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1999. 8. 24. 선고 99다24263 판결 【채무부존재확인】

 【판시사항】

[1] 상해보험약관상 중과실 면책조항의 효력

[2] 상법 제732조의2가 보험자의 영업의 자유 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

[3] 상법 제732조의2가 보험계약자 등 사이의 평등권 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

 【판결요지】

[1] 상법 제739조에 의하여 상해보험에 준용되는 같은 법 제732조의2에 의하면 상해를 보험사고로 하는 인보험에 관하여는 보험사고가 고의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 아니라면 비록 중대한 과실에 의하여 생긴 것이라 하더라도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고, 이와는 달리 사고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생긴 경우에는 보험자가 면책된다는 보험약관 기타 당사자 간의 특약은 보험계약자를 불이익하게 하는 것으로서 같은 법 제663조 본문에 의하여 무효이다.

[2] 상법 제732조의2가 인보험에 관하여 위와 같이 보험자의 면책사유를 제한하는 것은 헌법 제15조가 정한 직업의 자유에서 파생된 영업의 자유에 대한 제한에 해당한다 할 것이나, 이와 같은 제한은 보험자의 인보험계약 체결을 전제로 보험자의 면책사유만을 제한할 따름이어서 보험자로서는 이에 따른 위험의 증대 및 보험금지급 범위의 확대로 인한 경제적 불이익을 대수의 법칙에 따라 위험에 상응하는 보험료를 산정, 적용함으로써 보험단체의 구성원인 보험계약자들에게 분산, 전가시킬 수 있으므로 이를 들어 보험자의 영업의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3] 상법 제732조의2에 의한 면책사유의 제한이 면책사유의 종류 또는 부보위험의 정도에 따른 보험료의 차등화를 허용하지 아니함으로 인하여 중대한 과실로 보험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없는 보험계약자에 대하여도 고율의 보험료를 부담케 함으로써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취급할 것을 요구하는 평등권의 침해가 문제될 수 있겠으나, 중대한 과실에 의한 보험사고 발생의 가능성에 관한 개인차는 보험에 있어서 구성원 간의 위험의 동질성을 해칠 정도는 아니고, 앞서 본 바와 같이 경제적 약자인 소비자의 지위에 있는 보험계약자를 보호할 공익적 요청에 따라 보험자의 면책사유를 제한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위 제732조의2가 자의적인 조치로서 헌법 제10조가 정한 평등권을 침해하는 위헌인 법률이라고 할 수 없다.

【참조조문】
상법 제659조 제1항 , 제663조 , 제732조의2 , 제739조 , 헌법 제10조 , 제15조

【전 문】
【원고, 상고인】 동양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외 1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서용은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정방하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9. 4. 7. 선고 99나5650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상법 제739조에 의하여 상해보험에 준용되는 같은 법 제732조의2에 의하면 상해를 보험사고로 하는 인보험에 관하여는 보험사고가 고의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 아니라면 비록 중대한 과실에 의하여 생긴 것이라 하더라도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고, 이와는 달리 사고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생긴 경우에는 보험자가 면책된다는 보험약관 기타 당사자 간의 특약은 보험계약자를 불이익하게 하는 것으로서 같은 법 제663조 본문에 의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6. 4. 26. 선고 96다4909 판결, 1999. 2. 12. 선고 98다26910 판결 등 참조).

2. 보험자의 영업의 자유 침해 여부

같은 법 제732조의2가 인보험에 관하여 위와 같이 보험자의 면책사유를 제한하는 것은 헌법 제15조가 정한 직업의 자유에서 파생된 영업의 자유에 대한 제한에 해당한다 할 것이나, 이와 같은 제한은 보험자의 인보험계약 체결을 전제로 보험자의 면책사유만을 제한할 따름이어서 보험자로서는 이에 따른 위험의 증대 및 보험금지급 범위의 확대로 인한 경제적 불이익을 대수의 법칙에 따라 위험에 상응하는 보험료를 산정, 적용함으로써 보험단체의 구성원인 보험계약자들에게 분산, 전가시킬 수 있으므로 이를 들어 보험자의 영업의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이는 중대한 과실에 의하여 발생한 보험사고에 대하여도 보험자의 면책을 허용하는 경우 경과실과 중대한 과실 사이의 한계설정 및 그 구분이 실제로는 쉽지 않음에도 중대한 과실의 존부에 대한 입증의 성패에 따라 보험금의 지급이 좌우되고 보험자가 이를 구실로 보험금의 지급을 거절하거나 지연하는 등 악용함으로 인하여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이하 "보험계약자 등"이라 한다)가 입을 수 있는 불이익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하는 소비자보호 입법으로서 공공복리를 위한 것이므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보험자는 면책사유의 제한에 따른 불이익을 보험료의 책정을 통하여 보험계약자들에게 분산, 전가시킬 수 있으므로, 보험자에게 남아 있는 불이익이라는 것은 결국 고의만을 면책사유로 하는 보험계약과 중대한 과실도 면책사유로 하는 보험계약 사이의 선택, 즉 보험상품 선택의 자유가 제한되는 것이라 할 것인데 이 정도의 영업상 이익은 경제적 약자인 보험계약자 등의 보호를 위한 공익적 요청에 우선할 수 없다는 점, 인보험의 경우에는 손해보험의 경우와는 달리 보험계약자 등 자신 또는 특수한 관계에 있는 자의 생명, 신체의 손상을 보험사고로 하고 있어 중대한 과실에 의한 보험사고 발생의 경우 보험자 면책을 제한함이 도덕적 위험을 유발하거나 증대시킬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인보험은 정액보험으로서 유족 또는 피해본인 등의 생활보장적 성격이 강하므로 주관적 용태에 따라 보험금 지급 여부가 좌우될 필요성이 없으므로, 입법자는 인보험과 손해보험을 구별하여 인보험의 경우에 한하여 중대한 과실로 인한 보험사고 발생의 경우를 면책사유에서 배제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같은 법 제732조의2에 의한 보험자의 영업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기본권 제한에 요구되는 과잉금지의 원칙에도 부합한다 할 것이다.

따라서 상법 제732조의2가 보험자의 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인 법률이라 할 수 없다.

3. 보험계약자 등 사이의 평등권 침해 여부

그 밖에 상법 제732조의2에 의한 면책사유의 제한이 면책사유의 종류 또는 부보위험의 정도에 따른 보험료의 차등화를 허용하지 아니함으로 인하여 중대한 과실로 보험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없는 보험계약자에 대하여도 고율의 보험료를 부담케 함으로써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취급할 것을 요구하는 평등권의 침해가 문제될 수 있겠으나, 중대한 과실에 의한 보험사고 발생의 가능성에 관한 개인차는 보험에 있어서 구성원 간의 위험의 동질성을 해칠 정도는 아니고, 앞서 본 바와 같이 경제적 약자인 소비자의 지위에 있는 보험계약자를 보호할 공익적 요청에 따라 보험자의 면책사유를 제한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위 제732조의2가 자의적인 조치로서 헌법 제10조가 정한 평등권을 침해하는 위헌인 법률이라고 할 수 없다.

4. 그렇다면 상법 제732조의2가 보험자의 영업의 자유를 침해하고 보험계약자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위헌, 무효인 법률임을 전제로, 같은 법 제739조, 제732조의2에 의하여 이 사건 자기신체사고 자동차보험(자손사고보험)계약상 음주운전 면책약관이 무효라고 판단한 원심판결에 면책보험약관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상고논지는 이유 없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임수(재판장) 박준서(주심) 신성택 서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