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지방법원 1997. 9. 26. 선고 97나17017 판결 【보험금】

【전 문】
【원고, 피항소인】 정양민외 1인(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신호외 1인)
【피고, 항소인】 국제생명보험 주식회사(소송대리인 서초 법무법인)
【변론종결】 1997. 9. 5.
【원심판결】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 1997. 2. 26. 선고 96가단22757 판결
【상고심판결】 대법원 1998. 8. 21. 선고 97다50091 판결(파기환송)
【주 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금 15,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항소취지】 원판결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기초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 6호증, 갑 제7호증의 1 내지 13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가. 소외 정정식은 1995. 4. 29. 피고와 사이에 피보험자를 위 정정식, 보험금 수익자를 본인 생존시 위 정정식, 본인 사망시 법정상속인으로 한 무배당대형보장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위 계약의 만기인 2015. 4. 29. 이전에 피보험자가 교통재해 이외의 재해로 인하여 사망하거나 제1급의 장해상태가 되었을 때 피고가 보험금 수익자에게 금 30,000,000원의 보험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나. 위 정정식은 위 계약에 따라 피고에게 월 30,950원의 보험료를 지급하다가 1995. 11. 12. 02:20경 서울 은평구 응암 2동 427의 38 소재 은성식당 앞 도로상에서 소외 성명불상자로부터 폭행당하여 사망하였다.

다. 원고들은 위 망 정정식의 부모들로서 그의 재산을 상속하였다.

2.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위 망 정정식의 법정상속인들인 원고들에게 각 금 15,000,000원(30,000,000 × 1/2)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주장

가. 피고는, 이 사건 보험은 피보험자가 암으로 사망 또는 치료를 받는 경우도 보장대상으로 하고 있어, 피보험자가 보험 계약일 이전이나 암에 대한 보험자의 책임개시일 전일 이전에 암으로 진단이 확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위 보험계약은 무효인바, 위 망 정정식은 이 사건 보험계약일 이전인 1991. 8. 11.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에서 위암 진단을 받고, 1991. 8. 29.부터 같은 해 10. 5. 까지 위 절제 수술을 받은 사실이 있으므로, 이 사건 보험계약은 무효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3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원심의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보험계약의 약관 제7조 제1항 제3호에 피보험자가 보험 계약일 이전 또는 보험 계약일로부터 암에 대한 책임개시일 전일 이전에 암으로 진단이 확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 보험계약을 무효로 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 위 망 정정식이 1991. 8. 11.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에서 위암 진단을 받고, 1991. 8. 29.부터 같은 해 10. 5.까지 위절제수술을 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한편 갑 제1, 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장대상은 암사망, 암치료 이외에 일반재해 사망 또는 장해, 교통사고 사망 또는 재해, 기타 만기급여 등 여러 종류가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와 같은 보장대상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보험자의 책임개시일 전일 이전에 암으로 진단이 확정되어 있는 경우에 위 보험계약을 무효로 한다는 위 약관조항의 취지는 보험사고가 암과 관련하여 발생한 경우에 피고가 보험금 지급을 면할 수 있는 근거로 적용할 수 있을 뿐이고, 암과 무관한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까지 위 약관조항을 근거로 보험금 지급을 면할 수는 없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결국 위 망 정정식이 일반재해로 사망한 이 사건의 경우에는 위 약관조항을 들어 피고의 보험금 지급책임이 면제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는 다시, 위 망 정정식이 위와 같은 위암 확진 및 수술 등을 받은 사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숨긴채 피고를 기망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이 사건 1996. 12. 11.자 준비서면의 송달로써 위 보험계약을 취소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 망 정정식이 위와 같은 위암 확진 및 수술 등을 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위 망 정정식이 위와 같은 치료사실을 숨긴채 피고를 기망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보건대, 을 제2호증, 을 제4호증의 1, 2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을 제1호증의 기재, 원심의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의하면, 위 망 정정식은 위암 초기에 수술을 받아 기대여명이 정상인과 큰 차이가 없었던 사실, 또한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일을 전후하여 3차례에 걸친 정밀검사에서도 신체상의 별다른 이상이 없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바,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위 망 정정식이 위암 확진 및 수술 등에 관한 사항을 피고에게 고지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들어 피고를 기망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금 15,000,000원(30,000,000 ×1/2) 및 각 이에 대하여 위 보험사고 발생일 이후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다음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1996. 8. 2.부터 완제일까지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원판결은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7. 9. 26.

판사   전민기(재판장) 진창수 김환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