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다60443,60450 판결 【채무부존재확인·보험금】

【참조조문】
상법 제731조 제1항 , 제735조의3

【참조판례】
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3다60259 판결

【전 문】
【원고(반소피고), 상고인】 현대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성원)
【피고(반소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도성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화인 이영범 외 4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9. 9. 14. 선고 99나34603, 3461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 한다)는 1997. 3. 28.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 한다)와 사이에 보험기간을 1997. 3. 28. 16시부터 2007. 3. 28. 16시까지, 피보험자를 피고의 직원들인 오해목 외 16명, 보험계약자 및 사망보험금 수익자를 피고, 보험가입금액을 금 170,000,000원(피보험자 1인당 금 10,000,000원, 일반 사망사고일 경우 보험가입금액의 3배 지급), 피보험자가 교통사고 또는 교통사고 이외의 일반사고로 상해를 입고 사망하거나 후유장애가 발생하는 것을 보험사고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한 사실, 원고의 단체취급 특별약관에 의하면 이 사건 보험계약은 단체계약(관공서, 회사, 공장 기타 단체의 장을 보험계약자로 하고 단체의 소속인 3명 이상을 피보험자로 하는 계약)에 해당하는데 단체계약을 맺은 후 피보험자를 교체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는 지체 없이 원고에게 알리고 보험증권에 확인을 받아야 한다고 되어 있는 사실, 피고의 직원인 김명순은 1998. 2. 12. 원고의 보험모집인인 김덕순에게 위 피보험자 중 일부를 변경하여야 한다고 말하고 기존의 피보험자 중 퇴직자 5명과 새로 피보험자로 추가할 입사자 5명(소외 김춘현 포함)의 명단을 김덕순에게 교부하였으나 김덕순은 상해보험계약 변경승인 신청서, 단체피보험자변경 등의 관계 서류를 가지고 다시 올테니 그 때까지 퇴직증명서와 재직증명서 등을 준비해 두라고 하고 돌아갔고 그 후 위와 같은 서류처리가 지연되고 있던 중에 같은 달 26일 김춘현이 사망하는 이 사건 보험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알아 볼 수 있다.

살피건대, 위와 같은 약관의 해석상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통지만으로 피보험자 교체가 이루어진다고 할 수는 없고 보험자인 원고에게 승인권을 유보한 취지라고 보아야 할 것이지만(보험증권에 확인을 받도록 한 것은 승인을 한 후의 사후적인 확인절차 또는 승인을 하는 방식의 하나로 규정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사건 보험계약의 성립에 관한 보통약관의 규정 내용(기록 제16쪽)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위와 같은 통지를 받고 승인이나 거절을 하지 아니하고 있는 사이에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에는 승인을 거절할 사유가 없는 한 피보험자 교체의 효력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고, 승인을 거절할 사유가 있다는 점에 대한 주장·입증 책임은 원고에게 있다고 할 것이며, 한편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통지에 특별한 방식이 필요하다고 할 수 없고, 보험모집인도 위와 같은 통지를 수령할 권한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보험모집인이 그 통지를 받음으로써 원고에 대하여 통지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으로서 그 후 원고가 이를 전달받았는지 여부는 내부 절차에 불과하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의 경우 피고가 위와 같이 원고의 보험모집인인 김덕순에게 피보험자 중 일부를 변경하여야 한다고 말하면서 김춘현이 포함된 위 명단을 교부함으로써 약관에 정한 피보험자의 교체 사실에 대한 통지가 이루어진 것이라 할 것이고 그 후 원고가 이에 대한 거절이나 승인을 하지 아니하고 있는 사이에 김춘현이 사망하는 보험사고가 발생하였고 기록상 김춘현을 피보험자로 교체함에 있어 승인을 거절할 특별한 사유가 있다는 점에 대한 주장·입증을 찾아볼 수 없으므로, 결국 김춘현은 위 보험사고 당시 피보험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원심의 판결 이유는 이와 다르나 결국 김춘현은 이 사건 보험계약의 피보험자의 지위를 갖추게 되었다고 판단한 조치는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피보험자 변경에 관한 보험모집인의 대리권 유무 및 약관에 관한 해석을 그르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인정 사실을 토대로 이 사건 보험계약은 상법 제735조의3 소정의 단체보험이라고 보고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도 피보험자의 서면 동의를 요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상법 제735조의3은 단체가 규약에 따라 구성원의 전부 또는 일부를 피보험자로 하는 생명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는 제731조를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보험계약이 위와 같은 단체보험에 해당하려면 피고가 위 법조 소정의 규약에 따라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인정되어야 할 것인바, 원심판결 이유를 보더라도, 이 사건 보험계약은 원고의 단체취급 특별약관에 규정된 단체계약에 해당하고 위 약관에 단체계약에서는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계약이라도 그 타인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요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며 원고가 피고에게 교부한 보험증권에 '단체'라고 기재되어 있다는 것일 뿐, 이 사건 보험계약이 위와 같은 규약에 따라 체결되었는다는 점에 관하여 아무런 언급이 없고, 기록을 살펴보아도 이러한 점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다(한편 위 약관에 의하면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는 피보험자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요하지 아니한다고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약관에 의하여 강행법규인 상법 제731조 제1항의 적용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보험계약이 상법 제735조의3 제1항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피보험자의 서면 동의를 요하지 아니한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원심이, 위와 같은 규약의 존부에 관하여 심리·확정하지도 아니한 채, 이 사건 보험계약이 상법 제735조의3 소정의 단체보험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조치에는 단체보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김형선(주심) 이용훈 이용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