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지방법원 1997. 5. 29. 선고 96노2283 판결 【사기·무고】

 【판시사항】

기왕증을 교통사고로 인한 것처럼 허위의 진단서를 제출하고 신체감정 담당의사를 속여 교통사고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승소판결을 받은 행위를 소송사기죄로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기왕증을 교통사고로 인한 것처럼 허위의 진단서를 제출하고 신체감정 담당의사를 속여 교통사고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판결을 받은 행위를 소송사기죄로 인정한 사례

【참조조문】
형법 제347조 제1항

【전 문】

【피 고 인】 홍성유(소송대리인 변호사 황성규)
【항 소 인】 피고인 및 검사
【검 사】 송기헌
【원심판결】 인천지방법원 1996.12.3. 선고 96고단1386, 96고단1995(병합), 96고단4897(병합)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의 유죄부분과 무죄부분 중 피해자 현대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에 대한 사기죄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원심판결선고 전의 구금일수 중 305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검사의 항소중 피해자 인천지방노동청장에 대한 사기죄 부분은 이를 기각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의 항소이유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먼저 원심판시 제1의 범죄사실에 관하여, 피고인이 전병원에 입원하고 있던 중 위 병원의 직원인 김경식, 정보현, 이선홍, 윤재성 등이 피고인을 구타하고 병원 바닥에 넘어지게 하였으며 피고인의 다리를 잡고 끌고가 병원 바깥에 던져버리는 등의 방법으로 피고인에게 상해를 가한 사실이 있어 원심판시와 같이 수사기관에 이들을 처벌해 달라고 진정서를 제출한 것이고, 다음으로 원심판시 제2의 범죄사실에 관하여, 피고인은 주식회사 동우정공에서 지급받지 못한 월차수당을 지급받기 위해 위 회사에 찾아갔다가 위 회사의 직원인 이수열, 주정섭, 문화수 등이 피고인을 위 회사 2층 창고로 끌고가 구타하여 피고인에게 상해를 가한 사실이 있어 원심판시와 같이 이들을 처벌해 달라고 진정서를 제출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이 각 위와 같은 사유로 상해를 입은 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들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하였다면서 무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는 것이다.

나. 검사의 항소이유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첫째, (1) 원심판시 교통사고손해배상금청구부분(피해자 현대화재해상보혐 주식회사에 대한 소송사기부분)에 관하여, 피고인은 전에 교도소에서 수감중 추간판탈출증의 부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이 사건 교통사고로 추간판탈출증을 입은 것처럼 허위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허위내용의 진단서 등을 입증자료로 제출하여 이를 진실로 믿은 법원으로부터 승소판결을 받아 금원을 편취한 것이고, (2) 원심판시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청구부분(피해자 인천지방노동청장에 대한 산재보험사기부분)에 관하여, 피고인은 주식회사 동우정공에서 근무할 당시 물건을 들다가 부상을 입은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추간판탈출증의 기왕증을 이용하여 마치 산업재해를 입은 것처럼 허위내용의 요양신청서와 소견서 등을 인천지방노동청장에게 제출하여 휴양급여비와 요양급여비를 편취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이 법원이나 인천지방노동청장을 기망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위 각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는 것이고, 둘째, 원심의 피고인에 대한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는 것이다.

2.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가. 먼저 원심판시 제1의 범죄사실 부분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여러 증거에다가 당심증인 윤재성, 장양수, 전영훈의 각 진술 등을 종합하여 보면, 전병원의 원무과장인 김경식이 피고인에게 병원규칙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퇴원을 요구하자 피고인이 위 김경식의 얼굴에 침을 뱃는 등 행패를 부려 위 김경식과 병원직원인 이선홍, 정보현 등이 피고인을 병원밖으로 밀어내자 피고인이 스스로 바닥에 드러누워 뒹굴면서 자해행위로 상해를 입었음에도 원심판시와 같이 위 김경식 등으로부터 무수히 구타당하여 상해를 입었다고 허위로 주장하면서 검찰총장 등에게 이들을 처벌해 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하고 달리 원심의 사실인정과정에 논지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위법사유가 없다(피고인이 위와 같이 진정서를 제출함에 있어 위 김경식 등이 단지 피고인을 병원 밖으로 밀어 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로부터 상해를 입은 것처럼 자해하여 생긴 상해까지 포함시킨 것은 고소내용의 정황을 과장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나. 다음 원심판시 제2의 범죄사실 부분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여러 증거들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피고인은 주식회사 동우정공의 기술부장인 이수열 등으로부터 아무런 상해를 입은 사실이 없고 오히려 피고인이 위 회사 사무실에서 행패를 부려 위 이수열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관 이창영에게 위 이수열 등으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경찰서에 상해진단서를 제출하고 원심판시와 같이 이들을 처벌해 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한 사실이 넉넉히 인정되므로, 이 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사실인정 과정에 논지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위법사유가 없다.

3. 검사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가. 먼저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사기부분에 관하여 본다.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1994.10.1.경 그가 근무하던 주식회사 동우정공에서 작업중 상해를 입은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기왕증인 척추추간판탈출증이 완치되지 않았음을 이용하여 김덕형 정형외과의원에서 의사 김덕형에게 위 일시에 작업중 부상을 당한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그로 하여금 허위내용의 소견서를 작성하게 하여 이를 교부받은 다음 피해자 인천지방노동청장에게 피고인이 작업 도중 상해를 입었다는 취지의 요양청서와 위 허위내용의 소견서를 제출하여 이를 진실로 믿은 위 피해자로부터 휴업급여비와 요양급여비를 교부받아 편취하였다는 것인바, 원심은 피고인이 작업중 상해를 입지 않았다고 단정할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고, 이에 대한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위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러므로 과연 검사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작업중 아무런 상해를 입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기왕증을 이용하여 위와 같이 요양급여와 휴업급여를 수령하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이 작업중 아무런 상해를 입지 않았다는 점에 관하여는, 설진복, 노홍철의 원심법정에서의 각 증언이나 이들의 수사기관에서의 각 진술만으로는 이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 점을 뒷받침할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는 바, 그렇다면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1994.10.1.경 위 회사에서 상자를 들어 옮기는 작업을 하다가 허리를 삐어 기왕의 추간판탈출증이 악화, 심화되는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면 비록 추간판탈출증이라는 기왕증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업무상의 재해에 해당하여 요양급여와 휴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것이므로(피고인이 장해급여를 지급받은 바는 없다), 이 부분을 무죄로 선고한 원심의 사실인정과정에 논지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위법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다음 교통사고손해배상금 사기부분에 관하여 살펴본다.

뒤에서 인용하는 증거에 의하면, 뒤에서 다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은 이 사건 교통사고로 인하여 추간판탈출증을 입은 것이 아니라 그 전에 교도소 수감중에 이와 같은 부상을 당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교통사고로 인한 것인양 가장하여 금원을 편취하기로 하고서, 위 추간판탈출증이 교통사고로 인한 것이므로 그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한다는 소송을 제기한 다음, 이에 대한 증거로서 추간판탈출증이 교통사고로 인한 것이라는 내용의 진단서를 제출하고 법원의 촉탁에 의한 신체감정시에도 담당의사에게 그것이 기왕증에 의한 것이 아니라 교통사고로 인한 것이라고 속여 신체감정을 받아 법원을 기망한 후 승소판결을 얻고 피해자 현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로부터 판결에 따른 금원을 교부받아 편취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법원을 기망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이 부분의 원심판결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4. 결론

따라서 원심판결의 유죄부분과 무죄부분 중 위에서 유죄로 인정한 피해자 현대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에 대한 소송사기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위 부분은 이를 모두 파기한다(피고인의 항소는 그 이유없으나, 검사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원심판결은 파기하므로 주문에서는 따로 설시하지 아니 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7. 5. 29.

【범죄사실】

이 법원이 인정하는 무고죄 부분에 대한 범죄사실은 원심판결의 해당란에 기재되어 있는 바와 같으므로 이 부분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따라 이를 그대로 원용하고, 사기죄 부분중 당심이 유죄로 인정하는 부분에 관한 범죄사실은 다음과 같다.
피고인은 1985.3.19. 대구고등법원에서 강간치상죄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 중인 1987.11.13. 다시 인천지방법원에서 같은 죄로 징역 3년을 선고 받아 위 집행유예의 선고가 실효되어 합산된 형에 대하여 안양교도소에서 집행, 수감중 1989.8.경 시멘트 바닥에 넘어져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1990.2.14.경 입병사하였고, 같은 달.27. 안양병원에서 C.T(전신전산화단층)촬영결과 같은 해. 3.10. '제4-제5요추간 및 제5요추-제1천추간 척추추간판탈출증'이라는 진단이 나와 치료중 같은 해 5.31. 병원규칙위반으로 퇴병사 당하였으며, 1991.3.4. 순천구치소로 이감되어서도 같은 달 8.부터 거실치료를 받았으나 위 병세가 호전되지 않아 같은 해 8.2.경부터 다시 위 구치소내 병사에 입원하였다가 같은해 11.12.경 퇴병사(병사에서 싸움을 한 규칙위반으로 퇴병사됨) 당하였고, 다시 같은 달 28. 입병사하였다가 같은해 12.24. 가석방(잔형기 종료일 : 1992.3.19.)되었는데 이와같이 교도소 수감중 다쳐 그간 입병사와 퇴병사를 거듭하고 거실수감중에도 거실치료와 의무실가료를 계속 받아온 척추추간판탈출증의 기왕증을 가지고 있던중, 1992.8.17. 10:00경 인천 남동구 남동공단 13블럭 1롯트 앞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맹효재가 운전하는 재단법인 기독교대한감리회유지재단 소속 인천6가 3772호 버스에 충격당하는 교통사고를 당하여 사실은 약 2주간의 '뇌진탕, 요부등 다발성 염좌 및 우측하퇴부 등 다발성 타박상'의 상해만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이 교도소에서 다쳐 완치되지 않은 기왕증인 추간판탈출증이 위 교통사고로 입은 것인 양 소송을 제기하여 금원을 편취하기로 마음먹고, 같은 해 9.16. 인천 남구 주안 3동 811의 7. 소재 윤병화 정형외과의원에서 의사 윤병화에게 인천 길병원에서 촬영한 피고인의 요추부에 대한 컴퓨터단층촬영필름 및 그 판독지를 제시하면서 기왕증인 추간판탈출증이 마치 위 교통사고로 인하여 다친 것처럼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위 의사로 하여금 피고인이 위 교통사고로 약 9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추간판탈출증 등의 상해를 입었다는 취지의 허위내용의 진단서를 작성하게 하여 이를 교부받은 다음, 1992.10.20. 인천지방법원에 위 재단법인을 상대로 피고인은 위 교통사고 이전에는 신체건강하였는 데 교통사고로 추간판탈출증을 입어 노동능력이 상실되었다는 내용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위와 같이 허위내용의 진단서를 그 입증자료로 제출하고, 법원의 촉탁에 의한 신체감정시에도 기왕증유무를 묻는 담당의사 김윤수에게 위 교통사고 이전에는 허리에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고 속여 위 김윤수로 하여금 추간판탈출증은 기왕증에 의한 것이 아니고 이로 인하여 도시일용노동자로서 23%의 노동능력의 감퇴가 예상된다는 내용의 신체감정서를 송부하도록 하여, 1993.8.26. 이를 그대로 믿은 위 법원으로부터 위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인한 노동능력상실 손해액으로 금 25,874,689원(위 금원은 입원치료 기간 중의 일실수입과 치료비 및 위자료를 제외한, 퇴원이후 가동정년까지 추간판탈출증으로 인한 일실수입손해부분에 관한 것이다)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 받고, 위 판결에 기하여 위 버스의 보험회사인 피해자 현대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에 위 금원의 지급을 청구하여 1993.10.20. 서울 종로구 세종로 1가 781. 소재 위 보험회사에서 위 사건의 소송대리인 최명호 변호사를 통하여 위 금액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피고인의 무고죄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의 해당란에 기재되어 있는 바와 같으므로 이 부분은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따라 이를 그대로 원용하고, 위와 같이 당심에서 유죄로 인정하는 사기죄 부분에 관한 증거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피고인의 원심 및 이 법정에서의 이에 부합하는 각 일부 진술
1.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 중 이에 부합하는 각 일부 진술기재
1. 검사 작성의 윤병화에 대한 진술조서 중 이에 부합하는 진술기재
1. 인천지방검찰청 검찰주사 김건성, 박동수 작성의 각 수사보고 중 이에 부합하는 각 기재
1. 의사 김윤수 작성의 신체감정서사본 중 이에 부합하는 기재
1. 의사 전영훈, 윤병화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각 진단서사본(수사기록 제1권 제212정, 제258정) 중 이에 부합하는 각 기재
1. 수사기록(제 1권)에 편철된 인천지방법원 92가단 47983호 손해배상(자) 판결문사본 및 소장사본 중 이에 부합하는 각 기재
1. 수사기록(제 1권)에 편철된 신분카드 및 진료차트 중 이에 부합하는 각 기재
1. 인천지방경찰서장 작성의 범죄경력조회 중 이에 부합하는 기재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가. 판시 각 무고의 점 : 각 형법 제156조, 부칙(1995.12.29. 이하 같다) 제2조 본문(각 징역형 선택)
나. 판시 사기의 점 : 구 형법(1995.12.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되기 이전의 것) 제347조 제1항, 부칙 제2조 단서(징역형 선택)
(2) 상상적 경합
각 형법 제40조, 제50조(원심판시 제1의 무고죄에 대하여는 범정이 가장 무거운 피해자 김경식에 대한 무고죄의 형으로, 원심판시 제2의 무고죄에 대하여는 범정이 가장 무거운 피해자 이수열에 대한 무고죄의 형으로 각 처벌)
(3) 누범 가중
형법 제35조(판시 사기죄에 대하여)
(4)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가장 무거운 판시 사기죄의 정한 형에 형법 제42조 단서의 제한범위내에서 경합범 가중)
(5) 미결구금일수의 산입
형법 제57조

판사   서현석(재판장) 김하늘 김종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