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고등법원 1988. 12. 6. 선고 88나4349 판결 【보험금】

【전 문】
【원고, 피항소인】 이용덕외 8인(소송대리인 변호사 오세도외 1인)
【피고, 항 소 인】 한국자동차보험 주식회사(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보영)
【변론종결】 1988. 11. 22.
【원심판결】 대구지방법원 1988. 7. 21. 선고 88가합2902 판결
【상고심판결】 대법원 1989. 10. 27. 선고 89다카432 판결
【주 문】
1.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3. 원판결 주문 제1항은 가집행 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이용덕에게 금14,257,700원, 원고 이순분에게 금13,580,500원, 원고 이경순, 이한섭, 이경자, 이종금, 이동섭, 이순애, 이종섭에게 각 금500,000원 및 각 이에 대한 1987.5.19.부터 1988.1.29.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는 판결 및 가집행선고.
【항소취지】 원판결을 취소한다.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제1, 2심 모두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는 판결.

【이 유】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제1호증의 1, 2, 갑제2호증의 2, 갑제3호증의 3(을제1호증의 4와 같다), 4(을제1호증의 7과 같다), 8(을제2호증의 3과 같다), 10(을제2호증의 6과 같다), 12(을제2호증의 11과 같다), 13(을제2호증의 14와 같다), 을제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소외 이영복 소유인 서울 8머 3032호 1.4톤 화물자동차의 운전수인 소외 김철식은 1987.5.19. 09:30경 위 차를 운전하여 경북 금릉군 지례면 상부리 소재 지례시장에서 김천방면으로 가던중 상부리 3거리에 이르렀을 무렵 등교하던 지례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인 망 이동순이 손을 흔들어 승차를 요구하자 그를 조수석에 태웠던 사실, 그런데 그로부터 약 1킬로미터를 진행한 위 학교정문 부근에 이르러 동 망인이 하차하려고 정차를 요구하였으나 소외 김철식이 이에 아랑곳없이 시속 60킬로미터의 속도로 그대로 이곳을 지나쳐 140여미터를 진행하자 여학생인 동 망인은 위급함을 직감하고 정차하지 않으면 뛰어 내리겠다고 소리쳤으나 차가 그대로 진행함으로, 다급한 나머지 우측출입문을 열고 뛰어 내리다가 길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두강내 출혈로 사망한 사실, 이에 망인의 부모인 원고 이용덕, 이순분과 형제자매들인 나머지 원고들은 이영복과 김철식을 상대로 대구지방법원 86가합1160호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결과 1988.1.19.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 이용덕에게 금14,257,700원, 원고 이순분에게 금13,580,500원, 나머지 원고들에게 각 금500,000원 및 각 이에 대한 1987.5.19.부터 1988.1.19.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로부터 완제일까지는 연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선고되고 그 무렵 동 판결은 확정된 사실, 한편 소외 이영복은 피고회사에 위 서울 8머 3032호 화물자동차에 대하여 보험기간을 1987.4.9.부터 같은해 10.9까지로 하여 그 운행중의 사고로 타인을 사망케 하거나 상해를 입혀 동인이 손해배상책임을 짐으로써 입게 된 손해를 피고회사가 보상하여 주는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하였는데, 동 약관에 의하면 피고회사는 위와같이 피보험자에 대하여만 그 손해를 보상하여 줄 뿐만 아니라 피보험자가 피해자에게 지는 손해배상액에 관하여 확정판결이 있는때에는 피해자도 피고회사에 대하여 그 손해배상액 상당의 보험금의 지급을 직접 청구할 수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없으므로 피고회사는 원고들에게 앞에서 본 원고들의 위 손해배상액에 상당하는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는 망인이 사망한 것은 소외 김철식이 동인을 강간할 목적으로 차내에 감금함으로써 초래된 것이므로 이 경우에 있어서의 위 자동차는 그 목적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었음에 불과하고 따라서 그같은 상태에서 일어난 위 망인의 사망은 보험계약상의 보험사고인 자동차의 통상용법에 따른 운행중의 사고라 할 수 없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부당하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앞에서 본바와 같이 망인이 차에서 뛰어 내린 것이 김철식이 그를 강간할 목적으로 정차하지 않고 그대로 진행하는 방법으로 감금함으로써 비롯된 것이기는 하나, 한편 김철식은 동 자동차를 통상적인 방법으로 운행하여 가던 중에 망인을 승차시켰고 그를 승차시킨 후에도 종전과 다름없이 운행하여 가다가 이 사건 추락사고가 발생한 이상 비록 김철식이 위와같은 목적으로 위 차를 정차하지 않고 그대로 운전하였다 하더라도 그 내심의 목적 때문에 망인의 위 추락사고를 자동차의 통상용법에 따른 운행중의 사고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없다.

피고는, 또한 위 약관 제3조 제1항, 제10조 제1항에 의하면 피고회사는 자동차에 관계되는 고용인의 고의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는 보상하지 아니하기로 규정하고 있는바, 망인의 위와 같은 사고는 소외 김철식의 강간을 목적으로 한 고의에 기한 것이니 피고회사는 위 조항에 따라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앞에 나온 을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주장의 약관에 그와 같은 내용의 규정이 있음은 이를 인정할 수 있으나 동 규정은 보험사고 그 자체가 그와 같은 고의에 기하여 발생한 경우에 한한다고 할 것인바, 앞에 나온 증거들을 종합하면, 소외 김철식에게 망인을 강간하려는 의사는 있었을지언정 동인을 추락시켜 사망케 하려는 의사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망인의 추락에 의한 사망사고는 소외 김철식의 고의에 의한 사고라고 볼 수는 없고, 따라서 원고들의 위 망인의 사망으로 인한 손해는 고용인인 소외 김철식의 고의로 인한 손해라고 할 수 없으니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 이용덕에게 금14,257,700원, 원고 이순분에게 금13,580,500원, 원고 이경순, 이한섭, 이경자, 이종금, 이동섭, 이순애, 이종섭에게 각 금300,000원 및 각 이에 대한 1987.5.19.부터 위 판결에서 인정한 1988.1.19. 이후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1988.1.29.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인 1988.1.30.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정당하여 인용할 것인바, 원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고, 항소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며, 원판결의 주문 제1항에 대하여 가집행을 허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88. 12. 6.

판사   서정제(재판장) 성문용 이교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