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지방법원 1998. 11. 13. 선고 98나26483 판결 【채무부존재확인】

【전 문】
【원고, 항소인】 대한보증보험 주식회사(소송대리인 변호사 임동진외 4인)
【피고, 피항소인】 쌍용자동차 주식회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평양
【원심판결】 서울지방법원 1998. 4. 23. 선고 97가단335868 판결
【상고심판결】 대법원 1999. 7. 13. 선고 98다63162 판결(파기환송)
【주 문】
1. 원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피고에 대한 1997. 5. 20.자 할부판매보증보험증권에 기한 보험금 21,450,000원의 지급채무가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인정사실

다음은 각 사실을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1호증, 갑제2호증의 1 내지 11, 갑제3 내지 5호증, 갑제6호증의 1,2, 갑제7호증, 을제1호증, 을제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이와 달리 볼 증거가 없다.

가. 보험회사인 원고는 1996. 9.경 자동차 판매회사인 피고와 사이에 자동차할부판매보증보험포괄계약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여, 피고는 자동차를 할부판매함에 있어 협약에서 정하는 조건에 부합하는 할부판매계약에 대하여 원고가 영위하는 할부판매보증보험에 가입하도록 하고, 원고는 할부판매로 인하여 피고가 입는 손해를 이러한 할부판매보증보험계약에 따라 보상하기로 하며, 보험계약에 필요한 서류는 할부판매보증보험 청약서 및 약정서, 자동차할부판매계약서 또는 그 사본, 구매자 및 연대보증인의 각 인감증명서, 과세물건의 소재지번이 기재된 재산세과세증명서, 구매자실명확인서류로 하고, 피고는 구매자로 하여금 자동차인도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원고가 영위하는 보험에 가입하게 하되 원고는 보험계약에 필요한 서류를 접수하고 보험료를 영수하면 보험계약을 체결한 다음 보험증권을 발급하기로 약정하였다.

나. 피고는 위와 같은 협약에 따라 피고의 자동차할부판매가 있을 때마다 피고의 담당직원이 구매자와 할부판매계약서를 작성함에 있어 위 보험계약에 필요한 서류도 함께 교부받아 구매자(즉 보험계약자)를 대신하여 원고에게 제출하였고, 이에 원고는 그 서류상의 인감 등을 대조하여 보험증권을 발급하여 왔다.

다. 피고는 1997. 5. 7. 소외 엄정길에게 무쏘 승용차 1대를 대금 24,920,000원에 할부판매하고, 동인으로부터 계약금과 차량인도금으로 합계 금 5,420,000원을 수령하였으며, 나머지 대금 19,500,000원을 36개월 할부로 지급받기로 약정하였고, 할부판매보증보험증권의 교부를 할부판매의 조건으로 정하고 있는 내부방침에 따라 위 엄정길로 하여금 같은 달 20. 원고와 사이에 보험계약자 위 엄정길, 피보험자 피고, 보험금액 21,450,000원으로 하는 할부판매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하게 함과 아울러 위 엄정길로부터 연대보증인 소외 정재욱, 장성복, 김호진의 각 인감증명서 등 보증보험계약 체결에 필요한 제반 서류를 교부받아 원고에게 전달하였고, 원고는 위 제반 서류의 인영 등을 대조한 후 1997. 5. 20.자로 위 엄정길에게 할부판매보증보험증권을 발급하였다.

라. 그런데 위 장성복, 정재욱의 각 인감증명서는 소외 이건배 등에 의하여 위조된 것이었는데도 위 엄정길은 이를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원고에게 제출하여 위 할부판매보증보험을 체결하고서 위 할부판매보증보험증권을 발급받아 피고에게 제출하여 위 승용차를 인도받고는, 피고에게 위 나머지 자동차 대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고 연체하고 있다.

마. 원고는 위 장성봉, 정재욱의 각 인감증명서가 위조된 것임을 뒤늦게 알고, 1997. 12. 4. 위 엄정길에게 사기를 이유로 위 할부판매보증보험을 취소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여, 위 취소의 의사표시가 그 무렵 위 엄정길에게 도달하였다.

2. 당사자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위 엄정길이 제출하는 연대보증인 2명의 인감증명서가 위조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위 할부판매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하지 않거나 동인에 대한 구상금채무를 담보할 다른 조건하에서 보험계약을 체결하였을 것인데도, 위 엄정길의 기망행위에 속아서 위 할부판매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원고는 위 엄정길의 사기를 이유로 위 할부판매보증보험계약의 청약에 대한 승낙의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다고 할 것이어서, 위 할부판매보증보험계약은 이러한 취소의 의사표시가 있은 1997. 12. 4.경 취소되었고, 그 결과 원고는 위 엄정길의 할부판매대금 연체가 있어도 위 할부판매보증보험계약상 피보험자인 피고에게 보험금 자체의 지급채무는 부담하지 않게 되었다고 할 것이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는, 보증보험에 있어서 보험자가 피보험자에게 부담하는 보험금 지급책임의 법적 성격은 본질적으로 보증책임과 같으므로, 위 보증보험계약상의 보증인인 원고가 이 사건 보증을 함에 있어서 주채무자인 위 엄정길 등에게 기망당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만으로는 피고에 대한 보증채무의 효력에 영향을 줄 수 없다거나, 피고는 위와 같은 사기를 이유로 한 의사표시의 취소로 대항할 수 없는 제3자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므로 살피건대, 보증보험에 있어서 보험자의 보상책임의 성질이 본질적으로 보증책임과 같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보증계약과 보증보험은 계약당사자를 달리 하는 것이어서, 보증보험이 보험계약의 형태를 취하는 이상 피보험자는 보증계약에 있어서의 채권자와는 달리 보험계약자와 보험자 사이의 무효, 취소 등 보험계약상 장애사유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한편 사기를 이유로 한 의사표시의 취소로써 대항할 수 없는 제3자는 그 의사표시를 기초로 하여 새로운 이해관계를 맺은 자만을 가리키는 것인 바, 제3자를 위한 보험계약의 일종인 보증보험의 피보험자는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를 기초로 하여 새로운 이해관계를 맺은 자가 아니라 직접 그 의사표시에 의하여 권리를 취득하는 자라고 할 것이므로, 보증보험이 보증계약과 같다거나 보증보험의 피보험자가 보험계약의 취소로 대항할 수 없는 제3자에 해당한다는 점을 전제로 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1997. 5. 20.자 할부판매보증보험증권에 기한 보험금 21,450,000원의 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확인의 이익도 있다고 할 것이므로, 그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 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8. 11. 13.

판사   박준수(재판장) 김종호 임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