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고등법원 1998. 6. 12. 선고 97나7942 판결 【채무부존재확인】

【전 문】
【원고,항소인】 쌍용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소송대리인 변호사 김균영)
【피고,피항소인】 1.유한회사 신원산업, 2.오순덕외 2인(소송대리인 변호사 국중돈)
【원심판결】 광주지방법원 1997. 10. 10. 선고 97가합5116 판결
【상고심판결】 대법원 1998. 11. 27. 선고 98다32564 판결(파기환송)
【주 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1997. 3. 25. 14:30경 전남 진도군 고군면 내산리 소재 경지정리내 수로관 하역작업현장에서 전남 92가 6049호 5t 트럭에 장착된 크레인에 의하여 발생된 사고와 관련하여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보험금 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이 유】

1. 기초사실

다음사실은 당사자간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1 내지 6호증, 갑제7호증의 1 내지 3, 갑제10호증의 4 내지 41, 갑제11호증, 을제1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과 제1심 증인 이경님, 최형, 정우현의 각 증언(위 증인 이경님의 증언 중 뒤에서 배척하는 일부제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증없다.

가. 피고 유한회사 신원산업(이하 '피고회사'라 한다)은 전남 함평군 학교면 소재 농공단지 내에서 경지정리공사용 시멘트수로관을 제작하여 경지정리작업현장에 위 수로관을 납품하여 온 회사로서 1996. 11. 7. 위 수로관을 운반하는데 사용하기 위하여 전남 92가6049호 5t 화물트럭(이하 '이 사건 트럭'이라 한다)을 구입한 다음 같은 달 8. 크레인제작업체인 광주수산중공업에 위 트럭의 적재함개조 및 크레인장착을 의뢰하는 일방, 자동차보험회사인 원고회사의 보험모집원인 소외 이경님을 통하여 원고회사와 사이에 피보험자를 피고회사, 유효기간을 1996. 11. 9.부터 1997. 11. 8.까지로 한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그 후 이 사건 트럭의 적재함에 길이 약 11m의 크레인이 장착되자 피고회사는 1996. 11. 22. 이를 관할관청에 신고하여 위 트럭의 자동차등록원부에 위 구조변경사실이 기재되게 하였으나, 원고회사에 대하여 위 구조변경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다. 한편 피고회사는 소외 진도농지개량조합이 시행하던 전남 진도군 고군면 내산리 소재 경지정리작업현장에 수로관을 납품하기 위하여 소외 유한회사 남영통운과 사이에 위 수로관의 운송계약을 체결하였는 바, 이에 위 남영통운으로부터 위 운송작업을 알선받은 소외 최금석이 위 보험기간 중인 1997. 3. 25. 11:20경 전남 82나1350호 11톤 트럭의 적재함에 위 수로관 19개를, 피고회사의 직원이던 소외 최형이 이 사건 트럭의 적재함에 위 수로관 6개를 각 싣고 피고회사를 출발하여 같은 날 14:00경 위 정지정리작업현장에 도착한 후 도로 갓길부근에 위 트럭 2대를 차례로 세워놓은 다음 위 최형이 같은 날 14:30경 이 사건 트럭에 장착된 크레인을 이용하여 위 최금석의 트럭적재함에 실려 있던 수로관을 위 최금석의 수신호에 따라 하역하게 되었다.

라. 이 사건 트럭이 정차된 도로변에는 우측으로 8m 떨어진 지점의 지상 11m에 25,000볼트의 고압선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위 최형은 위 크레인의 붐대를 조작하여 위 수로관을 하역하다가 위 붐대가 고압선에 접촉되게 한 결과 고압전류가 위 수로관으로 누전되게 하였고, 위 최금석은 위 사실을 모른 채 위 하역장소에 내려진 위 수로관으로부터 그 연결고리를 풀기 위하여 위 수로관 위로 올라가려고 수로관 위에 양손을 올려 놓는 순간 위 고압선에서 누전된 전기에 감전되어 그 무렵 전기쇼크로 사망하였다.

마. 원고회사는 위 사고 발생후인 1997. 4. 15. 피고회사에게, 피고회사가 위 보험계약 이후 이 사건 트럭에 크레인을 장착함으로써 그 구조를 변경하였으면서도 이러한 사실을 원고에게 고지하지 아니하였음을 이유로 위 보험계약을 해지한다는 통지를 하였다.

바. 피고 오순덕은 위 망 최금석의 처이고, 피고 최환준,최성진은 그 아들들이다.

2. 쟁점 및 판단

가. 보험계약해지의 적법여부

(1)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피고회사는 원고회사와 위 보험계약을 체결할 당시 이 사건 트럭의 적재함에 크레인을 장착하는 공사를 의뢰한 상황이었음에도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원고회사에게 이를 고지하지 아니하였을 뿐 아니라, 위 보험계약 이후 위 트럭의 적재함에 크레인을 장착하여 위 트럭의 운행에 따른 사고의 위험이 현저하게 증가되게 하였으면 지체없이 이를 보험회사인 원고회사에게 알려 그 승인을 받았어야 함에도 이를 알리지 않았으므로 위 보험계약은 원고회사가 보험약관에 따라 위 보험계약을 해지함에 따라 적법하게 해지되었다고 할 것이니 위 사고와 관련하여 피고들에 대한 보험금지급채무가 없으므로 그 확인을 구한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위 보험계약 체결당시 원고회사로부터 위 약관규정에 대하여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하였으므로 위 계약해지는 그 효력이 없다고 다툰다.

(2) 판단

살피건대, 갑제2,3호증, 갑제7호증의 1 내지 3, 갑제9호증의 1,2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회사가 마련한 자동차보험실무지침에 의하면 기중기(크레인)가 장착된 자동차에 대하여는 기본보험료율의 120%를 적용하여 그 보험계약을 체결하게 되어 있는 사실, 위 최형은 1996. 11. 8. 피고회사를 대리하여 이 사건 트럭에 대한 보험청약서를 작성하여 원고회사에 제출하면서 위 트럭이 기중기장치자동차란 표시를 하지 아니하여 기본보험료율에 의한 보험료만 납입하였고, 피고회사는 위 보험계약 이후 1996. 11. 22. 위 트럭의 적재함에 기중기를 장착하는 구조변경을 완료하고서도 원고회사에게 이를 고지하지 아니한 사실, 원고회사의 자동차보험약관에 의하면, '보험계약을 체결할 당시 보험계약자, 피보험자 또는 그 대리인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원고회사가 서면으로 질문한 사항 또는 청약서의 기재사항 중 중요한 사항에 대하여 알고 있는 사실을 알리지 아니하거나 사실과 다르게 알린 때에는 원고회사는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보험계약을 체결한 후 피보험자동차의 용도, 차종, 구조변경 또는 원고회사가 서면으로 질문한 기재사항 중 중요한 사항에 변동이 있을 때 또는 위험이 뚜렷이 증가하거나 적용할 보험료에 차액이 생기는 사실이 발생한 때에는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는 지체없이 서면으로 원고회사에게 이를 알리고 보험증권에 원고회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제57조 제1항 제1호, 제58조 제1항 제2,4호)라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그러나, 보험자 및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종사하는 자는 보험계약의 체결에 있어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에게 보험약관에 기재되어 있는 보험상품의 내용, 보험료율의 체계 및 보험청약서상 기재사항의 변동사항 등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명시, 설명의무를 지고 있다고 할 것이어서 보험자가 이러한 보험약관의 명시, 설명의무를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는 것이므로 보험계약자나 그 대리인이 그 약관에 규정되어 있는 고지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인데, 위 증인 최형,정우현의 각 증언 및 위 증인 이경님의 일부증언과 제1심의 녹음테이프검증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회사의 모험모집원이던 위 이경님은 이 사건 트럭에 대한 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하기 전에도 피고회사 소유의 트럭 3대에 대한 보험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있어 피고회사의 상무인 소외 정우현은 이 사건 트럭에 대한 보험계약체결에 앞서 위 이경님에게 미리 위 트럭의 적재함에 크레인을 장착할 것이란 사실을 알렸고 위 최형 역시 위 트럭에 대한 보험청약서를 작성하고 위 이경님에게 보험료를 지급하면서 위 사실을 알린 사실, 그런데 위 이경님 및 원고회사 대불영업소에서는 당시 위 트럭에 대한 크레인설치작업이 완료되지 않아 차량등록증에 그 사실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기본보험료율에 의한 보험계약을 체결한 사실, 원고회사나 위 이경님은 위 계약체결시 피고회사에게 위 트럭의 적재함변경작업이 완료되면 이를 원고회사에게 서면으로 알리고 보험증권에 원고회사의 승인을 받아 할증된 보험료를 추가로 납입하여야 한다는 약관내용에 대하여 제대로 설명을 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위 증인 이경님의 일부증언은 믿지 아니하며 달리 반증이 없다.

따라서 피고회사가 원고회사에게 이 사건 트럭의 적재함의 구조변경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것은 원고회사나 그 모험모집원으로부터 그 보험약관에 대하여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하였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므로 위 고지의무위반을 이유로 한 원고회사의 위 보험계약해지는 부적법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므로 위 보험계약해지를 이유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가 없다.

나. 운행중의 사고여부

(1) 당사자의 주장

다음으로 원고는,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트럭의 운행으로 말미암아 발생한 운행중의 사고가 아니므로 원고에게 위 사고로 인한 보험금지급채무가 없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다툰다.

(2) 판단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는 자동차의 운행 중에 일어난 모든 사고에 대하여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그 중에서 자동차의 운행으로 말미암아 일어난 사고에 대해서만 그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할 것이나,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2조 제2호 에 의하면 '운행이라 함은 사람 또는 물건의 운송 여부에 관계없이 자동차를 당해 장치의 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이 사건 사고는 위 최형이 이 사건 트럭에 고정적으로 장착되어 있는 크레인을 작동하여 수로관을 하역하다가 발생하였음은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사고는 위 트럭의 운행 중에 발생한 사고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가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없으므로 이를 기각할 것인 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그에 대한 원고의 항소는 이유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태운(재판장) 김인겸 노만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