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고법 1990. 9. 28. 선고 90나7090 판결 【보험금】

【전 문】
【원고,항소인】 조민규(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정기)
【피고,피항소인】 대한교육보험주식회사(소송대리인 변호사 박두환)
【원심판결】 서울민사지방법원 1989. 11. 29. 선고 89가합16138 판결
【상고심판결】 대법원 1991. 6. 25. 선고 90다12373 판결(파기환송)
【주 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원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금 45,000,000원 및 이에 대한 소장송달익일부터 완제일까지 연2할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제1, 2심 모두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라는 판결 및 가집행선고.

【이 유】

소외 망 조석환이 1987. 7. 9. 피고와 사이에 주계약보험금액 금2,500,000원, 계약자겸 피보험자 위 조석환, 사망시 보험수익자 원고, 보험료납입기간 및 보험기간 각 10년, 월납입보험료 금36,585원으로 하는 내용의 생명보험계약(태양보험)을 체결한 사실, 위 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피보험자가 보험기간중 불의의 사고, 즉 재해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하여 사망한 경우에는 주계약보험금액의 20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재해사망보험금으로 수익자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재해보장특약을 한 사실, 위 조석환이 1987. 9. 2. 02:00경부터 같은 날 04:00경까지 사이에 광주 동구 금동 76 소재 경민여인숙의 방에서 사망한 사실은 당사자사이에 다툼이 없고, 성립에 다툼이 없는 을제1호증(보험약관)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회사의 보험약관 별표 2는 위 약관의 적용대상이 되는 불의의 사고를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라고 정의하고, 다만 질병 또는 체질적 요인이 있는 자로서 경미한 외인에 의하여 발병하거나 또는 그 증상이 더욱 악화되었을 때에는 그 경미한 외인은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한 다음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에 해당하는 경우를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경제기획원고시 제30호, 1979.1.1.시행)에 의한 18개의 항목으로 분류규정하고 있는데, 그 분류항목 제11호에는 "자연 및 환경요인에 의한 불의의 사고" 가, 제12호에는 "기타 불의의 사고"가, 제13호에는 "침수, 질식 및 이물에 의한 불의의 사고"가 각 규정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없다.

원고는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서, 위 망 조석환은 주취한 상태로 밀폐된 방에서 선풍기를 틀어놓고 잠을 자다가 사망하였는 바 이는 위 약관 별표 2의 제11, 12, 13호에 규정된 불의의 사고로 인하여 사망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특약에 따라 재해사망보험금 50,000,000원에서 원고가 피고로부터 수령한 일반사망보험금 5,000,000원을 공제한 나머지 금45,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는 위 조석환의 사망은 질병 또는 체질적 요인이 있는 위 망인이 경미한 외인에 의하여 발병하거나 또는 그 증상이 악화되어 사망한 것이므로 재해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한 사망이 아니라고 다툰다.

그러므로 위 망인의 사망이 과연 위 약관소정의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제1호증(호적등본), 갑제2호증의 19사망진단서), 2(부검감정서), 을제3호증(변사사건발생보고 및 지휘품신), 당심증인 김명길의 증언에 의하여 원본존재 및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갑제6호증(진술조서사본)의 각 기재와 위 증인 김명길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모아보면 위 망인은 1940. 6. 3.생의 남자로서 1984. 2.경부터 소외 김순진과 동거하여 오다가 1986. 1. 23. 처이던 소외 박정순의 이혼심판청구가 확정된 후 1987. 7. 9.부터 위 여인숙에서 방을 얻어 위 김순진과 동거하여 왔는데 1987. 9. 1. 23:40경 술에 만취하여 창문이 열려진 위 여인숙방에 들어가 선풍기를 틀어놓은 채 혼자 자다가 사망하게 된 사실, 위 망인은 위 김순진과의 동거기간중 3회에 걸쳐 갑자기 쓰러진 바 있었고 자주 과음을 하였지만 그외 특별한 질병의 징후는 보이지 아니하였던 사실, 사망후 위 망인에 대한 부검 결과에 의하면 특이소견으로 (1)우측견부의 피부박탈, (2)흉막의 유착, (3)대동맥과 대동맥판막에의 중등도의 아테롬성병변, (4)0.29퍼센트의 혈중 알코올농도 등이 있는데, 이중 우측견부의 피부박탈은 사망과 관계가 없고, 흉막의 유착은 폐장 및 흉막에 만성염증이 있었음을 시사해주나 그 자체만으로는 사망을 일으키기 어렵고 다만 사망의 전구를 촉진시키는 인자로서의 작용은 배제할 수 없으며, 대동맥과 대동맥판막에의 아테롬성병변은 동맥경화증이 있음을 시사해주고 심한 경우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의 혈행에 장애를 일으켜 심근경색증을 유발하여 사망을 초래할 수 있고 0.29퍼센트의 혈중알코올이 기저질환을 악화시켜 순환계장애를 초래하여 사망을 촉진하였을 가능성이 있으며, 혈중 알코올농도가 0.29퍼센트로 주취된 상태는 보행이 곤란하여지고 언어가 불분명하여지며 신체의 제반사는 저하되고 의식이 불분명해지는 것으로 알려져있으나 치사량에 까지는 이르지는 않고 알코올에 의하여 신체의 제반사가 마비된 상태에서 체온이 하강하여 사망의 전구를 취하였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고, 또한 음주상태에서는 체온조절기능의 실조와 피부혈관의 확장에 의하여 방열이 증가하고 전도에 의한 체열방산은 바람에 의하여 촉진되므로 폐쇄된 공간에서 선풍기를 틀고 장시간 수면할 때에는 질식사의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으므로 결국 위 망인의 사인은 불분명한 (1)알코올섭취후 동맥경화증의 악화로 인한 순환부전으로 사망하였을 가능성, (2)폐쇄된 공간에서 선풍기를 틀고 수면을 취하다가 질식사하였을 가능성, (3)관상동맥의 경련, 심전도계의 병변등에 의한 사망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없는 바, 먼저 위 망인이 폐쇄된 방에서 선풍기를 틀어놓고 잠을 자다가 선풍기바람에 질식사하였을 가능성에 대하여 보건대 위 망인이 수면중이던 방이 폐쇄되었음을 인정할만한 아무런 증거없고 오히려 앞서 본 바와 같이 그 방의 창문이 열려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망인이 질식사하였다고는 볼 수 없고, 그 다음 나머지 사망가능성 즉 알코올섭취후 동맥경화증의 악화로 인한 순환부전으로 사망하였을 가능성과 관상동맥의 경련, 심전도계의 병변등에 의한 사망가능성에 관하여 보건대 위 망인이 이러한 사망가능성으로 인하여 사망하였다 할지라도 위 동맥경화증이나 심전도계의 병변등은 위 약관에서 말하는 질병 또는 체질적하자라 할 것이고 위 망인의 알코올섭취는 외인이라 할 수 없으므로 달리 위 망인이 경미하지 않은 우발적인 외인에 의하여 위 질병 또는 체질적하자가 발생하거나 그 증상이 악화되어 사망하였음을 인정할만한 아무런 증거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는 위 두가지 사망가능성만으로 위 망인의 사망을 재해사망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위 망인이 재해로 인하여 사망하였음을 이유로 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없으므로 이를 기각할 것인 바, 원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고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는 이유없어 기각하고, 항소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95조 , 제89조 를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진성규(재판장) 곽현수 심창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