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고등법원 2003. 10. 22. 선고 2003나36722 판결 【채무부존재확인】

【전 문】
【원고, 항소인】 쌍용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소송대리인 이재철외 1인)
【피고, 피항소인】 일신양행 주식회사(소송대리인 변호사 서장원)
【변론종결】 2003. 10. 8.
【제1심 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03. 5. 16. 선고 2002가합776 판결
【상고심판결】대법원 2005. 3. 10. 선고 2003다61580 판결 
【주 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002. 7. 18. 17:00경 시흥시 미산동 237-5에서 발생한 화재사고에 관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의 1998. 3. 4.자 및 1998. 5. 28.자 화재보험계약에 기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이 유】

1. 기초사실

아래와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2 내지 5호증, 갑 제6호증의 3(을 제6호증의 1과 같다), 6, 갑 제7호증의 6(을 제6호증의 2와 같다), 9(을 제6호증의 3과 같다) 내지 16, 갑 제8호증, 을 제5호증의 1, 2, 을 제6호증의 4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서규석은 ‘일신양행’이라는 상호로 부천시 원미구 심곡2동 188-3 지상 건물(이하 ‘심곡동 건물’이라고 한다)을 사업장으로 사용하면서 자동차용 락카 등을 판매하던 중, 1998. 6.경 사업장을 시흥시 미산동 237-5 지상 철근벽돌에이치(H)빔조 스레트즙 평가건 1동 200평(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고 한다)으로 이전하여 계속하여 자동차용 락카 등을 판매하다가 1999. 6. 15. 같은 곳에서 위와 같은 영업을 목적으로 하여 주식회사인 피고 회사를 설립하여 운영하여 왔다.

나. (1) 서규석은 1998. 3. 4. 원고 보험회사와 사이에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를 서규석으로 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화재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① 보험기간 : 1998. 3. 4. ～ 2003. 3. 4.
② 보험목적물의 소재지 : 부천시 원미구 심곡2동 188-3
③ 보험목적물 : 심곡동 건물내의 사무실 비품 및 진열대 일체, 상품 일체
④ 보험가입금액 : 300,000,000원(사무실 비품 및 진열대 일체 10,000,000원, 상품 일체 290,000,000원)

(2) 또한 서규석은 1998. 5. 28. 원고 보험회사와 사이에 보험기간을 1998. 5. 28. ～ 2003. 5. 28., 보험가입금액을 210,000,000원(사무실 비품 및 진열대 일체 10,000,000원, 상품 일체 200,000,000원)으로 하는 외에는 위와 같은 내용의 화재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그 후 서규석이 위와 같이 사업장을 이전하고 사업체를 법인으로 조직을 변경함에 따라, 1998. 7. 6. 이 사건 보험계약 중 ① 보험목적물의 소재지가 ‘시흥시 미산동 237-5’로, ③ 보험목적물이 ‘이 사건 건물 내의 사무실 비품 및 진열대 일체, 상품 일체’로 변경되었고, 1999. 7. 19.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가 ‘피고 회사’로 변경되었다.

라. 피고 회사의 이사로 등기되어 있는 권오광은 2002. 7. 18. 17:00경 이 사건 건물 부근에서 담배를 피우기 위해 라이터를 켜다가 마침 자신의 휴대폰에 묻은 페인트를 닦으려고 가지고 있던 인화성 물질인 솔벤트를 적신 헝겊에 불이 붙자 이를 솔벤트가 담겨 있는 비이커 속에 떨어뜨리게 되어 비이커에서 불이 솟아오르자 당황한 나머지 비이커를 발로 차 약 50㎝ 떨러져 있는 비닐하우스에 불이 붙게 하였고 이어서 그 불이 이 사건 건물로 옮겨 붙게 됨으로써 이 사건 건물(건물 내의 사무실 비품 및 진열대 일체, 상품 일체 포함)이 전소되었다.

마. 이 사건 보험계약에 적용되는 보통약관에 의하면, ① 보험계약자, 피보험자(법인인 경우에는 그 이사 또는 법인의 업무를 집행하는 그 밖의 기관) 또는 이들의 법정대리인의 중대한 과실(제6조 제1호), ② 피보험자에게 보험금을 받도록 하기 위하여 고용인 또는 피보험자와 생계를 같이 하는 친족의 고의(제6조 제2호)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 때에는 그로 인한 손해는 보상하지 아니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2. 판단

가. 원, 피고의 주장

원고는, 위 화재는 권오광의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발생하였는데 권오광은 이 사건 보험계약의 피보험자인 피고 회사의 이사이므로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이 사건 보험금지급채무는 위 보험약관 제6조 제1호에 따라 면책된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는 권오광이 피고 회사의 실질적의 이사가 아니라 피용자에 불과하므로 원고의 위 면책 주장은 이유 없다고 다툰다.

나. 판단

우선 위 보험약관의 면책조항에서 정하는 법인의 이사 또는 법인의 업무를 집행하는 그 밖의 기관이 실질적인 이사 또는 업무집행기관에 한하는 것인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보험계약자 등이 보험에 가입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고의로 보험사고를 일으키거나 중대한 과실로 보험사고가 발생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보험사고의 우연성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보험계약자 등을 일종의 도덕적 위험에 빠뜨리게 하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보험약관에 위와 같은 면책조항을 둔 것이므로, 위 면책조항에서 피보험자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정하고 있는 법인의 이사 또는 업무집행기관은 피보험자와 동시할 수 있을 정도의 권한과 책임을 가지는 실질적인 이사에 한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나아가 권오광이 피고 회사의 실질적인 이사인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제6호증의 3(을 제6호증의 1과 같다), 갑 제7호증의 6(을 제6호증의 2와 같다), 9(을 제6호증의 3과 같다) 내지 11, 을 제1호증의 1, 2, 을 제2호증, 을 제3호증의 1 내지 11, 을 제4호증, 을 제6호증의 4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화재 당시 피고 회사는 대표이사인 서규석을 포함하여 6명이 근무하였는데 그 중 권오광은 영업부장이라는 직책으로 서규석의 지휘 감독 하에 제품보관창고를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하여 왔고 매월 서규석으로부터 일정한 급여를 받으면서 갑종근로소득세를 납부하여 왔으며 다른 종업원 4명과 함께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매월 고용보험료를 납부하여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다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은 피고 회사의 설립경위, 운영형태 및 그 규모 등에 비추어 보면, 권오광은 실질에 있어서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고용자일 뿐이지 피고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실질적인 이사라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권오광이 위 면책조항에서 정하는 법인의 이사에 해당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진현(재판장) 김우진 정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