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지방법원 1998. 11. 10. 선고 98나24609 판결 【부당이득금반환】

【전 문】
【원고, 항소인】 엘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소송대리인 변호사 장한각외 2인)
【피고, 피항소인】 박춘자외 2인(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우윤)
【원심판결】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 1998. 4. 23. 선고 97가단21003 판결
【상고심판결】 대법원 1999. 4. 27. 선고 98다61593 판결
【주 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원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금 21,535,890원 및 이에 대한 1996. 11. 6.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

【이 유】

1. 기초사실

이 부분에 관하여 이 법원이 설시할 이유는 원심판결 제2면 제15행 "피고 박춘자는 망인의 상속자로서"와 제3면 제3행 "피고 박춘자는"을 "피고 박춘자는 망인의 상속인 겸 다른 상속인인 피고 김복호, 김선숙의 대리인으로서"로 제3면 제5행 "피고 박춘자와 피고 김복호는"을 "망인의 상속인 겸 피고 김선숙의 대리인인 피고 박춘자와 피고 김복호는"으로 각 고쳐쓰는 것 외에는 원심판결의 해당부분과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390조 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들에게 보험금 21,535,890원을 지급함으로써 상법 제682조 의 보험자대위의 규정에 따라 피보험자인 망인의 가해자인 김육대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 취득하였으므로, 피고들은 가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없어졌는데도, 가해자 측으로부터 손해배상금 4,200만원을 수령하고 합의를 하여 원고의 가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게 함으로써 결국 피고들은 원고로부터 수령한 보험금 상당의 이익을 얻고 원고에게 같은 액수의 손해를 가하였으므로 피고들은 이를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손해보험에 있어서 제3자의 행위로 인하여 생긴 경우에 피보험자가 보험금을 지급받은 후 제3자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으면서 손해배상청구권을 포기하거나 또는 합의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피보험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상법 제682조 에 의하여 피보험자가 보험자로부터 보험금을 수령함과 동시에 그 보험금액의 범위 내에서 보험자에게 당연히 이전되므로, 이미 이전된 보험금 상당부분에 관한 손해배상청구권의 포기나 이와 동일시 할 수 있는 합의는 무권한자의 처분행위로서 효력이 없어 이로 인하여 보험자가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으며(대법원 1997. 11. 11. 선고 97다37609 판결 , 1995. 7. 14. 선고 94다36698 판결 각 참조), 이와 같이 보험자가 보험자대위에 의하여 피보험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취득한 이후에 제3자가 피보험자 측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변제수령의 권한이 없는 자에 대한 변제로서 무효이므로, 보험자가 이미 대위 취득한 권리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고, 다만 제3자가 보험자가 보험금을 지급하고 보험자대위권을 취득한 사실을 모르고 과실 없이 피해자 측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였다면 이는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로서 유효하여, 만일 피해자 측이 보험자로부터 수령한 보험금과 가해자인 제3자로부터 수령한 손해배상금이 실손해를 초과한 과잉배상금일 경우에는 적어도 그 과잉배상금 부분에 한하여서는 결과적으로 피보험자 측이 보험자로부터 법률상 원인 없이 이익을 얻은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대법원 1995. 7. 14. 선고 94다36698 판결 , 1994. 10. 7. 선고 94다11071 판결 각 참조).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가해자인 김육대나 그를 대리한 김인목과 망인의 유족들 사이에는 망인의 유족들이 계속 김육대에 대한 일체의 손해배상청구권을 계속 보유하고 있는 외관이 형성되어 있으므로, 결국 망인의 유족들이 이른바 채권의 준점유자의 지위에 있다고 하더라도, 나아가 김인목이 원고가 보험자대위에 의한 권리를 취득하였음을 모르고 과실 없이 피고들에게 손해배상금 4,200만원을 지급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는 이상(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가 유효하기 위한 요건인 변제자의 선의, 무과실의 점은 그 유효를 주장하는 원고에게 입증책임이 있다), 설사 원고의 주장처럼 원고가 피고들에게 지급한 보험금과 피고들이 이와 별도로 수령하였다는 책임보험금(금 3,000만원)에 김인목이 피고들에게 지급한 손해배상금을 합한 액수가 망인의 실손해액을 초과하여 과잉배상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김인목의 손해배상금 지급이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것으로서 유효하여 원고가 이미 보험자대위에 의하여 취득한 김육대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로써 원고가 무슨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어, 결국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는 부당이득의 관계가 없다.

(2) 나아가 원고의 주장을 채권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취지로 본다고 하더라도, 채권침해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려면 채권침해행위에 대한 고의 또는 과실이 있어야 하는데, 이 사건에서 피고들이 김인목으로부터 손해배상금을 수령하고 합의를 함에 있어 그로 인하여 원고가 보험자대위에 의하여 취득한 김육대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침해하리라는 것을 알았다거나 또는 이를 알지 못한데 과실이 있다고 볼 자료가 없으므로, 피고들에게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도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1998. 11. 10.

판사   강민형(재판장) 위대훈 문준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