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2001. 10. 9. 선고 2000다33393 판결 【손해배상(자)】

【참조조문】
[1] 상법 제659조, 제663조, 제726조의2, 민법 제2조, 제105조,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6조, 제7조

【전 문】
【원고,피상고인】 하진구 외 9인
【피고,상고인】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수룡 외 2인)
【원심판결】 광주지법 2000. 5. 12. 선고 99나8502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피고 소송대리인들의 각 상고이유를 함께 모아 판단한다.

자동차보험(자동차손해배상책임 공제계약도 마찬가지이다)에 있어서 무면허운전 면책약관은 무면허운전이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지배 또는 관리 가능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경우, 즉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승인 하에 이루어진 경우에 한하여 적용된다 할 것이고(대법원 1991. 12. 24. 선고 90다카2389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무면허운전이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묵시적 승인 하에 이루어졌다고 인정하려면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와 무면허운전자와의 관계, 평소 차량의 운전 및 관리 상황, 당해 무면허운전이 가능하게 된 경위와 그 운행 목적, 평소 무면허운전자의 운전에 관하여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취해 온 태도 등에 비추어 무면허운전에 대한 승인 의도가 명시적으로 표현되는 경우와 동일시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승인 의도를 추단할 만한 사정이 있어야 할 것이며(대법원 1999. 11. 26. 선고 98다42189 판결 등 참조), 지입회사를 기명조합원으로 하여 공제계약이 체결된 경우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제조합과의 관계에서 지입회사만이 기명조합원이고 지입차주는 승낙조합원에 지나지 아니한다(대법원 1997. 12. 12. 선고 96다26954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자동차보험에 있어서 동일 자동차사고로 인하여 피해자에 대하여 배상책임을 지는 피보험자가 복수로 존재하는 경우에는 그 피보험이익도 피보험자마다 개별로 독립하여 존재하는 것이니 만큼 각각의 피보험자마다 손해배상책임의 발생요건이나 면책조항의 적용 여부 등을 개별적으로 가려서 보상책임의 유무를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자동차보험약관에 정한 보험자 면책조항의 적용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약관에 피보험자 개별적용조항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더라도 각 피보험자별로 보험자 면책조항의 적용 여부를 가려 그 면책 여부를 결정하여야 하고, 그 약관의 규정 형식만으로 복수의 피보험자 중 어느 한 사람이 면책조항에 해당한다고 하여 보험자가 모든 피보험자에 대한 보상책임을 면하는 것으로 해석할 것은 아니므로, 무면허운전자가 보험약관상의 승낙피보험자라고 하더라도 그 사유만으로 당연히 기명피보험자에게 무면허면책약관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7. 6. 27. 선고 97다10512 판결, 1998. 4. 23. 선고 97다19403 전원합의체 판결, 2000. 5. 26. 선고 99다69037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바에 의하면, 피고는 그 조합원인 제1심 공동 피고 합자회사 고창운수(이하 '고창운수'라고 한다)와 사이에 사고차량에 관하여 그 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교통사고로 인하여 제3자가 입은 모든 손해를 보상하여 주기로 하는 공제계약을 체결한 공제조합의 운영자이고, 피고의 자동차공제약관에 의하면 '조합원 본인이 무면허운전을 하였거나 조합원의 명시적·묵시적 승인 하에서 공제계약자동차의 운전자가 무면허운전을 하였을 때에 생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보상하지 아니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소외 이선주는 1995. 10. 10. 고창운수와 사고차량에 관하여 고창운수가 소유자로서 대외적인 행정관리 부분을 담당하고 이선주는 지입차주로서 제세공과금, 공제분담금 등을 부담하여 사고차량을 직접 관리 운행하기로 하는 내용의 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하고 사고차량을 관리·감독을 하면서 이를 운행하여 왔으며, 이선주는 위탁관리계약이나 공제계약 당시에는 운전면허를 소지하고 있었으나 공제기간 중에 음주운전으로 인하여 운전면허가 취소되었음에도 계속하여 사고차량을 운전하다가 이 사건 사고를 내었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고창운수가 이 사건 사고 당시 이선주가 무면허 상태였음을 알고도 이를 방치하였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창운수가 이선주에게 사고차량에 대한 관리·감독권을 포괄적으로 위임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선주의 무면허운전을 명시적으로 승인하였다거나 그와 동일시할 수 있는 정도의 사정에 의한 묵시적 승인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니,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피고의 면책항변을 배척한 조치는 옳다고 보여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 또는 무면허운전 면책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원심은, 지입차주인 이선주는 사실상 기명조합원인 고창운수와 동일하게 보아야 하므로 조합원 본인이 무면허운전을 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명시적인 판단을 하고 있지는 아니하나, 이선주는 보험자와의 관계에서 기명조합원이 아닌 승낙조합원에 해당할 뿐이고, 원고들이 승낙조합원인 이선주의 무면허운전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기명조합원인 고창운수의 보험자인 피고에게 청구하는 이 사건에 있어서는 기명조합원인 고창운수에 대하여 보험자 면책조항이 적용되는 것인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니, 이선주의 무면허운전에 대한 고창운수의 명시적, 묵시적 승인 유무를 검토하여 피고의 면책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조치에는 이에 대한 판단이 포함되어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자동차공제약관상의 조합원의 개념 및 무면허면책조항의 해석, 적용에 관한 법리오해나 판단유탈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재윤(재판장) 서성 유지담(주심) 유지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