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고등법원 1995. 11. 9. 선고 94나7201 판결 【손해배상(기)】

【전 문】
【원고, 항소인】 삼성생명보험 주식회사(소송대리인 변호사 권영훈)
【피고, 피항소인】 이○례(소송대리인 변호사 조창호)
【변론종결】 1995. 9. 28.
【원심판결】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1994. 6. 24. 선고 93가합3182 판결
【상고심판결】 대법원 1996. 4. 26. 선고 95다54679 판결
【주 문】
1. 원심판결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원고패소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금 44,209,793원 및 이에 대한 1993. 9. 16.부터 1995. 11. 9.까지는 연5푼의, 그 다음 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2할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1, 2심을 합하여 이를 5등분하여 그 2는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4. 위 1항은 가집행 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금 73,682,989원 및 이에 대한 1993. 9. 16.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2할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항소취지】 원심판결을 취소한다. 그 외는 청구취지와 같다.

【이 유】

1. 기본적인 사실관계

아래의 사실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 3, 4, 6, 7, 14호증, 갑 제5호증의 1, 2, 갑 제18호증의 1, 2, 갑 제19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듯한 갑 제9호증의 1 내지 4, 10호증의 1 내지 3, 11호증의 1, 2의 각 일부기재, 원심증인 박준표, 당심증인 김재식의 일부증언은 믿지 아니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가. 피고는 1982. 6. 12. 원고(상호변경전 동방생명 주식회사)와 보험모집인(지구모집인) 위촉계약을 체결한 후 원고회사 삼천포 영업소 소속 보험모집인으로 활동하여 오던 중 1989. 12. 15. 자신이 보험계약자로서 원고회사와 사이에 자신의 외삼촌인 소외 박영래를 피보험자, 피보험자의 사망시 수익자로서 그의 상속인, 피보험자의 사망시 지급 보험금은 금 100,000,000원으로 하는 내용의 특별적립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고만 한다)을 체결하여 그 무렵부터 위 박영래가 사망할 때까지 자신이 매월 보험료를 납부하였고, 1992. 2. 24. 위 박영래의 동의를 얻어 피보험자의 사망시 수익자를 위 박영래의 상속인에서 피고로 변경하였다.

나. 이 사건 보험계약약관 제10조(가입자가 회사에 계약전 알릴의무) 제1항에 의하면,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는 청약시(건강진단을 받는 경우에는 건강진단시) 청약서에 질문한 사항에 대하여 알고 있는 사실을 반드시 사실대로 알려야 하고, 같은 조 제2항에 의하면,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보험금 지급사유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제1항의 질문사항을 알리지 아니하였거나 알고 있는 사실을 사실대로 알리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보험금 지급사유 발생여부에 관계없이 회사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되, 다만 회사가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개월이상 지났거나 또는 책임개시일로부터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하지 아니하고 2년(진단계약의 경우에는 1년)이상 지났을 때에는 해지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제10조의 2(계약취소권의 행사제한)에 의하면, 회사는 책임개시일로부터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하지 아니하고 2년(진단계약의 경우에는 1년)이상 지났을 때에는 민법 제110조(사기에 의한 의사표시)에 의한 취소권을 행사하지 아니하되, 다만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대리진단, 약물복용을 수단으로 진단절차를 통과하는 등의 사기의사로 계약이 성립되었음을 회사가 입증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생명보험표준약관에 의하면, 위 10조의 2(계약취소권의 행사제한) 규정중 단서조항은 그후 변경되어 "그러나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대리진단, 약물복용을 수단으로 진단절차를 통과하거나 청약일 이전에 암 또는 에이즈의 진단 확정을 받은 후 이를 숨기고 가입하는 등의 뚜렷한 사기의사에 의하여 계약이 성립되었음을 회사가 입증하는 경우에는 책임개시일로부터 5년이내(사기사실을 안 날로부터 1월이내)에 계약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로 개정되었다}

다. 한편 위 박영래는 1979년경에 폐결핵이 발병하여 통영군 보건소에서 그 무렵부터 치료를 받았으나 초치료에 실패하였고, 1983. 3. 9.경부터 1984. 3. 17.까지 다시 위 보건소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완치되지 아니하였고, 1986. 7. 31. 마산 고려병원에서 활동성 폐결핵으로 진단받아 그곳에서 치료받다가 1989. 3. 21.부터 같은 해 8. 30.까지는 국립마산결핵병원에서 중증 폐결핵으로 진단받아 그곳에 입원 치료를 받았고, 다시 1991. 10. 21.부터 같은 해 11. 1.까지 위 병원에 재차 입원하여 위 폐결핵 등을 치료받다가 퇴원한 후, 1993. 3. 29. 폐결핵에 따른 객혈로 질식하여 사망하였다.

라.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할 당시 동 보험계약의 보험모집인 자격으로 모집자보고서를 작성하면서 피보험자의 건강상태중 신체결손, 기능장해, 혈족내력 기타 건강상태에 대하여 소문이나 의심나는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하여 '없다'라고 기재하였다.

마. 피고는 위 박영래의 사망으로 위 보험계약상의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이유로 원고회사에 사망시의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였고, 원고회사는 피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당시 위 박영래의 폐결핵 병력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고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여 아래와 같은 여러 주장으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으려고 하였으나 이 사건 보험금 지급사유인 위 박영래의 사망이 보험계약의 책임발생일로부터 이미 2년이 경과한 이후에 발생하여 앞에서 본 보험약관 제10조의 규정에 따라 고지의무위반으로 해지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고, 또한 보험감독원에서도 일단 보험금을 지급한 후에 진상을 규명하여 소송 등의 법적절차를 밟아 해결하는 것이 좋겠다고 강력히 권유하여, 1993. 9. 16. 위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 100,000,000원, 적립금 3,725,822원, 배당금 698,516원, 선납미경과 보험료 금 1,781,000원, 지연이자 금 4,878,651원 등 합계금 111,083,989원을 위 보험계약의 사망시 수익자인 피고에게 지급하였다.

2.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쌍방의 주장

원고 회사는 이 사건 주위적 청구원인으로서, 피고가 원고 회사의 보험모집인으로서 앞에서 본 바와 같은 보험모집인 위촉계약을 체결하였으면, 위 계약에 따라 원고 회사의 제 규정과 업무상 지시에 따라 성실히 보험계약 체결의 중개활동을 할 의무가 있으며, 생명보험을 모집할 경우 피보험자의 자격 적부와 보험종별의 선택을 엄중히 하여야 하고 특히 피보험자의 병력에 관하여 보험모집인이 알고 있는 사항에 대하여는 이를 원고 회사에 알려 원고 회사로 하여금 청약된 보험계약에 대하여 승락을 할 것인지 여부를 판정하도록 하여야 할 것인 바, 피고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피보험자인 자신의 외삼촌이 1979년 이후 위 보험계약시까지 오랫동안 폐결핵으로 인하여 입원치료 등을 받아온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숨긴 채 위 박영래를 피보험자로 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피고는 위와 같은 보험모집원 위촉계약상의 성실의무 등을 위배함으로 말미암아 원고 회사가 입은 모든 손해, 즉 원고 회사가 피고에게 지급한 보험금에서 그동안 납입한 보험료 등 합계 금 37,401,000원을 뺀 나머지 금 73,682,989원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당시에 위 박영래의 병력에 대하여 전혀 알지 못하였고 보험모집인의 주요한 업무가 타인에게 보험 상품을 설명하고 청약을 유인하여 보험계약 체결의 중개를 하는 것이므로, 피보험자가 고지하는 것을 기재하는 것에 그치고 적극적으로 피보험자의 자격적부를 조사할 의무는 없는 것이니 피고에게 채무불이행이 있다고 할 수 없고 또 가사 피고가 위 박영래의 병력을 알면서 원고에게 이를 고지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험계약자인데 보험계약자의 불성실고지에 대하여는 관계법령과 원고회사의 보험약관에 따라 고지의무위반으로 인한 계약의 해지, 또는 기망으로 인한 계약의 취소 등의 제도가 있고 이러한 권리의 행사에는 일정한 제한이 있는 바, 보험모집인인 피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자가 되었다 해서 달리 볼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 위 보험계약상의 의무 외에 따로이 위 보험모집인 위촉계약상의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나. 쟁 점

따라서 이 사건의 쟁점은 첫째 피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당시에 피보험자인 위 박영래의 병력을 알고 있었는가 하는 점이고, 둘째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피고가 원고 회사의 보험모집인의 지위에 있으면서 이를 원고에게 알리지 아니한 것이 위 위촉계약상의 채무불이행이 되는 지 및 자신이 보험계약자가 되어 이 사건 처럼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타인의 보험계약을 중개하는 일반적인 경우와는 달리 위 보험모집인 위촉계약상의 각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 것인지의 여부인데, 이하에서 차례로 살펴보기로 한다.

다. 판 단

(1) 피고가 이 사건 계약 당시 위 박영래의 병력을 알았는지 여부

앞에서 본 각 증거, 갑 제8호증의 1, 2, 갑 제9호증의 1 내지 4, 갑 제10호증의 1, 2, 3, 갑 제11호증의 1, 2, 갑 제15호증, 원심 증인 송상구, 같은 박준표의 각 증언(갑 제9호증의 1 내지 4, 갑 제10호증의 1, 2, 3, 갑 제11호증의 1, 2의 각 기재, 위 박준표의 증언중 앞에서 믿지 아니하는 부분 제외, 갑 제9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중 뒤에서 믿지 아니하는 부분 제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의 외삼촌인 위 박영래는 처와 자녀들이 서울로 이사한 후인 1983년경부터 가족들과 떨어져 경남 통영군에서 혼자 거주하여 왔는데, 큰아들인 소외 박준표가 마산시에 거주하면서 위 박영래에게 매월 50,000원 정도의 용돈을 보내주는 등 부양하여 왔으며, 위 박영래는 매년 2-3회 정도씩 삼천포시에 살고 있던 피고의 어머니인 박명선의 집에 왕래를 하여 왔을 뿐만 아니라 피고와도 자주 왕래가 있어 온 사실, 위 박영래가 거주하던 마을 사람들이 위 박영래의 폐결핵 감염 사실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위 박영래의 폐결핵 감염은 주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었던 사실,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 외에도 자신이 보험계약자가 되고, 위 박영래를 피보험자로 하여 1983. 2. 28. 동방에이스보험에, 1988. 11. 28. 21세기 암보험에 각 가입하였던 바, 위 각 가입당시에 피고가 외삼촌인 위 박영래를 직접 찾아갔었고, 그 당시 위 박영래는 폐결핵 환자로서 계속적인 치료를 받고 있던 상태였던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는 바,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적어도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는 외삼촌인 위 박영래의 폐결핵 감염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인정되고 이에 반하는 듯한 갑 제9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는 믿지 아니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2) 보험모집인 위촉계약상의 채무불이행 여부에 대한 판단

(가) 보험모집인은 특정의 보험사업자를 위하여 보험계약의 체결을 중개하는 자로서 보험감독원에 등록된 자( 보험업법 제2조 제3항 )를 말하는데, 이러한 보험모집인은 보험사업자와의 위촉계약에 따라 보험계약의 청약을 유인하거나 보험료의 수금을 대행하는 업무를 주로 담당하고, 보험계약의 청약 성과에 따라 보수를 받는 지위(이러한 보험모집인 위촉계약의 성질은 일의 성과에 따라서 보수를 받는 점에서의 도급적 성질과 보허사업자에 종속된 지위라는 점에서의 고용적 성질이 가미된 위임계약으로 파악된다.)인 바, 보험업법 제148조 에서는 보험사업자는 다른 보험사업자에 속하는 보험모집인에 대하여 모집을 위탁하지 못하고, 보험모집인은 소속 보험사업자 이외의 보험사업자를 위하여 모집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나) 위에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원, 피고 사이의 위 보험모집인 위촉계약시 피고는 원고회사의 위임 또는 위촉에 의하여 원고회사의 제규정과 업무상 지시에 따라 성실히 원고회사의 생명보험게약 체결의 중개와 회사가 지시한 보험료의 집금 및 이에 수반한 업무를 대행하고, 만일 위와 같은 계약조항을 위반하여 손해를 끼쳤을 때는 즉시 이를 배상하기로 약정하였고, 또한 원고회사의 모집인 규정 제13조(준수사항)에는, 모집인은 업무운영상 기본이 되는 법령, 정관, 제규정 및 기타 이행사항을 준수하여야 하고, 보험모집에 있어서는 피보험자가 될 자의 자격적부 및 보험종별의 선택을 엄중히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 위와 같은 보험모집인의 지위와 위에서 본 원고회사의 모집인 규정, 원, 피고사이의 위 보험모집인 위촉계약의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보험모집인으로서 타인의 보험게약의 중개를 함에 있어 원고에 대하여 위 위촉계약의 취지에 따라 성실하게 중개행위를 할 의무가 있고 그 타인에게 보험부적격자가 되는 사유가 있음을 알고 있음에도 원고에게 이를 알리지 아니하여 원고가 동인에 대한 보험을 인수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손해를 입게 되었다면 피고의 채무불이행이 되어 피고는 이로 인한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음은 명백하다 할 것이다.

(라) 피고 주장의 요지는 보험모집인의 본래의 업무는 보험계약의 청약을 유인하여 보험의 중개를 하는 것이므로 보험모집인 위촉계약상의 보험사업자에 대한 여러 가지의 성실의무는 타인의 보험을 중개할 때 적용되는 것이고, 보험모집인이 자기자신의 보험계약을 체결할 경우, 보험계약자가 우연히 보험모집인의 신분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 일반의 보험당사자가 부담하는 의무 이상의 성실의무를 부담한다고나 보험당사자에게 부여되는 보장을 받을 수 없다고 하는 것은 부당하므로 보험모집인으로서의 권리, 의무는 이 경우에는 문제삼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나, 생명보험의 경우 보험사업자에 있어서 보험의 인수여부 및 요율결정을 위한 판단대상은 보험의 대상이 되는 '피보험자'이지 보험계약자가 아니며 보험모집인이 부담하는 성실의무도 불량보험의 인수를 방지하기 위한 피보험자의 자격적부에 관련한 것이므로 보험모집인이 자기를 피보험자로 한 계약을 체결한 경우라면 몰라도 이 사건 보험계약과 같이 피보험자가 따로 있는 경우에는 위 피고의 주장은 성립될 여지가 없다고 보아야 하고 보험모집인은 여전히 보험모집인 위촉계약상의 성실의무를 부담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이러한 경우까지 자기의 보험계약이라는 위 논리를 적용하면 보험모집인이 실제로는 보험의 중개를 하면서도 편의상 스스로 보험계약자로 나서는 경우 보험모집인의 의무가 회피될 수 있고 보험사업자의 입장에서 보면 보험모집인의 성실한 의무이행으로써 담보되는 불량보험의 배제가능성을 그만큼 상실하게 되어 부당하다.)

(마) 따라서 이 사건 보험계약에 있어서는 피고는 보험모집인으로서의 성실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인데(실제로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한편 보험모집인 자격으로 모집자보고서를 작성하였던 것은 위 인정과 같다.) 위 박영래가 활동성 결핵환자로서 보험부적격자임을 알면서 이를 원고에게 고지하지 아니하여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게 하였고, 이로 인하여 원고는 위 보험금을 지출하는 손해를 입었다 할 것이니 피고의 위 행위와 원고의 손해간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하겠고 피고는 위 보험모집인 위촉계약상의 채무불이행자로서 원고가 입은 위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이다.

라. 과실상계

한편 보험의 청약이 있으면 원고 스스로가 적부판단을 하여 승낙을 하는 것이고 더구나 이 사건 보험계약의 경우 보험모집인이 보험계약자가 됨으로써 보험당사자로서의 이해관계로 인하여 그 보험모집인으로서의 성실의무의 이행을 기대함에 다소 어려움이 예상되는 바이었으므로 이 사건 보험계약체결시나 그 후라도 위 박영래의 피보험자로서의 적격성을 스스로 심사하여 위와 같은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할 것인데 이를 게을리한 과실이 있고(갑 제25호증의 기재와 당심증인 권혁대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보험계약은 원고의 내부기준상 계약체결의 전후에 걸쳐서 피보험자를 진단하거나 적부심사를 별도로 하지 않는 것으로 분류된 보험계약에 해당하는 사살을 인정할 수 있으나 위 사실이 원고의 무과실의 근거는 될 수 없다.) 위 고실도 이 사건 손해발생의 한 원인이 되었다 할 것인데 원고의 이러한 과실을 참작하면 피고의 책임을 60%로 제한함이 상당하다고 보인다.

3. 예비적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이 부분에서 설시할 이유는 원심판결문 이유 중 "3. 예비적청구원인에 대한 판단"란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390조 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는 피고의 위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달리 특별한 손해의 입증이 없으므로, 위 지급한 보험금에서 이 사건 보험계약체결 후 피고로부터 수령하였음을 원고가 자인하는 보험료 등 합계금 37,401,000원을 공제한 금 73,682,989원의 손해를 입었다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금 44,209,793원(73,682,989×0.6; 원미만은 버림) 및 이에 대한 위 보험금 지급일인 1993. 9. 16.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1995. 11. 9.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5푼의, 그 다음 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2할5푼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내에서 정당하여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는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여 피고에게 그 지급을 명하고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5. 11. 9.

판사   변동걸(재판장) 이동준 이수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