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1999. 12. 28. 선고 99다47235 판결 【보험금】

【참조조문】
상법 제662조 , 제723조 , 제724조 , 민법 제766조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4조

【전 문】

【원고, 피상고인】 심순임 (소송대리인 변호사 성상희 외 2인)
【피고, 상고인】 동양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미 담당변호사 유경희 외 1인)
【원심판결】 대구지법 1999. 7. 21. 선고 98나2049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기록과 원심판결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1995. 11. 4. 13:30경 소외 김태홍이 소외 김태열 소유의 지게차를 운전하여 트럭에 철제 빔을 싣는 작업을 하던 중 지게차 앞바퀴가 돌에 걸려 지게차가 흔들리는 바람에 지게차 받침대에 놓여 있던 철제 빔이 떨어지면서 소외 김윤식을 덮쳐 그 무렵 김윤식이 저혈량성 쇼크로 사망하였고, 그 이전에 김태열은 피고와 사이에 피보험자 김태열, 보험한도액 5천만 원, 보험기간 1994. 11. 14.부터 1995. 11. 13.까지로 정한 영업배상책임보험계약을 체결하였으며, 한편 김윤식의 어머니로서 그 상속인인 원고는 김윤식의 사업주인 소외 삼화운수 합자회사가 가입한 산업재해보상보험에 의한 보험급여로 54,133,440원을 수령하였고, 소외 근로복지공단은 위와 같이 지급한 보험급여의 범위 내에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4조 제1항에 의하여 원고의 김태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행사함으로써 피고가 김태열에게 보험금 5천만 원을 지급하였음을 알 수 있다.

2. 상법 제724조 제1항은 제3자가 보험자에 대하여 가지는 직접청구권이 피보험자가 보험자에 대하여 가지는 보험금청구권에 우선한다는 것을 선언하는 규정으로서, 보험자로서는 제3자가 피보험자로부터 배상을 받기 전에는 피보험자에 대한 보험금 지급으로 같은 조문 제2항에 의하여 직접청구권을 가지는 피해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대법원 1995. 9. 26. 선고 94다28093 판결 참조). 따라서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김태열이 원고를 대위한 근로복지공단의 청구에 따라 피고로부터 보험금을 수령하여 근로복지공단에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가지고 원고가 김태열로부터 배상을 받았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피고는 김태열에 대한 보험금 지급으로 직접청구권을 가진 원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

그리고 상법 규정에 의하여 피해자가 보험자에 대하여 가지는 직접청구권의 법적 성질은 보험자가 피보험자의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채무를 병존적으로 인수함으로써 피해자가 보험자에 대하여 가지는 손해배상청구권이고, 피보험자의 보험자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의 변형 내지는 이에 준하는 권리가 아니므로(대법원 1999. 2. 12. 선고 98다44956 판결 등 참조), 원고의 직접청구권에 대하여는 민법에 의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적용되는 것이지, 상법 제662조에 의한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상법 제724조에 규정된 직접청구권의 소멸시효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하여,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김태열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것에 관계 없이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직접청구권을 가진다는 이유로 피고에 대하여 원고에게 보험금 5천만 원을 지급할 것을 명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김태열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손해배상청구권의 범위 내에서 피고에게 직접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므로, 원심으로서는 원고의 손해액을 산정한 다음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수령한 보험급여에 의하여 전보되고 남은 손해액이 보험한도액인 5천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전액을 인용하여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손해액에 대하여는 전혀 심리하지 아니한 채 원고가 직접청구권을 가진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피고에 대하여 보험금 5천만 원을 지급할 것을 명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직접청구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상고이유에는 이와 같은 취지의 주장도 포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돈희(재판장) 이임수 송진훈(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