행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주계약 및 보험계약의 실질적인 당사자가 누구인지 여부는 신용상태의 평가 등이 다를 수 있어 보험인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고 피고는 위와 같은 사정을 알지 못한 채 위 임병후가 이 사건 공급계약 및 보험계약의 당사자로서 '옥전기계'의 실제 경영주인 것으로 오인하고 보험계약을 체결하였고 그러한 사실을 알았다면 위 임병후는 물론 위 이기춘과도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므로,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은 위 임병후 또는 위 이기춘의 기망행위로 인하여 또는 착오로 인하여 체결된 것으로서 취소한다고 주장한다.

2) 판 단

그러므로 보건대, 위 임병후가 폐업하여 이 사건 공급계약을 이행할 능력이 없었다는 점은 앞서 배척한 바이고, 또한 앞서의 인정과 같이 위 이기춘이 '옥전기계'의 실제 경영주이나, 약 10년 전의 부도 시에 위 임병후의 승낙을 받아 그의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영업을 하여 오던 중 이 사건 공급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후 사업자등록을 자신의 명의로 회복한 다음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피고에 대하여 그러한 사정을 알리지 아니하였다 하여도 그 경위에 비추어 이로써 바로 피고를 기망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고, 또한 앞서의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임병후는 폐업신고에도 불구하고 그 신용상태나 이 사건 공급계약의 이행능력에 실질적인 변경이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가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체결한데에는 위 임병후의 신용보다,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연대보증인인 위 조병국의 자력이 더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지고, 나아가 위 이기춘이 위 임병후가 부담하는 이 사건 공급계약 상의 채무를 중첩적으로 인수함으로써 '옥전기계'의 영업재산이 이 사건 공급계약의 이행이나 피고의 구상권 행사에 있어 원래 예상한 그대로 담보가 됨은 물론 위 이기춘까지 그 구상권 행사의 상대방이 되어 피고에게는 오히려 이익이 되면 되었지 어떤 불이익도 없다 할 것이므로, 피고가 위와 같은 사정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위 임병후의 폐업사실이나 위 이기춘의 약 10년 전에 있었던 부도 전력을 들어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라고는 보여지지 아니한다 할 것이어서 결국 피고의 위 각 취소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라. 보험계약의 실효 또는 면책

1) 피고는, 이 사건 제1 보험계약의 체결 후 주계약인 이 사건 공급계약의 당사자가 위 임병후에서 위 이기춘으로 변경되었으므로 이는 이행(선급금)보증보험 보통약관 제9조 제2항 소정의 주계약의 내용에 중대한 변경이 있었을 때에 해당하는데도 보험계약자인 위 임병후는 피고에 대하여 서면으로 그 승인을 받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제1 보험계약은 실효되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그러므로 보건대, 갑 제2호증의 3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적용되는 이행(선급금)보증보험 보통약관 제9조는 주계약의 내용에 중대한 변경이 있었을 때에는 피고의 서면에 의한 승인을 받지 아니하면 보험계약의 효력이 상실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는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급계약에 관하여 피고 주장과 같은 당사자의 변경이 있는 것이 아니라 위 이기춘이 위 임병후의 채무를 중첩적으로 인수한 것뿐이고 이는 이 사건 공급계약의 이행가능성을 높여 피고에게 오히려 이득이 되는 것이므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다음 피고는, 원고는 위 이기춘과 이 사건 공급계약의 이행기한을 수차에 걸쳐 연기하는 약정을 체결하였고 주계약의 계약기간 연장은 보험료 산정의 요소가 되는 중요한 내용의 변경에 해당하는데도 원고나 위 이기춘 및 임병후 등이 피고에 대하여 그 서면 승인을 받지 아니하였으므로 위 약관 조항에 의하여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은 실효되었고, 가사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보험사고는 이 사건 공급계약의 이행기한을 수차에 걸쳐 연기하여 준 원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위 약관 제2조 제2항에 의하여 피고는 보험금 지급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그러나, 앞서와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위 이기춘 및 임병후에 대하여 그들이 이 사건 공급계약의 기한 내에 설치한 이 사건 기계에 관한 하자보수를 촉구하면서 그 하자보수 기한을 여러 차례 연기하여 주었을 뿐 이 사건 기계의 제작, 설치의 이행기한을 연장하여 준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하자보수 기한을 연기하여 줌으로써 그만큼 보험사고의 발생가능성을 감소시켜 피고에게 이득이 된다 할 것이고, 나아가 이 사건 보험사고는 위 이기춘 및 임병후가 이 사건 기계의 하자를 보수하지 못한 채무불이행으로 말미암아 원고에 의하여 이 사건 공급계약이 해제됨으로써 발생한 것으로서 원고가 하자보수 기한을 연장하여 준 것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음은 물론 그에 관하여 원고에게 어떤 잘못도 없다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도 모두 이유 없다.

4. 보험금의 범위

1) 나아가 피고가 지급하여야 할 보험금의 범위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의 인정과 같이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있어 피고는 보험기간 내에 원고가 지급한 선급금에 대하여 보험금액을 한도로 보증하기로 약정하였고, 이 사건 제1 보험계약의 보험기간은 1995. 7. 7.부터 같은 해 9. 20.까지, 이 사건 제2 보험계약의 보험기간은 1995. 8. 31.부터 같은 해 9. 20.까지이고 각 보험금액은 금 30,000,000원인데, 원고는 이 사건 공급계약 당일인 1995. 6. 28. 계약금 30,000,000원을, 1995. 7. 31.부터 같은 해 8. 16.까지 1차 중도금으로 합계 금 47,000,000원을 각 지급하였고, 1995. 9. 1. 2차 중도금 24,000,000원을 지급하였다가 그 중 금 14,000,000원을 반환 받아 결국 금 10,000,000원만 지급하였으며, 1996. 10. 17. 부가가치세로 금 5,000,000원을 지급하였는 바, 따라서 이 사건 제1차 보험계약의 보험기간 중 원고가 지급한 금원은 합계 금 47,000,000원이므로 피고는 그 중 보험금액인 금 30,000,000원만을 지급하면 되고, 이 사건 제2차 보험계약의 보험기간 중 원고가 지급한 금원은 금 10,000,000원으로서 그 보험금액의 범위 내이므로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합계 금 40,000,000원(30,000,000원 + 10,000,000원)의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위 약관 제5조에 의하여, 위 이기춘 및 임병후가 이 사건 공급계약에 따라 이행한 기성고 부분에 상당하는 정산금은 위 보험금에서 공제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이 사건 공급계약의 해제에 따라 원고의 공장에 설치되어 있는 이 사건 기계는 위 이기춘 등에게 반환되어야 하는 것으로서 원고를 위한 기성부분이 있을 여지가 없는 경우이므로 피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없이 이유 없다.

5.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금 4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1997. 5. 28.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 판결선고일인 1999. 12. 16.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그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 바, 제1심 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 판결 중 위에서 인용한 금원에 관한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하여 피고에 대하여 그 지급을 명하고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9. 12. 16.

판사   채영수(재판장) 박순성 최규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