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2002. 1. 25. 선고 2000다10666 판결 【손해배상(자)】

【참조조문】
[1] 상법 제659조 , 제663조 , 제726조의2 ,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7조 , 민사소송법 제97조

【전 문】
【원고,피상고인】 원고 1 외 5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범어종합국제 담당변호사 김중기 외 4인)
【피고,상고인】 제일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영남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이동형)
【원심판결】 대구지법 2000. 1. 14. 선고 98나3076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자동차보험에 있어서 무면허운전 면책약관은 무면허운전이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지배 또는 관리 가능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경우, 즉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승인 하에 이루어진 경우에 한하여 적용된다고 할 것이고(대법원 1991. 12. 24. 선고 90다카23899 전원합의체 판결, 2001. 10. 9. 선고 2000다33393 판결 등 참조), 가족운전자한정운전 특별약관에서 보험금 부지급 사유의 예외가 되는 '피보험차량이 도난당하였을 경우'라 함은 피보험자의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의사에 기하지 아니한 채 제3자가 피보험차량을 운전한 경우를 말하는 것이며(대법원 1997. 11. 14. 선고 95다45828 판결 등 참조), 여기서 무면허운전에 대한 '묵시적 승인' 또는 제3자 운전에 대한 '묵시적인 의사'라 함은 명시적 승인 또는 명시적인 의사의 경우와 동일하게 면책약관이나 보험금 부지급 조항의 적용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운전에 대한 승인 의도가 명시적으로 표현되는 경우와 동일시할 수 있는 정도로 승인 의도를 추단할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정되어야 할 것이고, 무면허운전 또는 도난운전이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묵시적 승인 또는 묵시적인 의사에 따라 이루어졌는지 여부는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와 운전자의 관계뿐만 아니라 평소 사고 차량의 운전 및 관리 상황, 당해 무면허운전 또는 도난운전이 가능하게 된 경위와 그 운행 목적, 평소 운전자의 운전에 관하여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취해온 태도 등 여러 사정을 함께 참작하여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6. 2. 23. 선고 95다50431 판결, 2000. 10. 13. 선고 2000다2542 판결, 2001. 6. 29. 선고 2001다8943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인용한 제1심은 피고의 무면허운전 면책약관 및 가족운전자한정운전 특별약관에 따라 면책되어야 한다는 피고의 항변에 대하여, 증거들에 의하여, 이 사건 승용차의 소유자인 소외 1의 아들로서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소외 2가 소외 1 몰래 그의 바지에 있던 승용차 열쇠를 복사하여 가지고 있다가 1996. 7. 29. 학교 친구인 소외 3이 그러한 사실을 알고 승용차를 운행하여 시내에 바람을 쏘이러 가자고 이야기하므로, 소외 2가 같은 날 24:00경 소외 3과 함께 승용차가 주차되어 있는 집 앞으로 와서 소외 3을 승용차에 태우고 운전을 시작하여 앞산순환도로를 거쳐 수성못까지 갔다가 다음날인 7월 30일 02:30경 삼덕파출소 앞에 도착한 사실, 소외 2가 그 곳 부근의 노래방에 들어가 친구를 잠시 만나고 나온 후 소외 3이 승용차 운전석에 앉아서 소외 2의 승낙을 받고 승용차를 운전하여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이 사건 사고를 일으킨 사실, 소외 2는 1979. 1. 30.생으로 사고 당시 만 17세 6월이고, 소외 3은 1978. 9. 10.생으로 만 17세 10월이며 모두 운전면허를 취득하지 못한 사실, 한편 소외 1이 가입한 피고의 자동차종합보험의 가족운전자한정운전 특별약관에는 기명피보험자와 그 부모, 배우자 및 자녀 이외의 자가 피보험자동차를 운전하였을 때에 생긴 사고로 인한 손해는 배상하지 아니하도록 되어 있는데 다만 피보험자동차를 도난당하였을 경우 그 도난당하였을 때로부터 발견될 때까지의 사이에 발생된 피보험자동차의 사고로 피보험자가 배상책임을 짐으로써 입은 손해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도록 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비록 소외 3이 무면허운전을 하였고 피보험자인 소외 1의 가족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소외 2와 소외 3은 모두 만 18세가 되지 아니한 고등학생으로서 자동차운전면허를 취득할 자격이 없고 소외 2는 소외 1 몰래 복사하여 놓은 승용차 열쇠를 이용하여 심야에 승용차를 운행하였으며 소외 3이 승용차를 운행하게 된 것은 소외 2의 승낙을 받은 것에 불과하여 피보험자인 소외 1이 소외 2에 대하여 자동차의 운행을 묵시적으로 승낙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더욱이 소외 3에 대하여 자동차의 운행을 승인할 여지도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사고는 피보험자의 명시적, 묵시적 의사에 기하지 아니하고 제3자가 피보험자동차를 운전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하여, 피고의 면책항변을 배척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서 관련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보면, 원심의 증거취사와 사실인정 및 소외 3의 운전행위가 피보험자인 소외 1의 명시적, 묵시적 의사에 기한 것이 아니라고 본 판단은 모두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사실인정을 그르치고 면책약관의 적용을 잘못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과실상계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한 것이 아닌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원심이 인용한 제1심은, 원고 1에게도 야간에 오토바이를 운행하면서 교차로에서 직진신호가 바뀌자 신호를 위반하여 교행하는 차량이 있는지 제대로 살피지 아니한 채 바로 교차로에 진입하였고 안전모도 쓰지 아니한 과실이 있으며, 이러한 과실은 손해의 발생 및 확대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인정한 다음, 사실관계에 비추어 원고의 과실비율을 10% 정도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나타난 자료와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과실상계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 및 과실비율 인정은 모두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과실상계 비율을 부당하게 적게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원심은 원심의 경북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다만 신경외과 부문 중 일부 제외) 등 증거들에 의하여, 원고 1의 나이 또래 남자의 평균 기대여명은 52.02년이나 위 원고의 경우 사고로 입은 상해로 인하여 여명이 약 10년 정도 단축된 42년 정도로 예상되며, 위 원고가 사고로 인하여 신경외과 부문에서 양하지 심건반사항진, 양측바빈스키증후군의 후유장해로 인하여 보행이 불안정하고 정신과 부문에서 기질성 뇌증후군의 후유장해로 인하여 인지기능이 현저하게 저하되었으며 그로 인하여 도시보통인부로서의 노동능력을 100% 상실하였는데 향후 치료를 계속하더라도 노동능력의 회복은 기대할 수 없다고 인정하였는바, 원심의 증거취사와 기대여명 및 노동능력 상실율에 관한 사실인정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칙과 경험칙에 반하여 신체감정결과를 채용함으로써 사실인정을 그르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원심은 원고 1의 향후 개호비 손해액 중 1999. 5. 1.부터 2038. 7. 30.까지의 손해액을 금 210,071,157원으로 산정하였는데, 원심의 계산방법에 따라 위 손해액을 정확히 계산하면 금 209,075,666원{= 33,323 x 30 x (240 - 30.8595)}이 됨은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다.

그러나 위와 같은 계산상 착오는 판결에 위산이 있는 것이 명백한 때에 해당하므로 판결의 경정사유에 불과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할 사유는 아니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6. 11. 29. 선고 96다40912 판결, 1970. 1. 27. 선고 67다774 판결 참조). 이 점을 상고이유로 삼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5. 상고이유 제5점에 대하여

원심은 원고 1의 일실수입 산정의 기초가 되는 도시일용 보통인부의 월 평균 가동일수를 경험칙에 의하여 25일로 인정하였는바, 원심의 이와 같은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월 가동일수를 과다하게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6. 상고이유 제6점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 1의 치료비로 금 5,997,170원을 지급하였으므로 그 중 원고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금원을 이 사건 손해액에서 공제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위와 같은 치료비를 지급하였다는 주장은 원심에서 내세운 바 없는 새로운 주장이므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7.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유지담(재판장) 조무제 강신욱 손지열(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