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고등법원 1988. 10. 12. 선고 88나4180 판결 【보험금】 

【전 문】
【원고, 항 소 인】 주식회사 서울피스톤(소송대리인 변호사 김교창)
【피고, 피항소인】 동양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소송대리인 변호사 유경희외 3인)
【변론종결】 1988. 9. 14.
【원심판결】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1987. 12. 17. 선고 87가합1774 판결
【주 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원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금76,526,858원과 위 금원중 금 18,100,000원에 대하여는 1986. 10. 11부터, 금 58,426,858원에 대하여는 1987. 6. 9부터 완제일까지 연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1,2심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는 판결과 가집행선고를 구함. (원고는 당심에 이르러 청구취지를 감축하였다)

【이 유】

각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제1호증(자동차 손해배상책임보험료영수증), 갑제2호증(자동차종합 보험증권), 갑제3호증의 1,2(각 판결), 갑제4호증의 1,2(각 영수증), 갑제5호증의 1,2(각 증인신문조서), 갑제7호증의 2(진술조서), 3,4(각 피의자신문조서), 5(공소장), 6(공판조서), 7(신체감정결과 회신)의 각 기재와 원심증인 김용근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회사와 사이에 원고 소유의 서울 7거 2258 봉고 1톤 화물트럭에 관하여, (1) 1983. 12. 13 보험기간은 1984. 6. 13. 18:00까지 6개월로 하고 보험료는 대인배상보험에 대하여 금97,300원, 대물배상 보험에 대하여 금17,960원, 차량손해보험에 대하여 금57,560원으로 하는 대인배상, 대물배상, 차량손해 등의 3종의 자동차 종합보험계약을, (2) 1984. 5. 14 보험기간은 같은해 11. 14. 18:00까지 6개월, 보험료 17,250원으로 하는 자동차 손해배상책임보험계약을 각 체결한 사실, 1984. 6. 11. 17:40경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390의 9에 있는 원고회사 공장내에서 원고 소유의 위 서울 7거 2258호 봉고 화물트럭운전사인 소외 이준재가 운전면허가 없는 원고회사 소속 공원인 소외 문한철로 하여금 위 차량을 운전하게 하여 위 문한철이 위 차량을 운전하고 위 공장구내를 시속 약 10킬로미터로 진행하다가 위 차 진로 전면에서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는 원고 소속 종업원인 소외 최병구를 위 차 우측앞 범퍼부분으로 충격하여 제11 및 제12흉추탈구상등의 상해를 입힌 사실, 위 소외 최병구 및 그 어머니인 같은 권길임은 원고를 상대로 하여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85가합 2052로 위 자동차사고를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여 1986. 8. 27 같은 법원으로부터 “피고는 원고 최병구에게 금56,295,120원, 원고 권길임에게 금1,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한 1984. 6. 11.부터 완제일까지 연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일부승소판결을 선고받고, 위 최병구 및 원고회사가 위 제1심판결에 각 불복항소하여 서울고등법원 86나 3895로서 소송을 추행하바, 1987. 5. 14 같은 법원으로부터 “피고는 원고 최병구에게 금63,865,760원 및 그중 금56,295,120원에 대하여는 1984. 6. 11부터 1986. 8. 27까지 연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2할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금7,570,640원에 대하여는 1984. 6. 11부터 1987. 5. 14까지 연5푼,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2할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각 지급하라”는 판결이 선고되어 그무렵 위 판결이 확정된 사실, 원고는 위 소외 최병구등에게 위 판결 내용에 따라 위 자동차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금조로 1986. 10. 7 금21,300,000원(원금 19,090,000원+이자 2,210,000원), 1987. 6. 9 금58,426,858원(원금 45,775,760원+이자 12,651,098원)등 도합 금79,726,858원을 지급한 사실등을 각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원고가 자동차종합보험 대인배상보험에 가입하였음을 이유로 위 자동차 사고로 인하여 피해자인 소외 최병구등에게 지급한 위 금79,726,858원중 피고회사로부터 수령한 책임보험금 3,200,000원을 공제한 청구취지 기재의 손해배상금 상당의 보험금의 지급을 구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사고는 이른바 자손사고에 해당되고 원고가 따로 자손사고에 대한 보험에 가입하지 아니한 이상 자동차종합보험 보통 약관의 면책조항에 의하여 피고는 면책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항변하므로 살피건대, 앞에 든 갑제3호증의 1,2(각 판결), 각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제8호증의 1내지 9(각 휴업급여 청구서), 갑제9호증(상병보상연금 청구서), 갑제10호증의 1내지 4(각 요양비청구서), 을제1호증의 1,2(각 자동차종합보험 보통약관)의 각 기재에 의하면, 자동차 종합보험 보통약관상 대인배상 보험에 있어서 보상하지 아니하는 손해에 관하여”배상책임의무 있는 피보험자의 고용인으로서 근로기준법에 의한 재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사상한 경우에는 보상하지 아니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반면 같은 보통약관상 자손사고보험에 있어서 피보험자중에 “피보험자의 고용인으로서 근로기준법에 의한 재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포함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는바, 이 사건 사고의 피해자인 소외 최병구는 피보험자인 원고회사의 종업원으로서 이 사건 사고이후 원고가 가입한 산업재해보상보험에 의하여 노동부 수원 지방사무소로부터 장해보상금으로 금 8,732,280원, 휴업보상금으로 금 2,967,600원, 개호비로 금3,845,000원, 치료비 및 휠체어 대금으로 금860,000원등을 각 수령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으므로, 이 사건 사고의 피해자인 소외 최병구는 위 자동차종합보험 보통약관상 대인배상의 면책조항에 해당하는 피해자라 할 것이며 동시에 이 사건 사고는 피고회사 소정의 이른바 자손사고(자손사고 보험약관 제24. 피보험자란의 제1항 제7호)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원고가 위 대인배상 보험과는 별도로 자손사고 보험에 가입하였다는 점에 대한 주장 입증을 하지 않는 이상 위 피고의 면책항변은 이유있다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다시 원고는 위 보험약관상의 면책조항에서 산재보험 대상자인 근로자에 한하여 보험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도록 규정함은, 피보험자의 차량운행으로 인한 전손해를 보상함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보장적 기능을 가지는 자동차 종합보험제도의 취지에 반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산재보험금으로 지급되는 금원은 현실적으로 산재근로자의 전손해를 전보하기에 부족하다는 점등에 비추어 볼 때 상법 제659조 에서 규정하지 아니한 보험자의 면책사유를 규정한 것으로서 같은법 제663조 에 반하여 무효이거나, 또는 같은법 제672조 가 규정하는 중복보험에 있어서의 각 보험자의 책임 분담 규정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서 역시 같은법 제663조 에 반하여 무효라는 취지로 다투므로 살피건대, 보험제도는 공동의 위험에 놓여있는 다수의 경제 주체가 대수(확룰)의 법칙에 따른 공동비축금을 마련하여 우연한 사고에 대비하는 제도로서, 보험계약은 보험자의 영업적 상행위인 동시에 이에 따른 보험자의 급여가 우연한 사고의 발생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사행성을, 그리고 공동의 위험에 놓여있는 다수의 보험가입자를 상대로 대량적으로 체결된다는 위험 단체성을 그 특질로 하고 있으므로 보험약관에 우연한 사고로 볼 수 없는 경우나 공동의 위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경우 및 공동의 위험이라 할지라도 보험자의 보상능력을 넘어서는 거대한 위험 또는 당해 보험의 성질상 다른 보험에 의하여 손해를 전보하도록 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위험인 경우에는 보험자가 책임을 지지 아니하도록 규정할 수 있다 할 것인 바, 이 사건에 있어서 위 면책조항은 위와 같은 보험제도의 성질상 비추어 볼때 근로자와 사용자라는 특별한 관계에 있어서 발생하는 손해는 그 해결을 노사관계에 위임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이라는 사회보험제도를 통하여 해결하도록 함이 상당하고, 또한 이러한 경우까지 보상받으려면 위에서 자손사고보험이라는 별개의 보험이 마련되어 있으므로 위 보험에의 가입을 통하여 보상받도록 함이 상당하다는 고려에서 설정된 조항으로 보여지므로 위 면책조항을 상법 제659조 의 규정보다 보험계약자에게 특히 불이익하게 변경한 것이어서 상법 제663조 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할 것이고, 또한 같은법 제672조 규정의 중복보험이라 함은 동일한 보험의 목적에 관하여 보험사고, 피보험자, 피보험이익등이 동일하고, 보험기간을 공통으로 하는 수개의 손해보험계약이 병존하는 경우에 각 계약의 보험금액의 합계가 보험가액을 초과하는 때 즉 중복 초과 보험의 경우를 말하는 것으로서 이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은 보험제도의 성질상 그 초과 부분에 대하여 보상을 인정하지 아니하기 위하여 둔 규정인 바, 이 사건에 있어서 산업재해 보상보험은 일정 수 이상의 근로자가 종사하는 사업장에서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를 입은 경우에 사업주의 보험가입을 통하여 근로자에 대한 신속, 공정한 보상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보험이고, 자동차 종합보험(대인배상보험)은 자동차를 소유하는 불특정의 다수인을 피보험자로 하여 그 차량의 사고로 인하여 제3자가 입은 인적손해를 보상해 주기 위한 보험으로 위 양보험은 보험의 목적, 보험사고 등에 있어서 동일성 있는 보험이라 볼 수 없으므로 가사 어느 사업주가 위 양보험에 동시에 가입하였다 할 지라도 이로써 상법 제672조 규정의 중복보험에 해당하는 경우라 볼 수 없다 할 것이니 위 양보험이 중복보험임을 전제로 이 사건 면책조항의 무효를 주장하는 위 원고의 항쟁 역시 이유없다 할 것이다.

또한 원고는 대인배상 보험에서의 보상되지 아니하는 피해자의 범위 및 자손사고 보험에서 보상받는 피보험자의 범위등에 관하여 피고회사로부터 설명을 듣거나 참고자료를 받은바 없으므로 이 사건 경우도 당연히 대인배상 보험에 의하여 보상을 받는 것으로 알고 보험계약을 체결하였으니 피고는 자동차종합 보험계약의 보험자로서 보험금을 지급하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므로 보건대 위 대인배상 보험에서의 보상되지 아니하는 인적범위나 자손사고 보험에서의 피보험자의 범위등은 자동차종합보험 보통보험약관이 규정하는 바로서 일반적으로 당사자 사이에서 보통보험약관을 보험계약내용에 포함시킨 보험계약서가 작성된 경우에는 계약자가 그 보통보험약관의 내용을 알지 못한 경우에도 그 약관의 구속력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인바, 위 갑제2호증(보험증권)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자동차종합보험 보통보험약관이 보험계약의 내용을 이루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없으므로 원고가 피보험자의 범위나 보상되지 아니하는 인적범위에 대하여 모르고 있었다고 하여도 이로써 피고의 면책의 효력을 거부할 수 없는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원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항소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88. 10. 12.

판사   가재환(재판장) 이종찬 서상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