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 6. 15. 선고 2005나946 판결【보험금】: 원고승

【판결요지】

자기신체사고에서 타 차량과의 사고로 상대차량이 가입한 자동차보험(공제계약을 포함)의 대인배상Ⅰ·Ⅱ에 의하여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경우에는 그 금액을 공제한 액수만을 보험금으로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약관 조항은 다른 차량과의 보험사고에 있어서 보험금의 지급 여부 및 지급 내용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다른 차량의 대인배상에서 지급받을 수 있는 보상금이 약정 보험금액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피보험자의 실제 손해액이 잔존하고 있는 경우에도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으므로(개정전 약관 내용), 이러한 사항은 보험계약의 체결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이 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고, 보험계약자가 별도의 설명이 없더라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라고는 볼 수 없다.

【전 문】

【원고, 항소인】김우○ 외 1명
【피고, 피항소인】삼성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파기환송 후 사건】대법원 2006. 12. 8. 선고 2005다39662 판결
【파기환송 전 사건】대법원 2004. 11. 25. 선고 2004다28245 판결

【변론종결】2005. 5. 25.

【이유】

1. 기초사실

아래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 4, 5,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 김○○은 2000. 6. 30 피고와 사이에 피보험자를 위 원고, 피보험차량을 위 원고 소유의 경기○마○○○○호 엑센트 승용차, 보험기간을 2000. 7. 9.부터 2001. 7. 9.까지, 담보내용은 ① 책임보험(대인배상Ⅰ) -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령에서 정한 금액, ② 대인배상Ⅱ - 무한, ③ 대물배상 - 한 사고당 금 30,000,000원, ④ 자기신체사고 - 피해자 1인당 사망?후유장애 금 30,000,000원, ⑤ 자기차량손해 - 금 1,740,000원, ⑥ 무보험차상해 - 최고 금 200,000,000원으로 하는 내용의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나. 소외 박○○은 2000. 11. 12. 14:50경 주식회사 □□특수운송 소유의 탱크로리가 장착된 ○남 ○사○○호 라이노 5t 화물자동차를 운전하여 ○○시 ○○면 ○○리 소재 한우개량조합 종묘사 앞길을 ○○방면에서 ○○방면으로 시속 약 70?80km로 진행하던 중, 그곳은 좌로 굽은 편도 1차로이고 비가 내리고 있었으며 특히 탱크로리에 생우유 약 5t을 싣고 있었으므로 속도를 줄이고 자기 차로를 따라 안전하게 운전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만연히 진행하다가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아 위 화물차가 좌측으로 쏠리면서 중앙선을 침범한 과실로, 마침 반대차로에서 진행하여 오던 원고 김○○ 소유 및 운전의 위 엑센트 승용차 왼쪽 문짝부분을 위 화물차 왼쪽 앞범퍼부분으로 충격하여, 위 승용차의 동승자로서 원고들의 딸인 김△△으로 하여금 두개골 및 뇌 파열로 인하여 그 자리에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다. 한편, 자동차종합보험 보통약관 제 35조는 자기신체사고에 대한 보험과 관련하여, 제1항에서, 피보험자가 상해를 입은 직접적인 결과로 사망하였을 때에는 보험증권에 기재된 사망보험가입금액을 피보험자의 상속인에게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청구 원인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이사건 피보험사고로 인하여 사망한 망 김△△의 상속인들인 원고들에게 각자의 상속지분에 따른 자기신체사고 보험금으로 각 금 15,000,000원(자기신체사고 보험금 30,000,000원 × 상속지분 1/2) 및 위 각 금원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당사자들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주장

피고는, 자기신체사고 보험과 관련하여 자동차종합보험 보통약관 제35조의 제 3항에서 타 차량과의 사고로 상대차량이 가입한 자동차보험(공제계약을 포함)의 대인배상 Ⅰ, Ⅱ로 보상받을 수 있는 금액을 공제한 액수만을 보험금으로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원고들이 이 사건 사고로 연합회로부터 받는 보험금이 이 사건 보험계약의 자기신체사고보험금 30,000,000원을 초과하므로, 위 약관 조항에 기하여 원고들에게 보험금을 더 지급할 책임이 없다고 항변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시 피고는 위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인 자기신체사고보험금의 지급제한 규정(위 약관 제35조 제3항)에 대하여 설명한 바 없으므로 위 약관조항은 이 사건 보험계약이 내용이 될 수 없다고 재항변하고, 피고는 위 약관조항에 관하여 설명하였다고 다투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원고 김○○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이 사건 약관내용을 충분히 잘 알고 있었으므로 피고가 이를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는 취지로 재항변한다.

나. 판단

그러므로 살피건대, 무릇, 일반적으로 보험자 및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종사하는 자는 보험계약의 체결에 있어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에게 보험약관에 기재되어 있는 보험상품의 내용, 보험료율의 체계 및 보험청약서상 기재사항의 변동사항, 보험자의 면책사유 등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명시?설명의무를 지고 있고, 보험자가 이러한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에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으나, 보험약관에 정하여진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거나 이미 법령에 의하여 정하여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에 대하여서는 보험자에게 명시?설명의무가 인정된다고 할 수 없고, 또 보험계약자나 그 대리인이 이미 약관의 내용을 충분히 잘 알고 있는 경우에는 보험자로서는 보험계약자 또는 그 대리인에게 약관의 내용을 따로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돌이켜 이 사건에서 보건대, 앞서 든 각 증거에 의하면, 자동차종합보험약관 제35조에는 자기신체사고에 대한 보험과 관련하여, 제1항에서, 피보험자가 상해를 입은 직접적인 결과로 사망하였을 때에는 보험증권에 기재된 사망보험가입금액을 피보험자의 상속인에게 지급한다고 정하면서, 제3항에서 타 차량과의 사고로 상대차량이 가입한 자동차보험(공제계약을 포함)의 대인배상Ⅰ 및 대인배상Ⅱ에 의하여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경우에는 제1항에서 지급될 수 있는 금액에서 대인배상Ⅰ, Ⅱ로 보상받을 수 있는 금액을 공제한 액수만을 보험금으로 지급한다(이하 이 사건 약관조항이라고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약관 조항은 다른 차량과의 보험사고에 있어서 보험금의 지급 여부 및 지급 내용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다른 차량의 대인배상에서 지급받을 수 있는 보상금이 약정 보험금액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피보험자의 실제 손해액이 잔존하고 있는 경우에도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사항은 보험계약의 체결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이 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고, 보험계약자가 별도의 설명이 없더라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러므로 피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체결시에 이 사건 약관 조항에 관하여 설명하였는지를 보건대, 을 제3호증의 기재만으로 원고가 설명의무를 이행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나아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원고 김○○이 이 사건 약관내용을 알고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약관 내용을 계약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의 위 항변 및 재재항변은 모두 이유 없고, 원고의 위 재항변은 이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