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고등법원 2002. 6. 18 선고 2001나57688(본소) 2001나57695(반소) 판결【채무부존재확인·보험금】

【원고(반소피고), 피항소인】  F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피고(반소원고), 항 소 인】  ○○○

【원심판결】  서울지방법원 2001. 8. 31. 선고 2000가합92953(본소), 2001가합14684(반소) 판결

【청구취지】  본  소: 원고(반소피고)와 피고(반소원고) 사이에 2000. 9. 8. 체결된 별지목록 기재 각 선박보험계약과 관련하여, 같은 목록 기재 선박이 2000. 10. 4. 인도네시아 비퉁항 연안 해상에서 침몰함으로 인한 원고(반소피고)의 피고(반소원고)에 대한 보험금 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라는 판결

             반  소: 반소피고(원고, 이하 원고라 한다)는 반소원고 (피고, 이하 피고라 한다)에게 금 10억원 및 이에 대하여 2000.10. 5. 부터 이 사건 반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반소 청구취지 기재 금원의 지급 판결을 구함

【주    문】  ① 피고(반소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② 항소비용은 피고(반소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1. 당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 판결 제5면 아래 사실 인정에 관한 증거 취사선택에 있어 배척증거로 "당심 증인 J, K의 각 일부 증언" 을 사실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않는 증거로, "을 제22호증의 1,2,3 당심의 선박기술협회 부산지부장에 대한 사실조회 회보결과"를 각 추가하고, 제1심 판결 제10면 말미에다 원고의 보험금 지급거절사유로서 이 사건 사고가 해상의 고유위험이 아닌 "통상의 자연소모(ordinary wear and tear)"에 기인한다는 설시에 이어 "선체불감항으로 인한 보험자 면책" 판단을, 아울러 제1심 판결 제12면 제8행 다음에 당심에서의 피고의 약관 설명의무 위반주장에 관한 판단을 각 덧붙이는 외에는 제1심 판결 중 각 해당부분과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390조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불감항면책 부분

"또한 수면 하부의 기관실 외판이나 해수관이 노후나 부식에 따라 통상적인 파도나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틈이나 균열이 생겨 그로부터 해수 유입이 이루어졌다면, 이로서 이 사건 선박은 감항능력 중 선체능력을 결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 사건 선박 기관실에의 해수 침입은 피고 주장과 같이 선미관 글랜드 팩킹의 탈락이나 파열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 선박의 기관장인 JSMS 2000. 10. 3. 이 사건 선박의 억류가 풀려 인도네시아의 해군 부두에서 비퉁항에 정박하고 있는 대한민국 선박 대왕호 옆으로 이동하는 도중 선미관(스텐 튜브)에서 해수가 새어 나오자 오랫동안 선박이 억류되어 스크류가 가동되지 않다가 가동되어 발생한 것으로 알고 선미관 밑의 글랜드 팩킹을 조여 해수가 새지 않게 하였으며, 수라바야항으로의 출항 전 1시간 정도 시운전을 하였는데 이 때에는 선미관에서 해수가 한 두 방울 새는 정도였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노후, 부식된 기관실 해수관의 틈새로부터 이루어진 것으로 볼 것이므로(기관실 해수관에는 출항 당시 물이 새는 것을 막기 위하여 군데군데 자전거 튜브를 감아 놓았다), 이 사건 선박 침몰 사고는 이러한 선박의 불감항으로 말미암아 야기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보험계약에 적용되게 되어 있는 영국 해상보험법(Marine Insurance Act 1906) 제39조에서는 선박의 감항능력에 대한 담보조항(이른바 Warranty of Seathworthiness of ship) 이 규정되어 있으면서 동조 제5항에서 기간보험약관의 경우 피보험자가 감항능력 없음을 알고(with the privity of the assured) 있는 경우에 보험자가 면책되도록 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에서 피보험자인 피고가 이를 알고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보건대, 기관장 J는 2000. 7. 25. 인도네시아에 장기간 정박중인 이 사건 선박에 승선하여 이 사건 선박을 점검한 결과, 주기, 발전기, 냉동기는 개방수리를 요하고, 기관실, 갑판, 선수 선미의 외판 등 선체의 철판을 전반적으로 교체하여야 하며, 주기관 해수관 콘데사 펌프 해수관 냉동기 냉각수 파이프 등 각종 해수관을 전체적으로 교환하여야 한다고 판단하고, 같은 해 8. 14. 이 사건 선박의 억류를 풀기 위하여 인도네시아의 비퉁항을 1주일 동안 방문한 피고에게 위와 같은 내용의 선박 수리 신청서를 보여주었고, 피고는 당시 이 사건 선박에 승선하여 직접 선박의 상태(예컨대 앞서 본 바와 같이 군데군데 자전거 튜브로 감아놓은 해수관의 모습 등)와 J가 작성한 선박수리신청서에 담겨져 있는 내용을 확인한 사실, 수라바야 항에는 이 사건 선박의 장기 조업을 위하여 발전기, 주엔진, 철판교체, 윈치 점검, 모타 전기배선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점거하고 수리할 수 있는 선거(Dock) 시설이 있는데 비퉁항에서 수라바야 항까지는 이 사건 선박으로 약 10일 정도 항해가 소요되는 사실은 제1심 판결이유 중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은 바, 그렇다면 피고는 법률적 분쟁으로 인하여 약 6개월간 항구에 계류 또는 억류되어 있으면서 선박의 청결 및 관리 보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원래 선령(약 22년)이 높아 노후, 부식된 이 사건 선박의 기계, 기기 등이 더욱 노후화되었거나 작동이 불량해진 상태를 알면서도 수라바야 항까지 약 10일간의 항해를 위하여 필요한 적절한 수리를 하지 않은 채 발항하여 이 사건 선박의 침몰 사고가 발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원고는 이러한 부보 선박의 불감항에 기인하여서도 보험금 지급책임이 면제 된다고 볼 것이다.

3. 피고의 당심에서의 추가 주장과 이에 대한 판단

(4) 원고에게 약관 명시 설명의무 위반이 있는지 여부

또한 피고는 원고가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3조에 의하여 보험계약자인 피고에게 보험약관의 중요한 내용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명시 설명의무를 부담하고 있음에도 이러한 설명을 한 바가 없으므로 보험약관에 기재된 보험자의 면책사유를 피고에게 주장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약관의 명시·설명의무는 그 내용이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별도의 설명 없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거나 혹은 이미 법령에 의하여 정하여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에 관하여는 적용이 없다 할 것인데, 영국 해상보험법(Marine Insurance Act 1906) 제39조의 선박의 감항능력에 대한 담보조항(이른바 Warranty of Seathworthiness of ship)에서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상법 제706조 제1호에서는 선박 자체가 발항 당시 안전하게 상해를 감당하는데 필요한 준비를 하지 아니하여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는 보험자가 면책된다고 규정되어 있고, 상법 제678조에서는 보험의 목적, 성질, 하자 또는 자연 소모로 인한 손해의 경우 보험자가 면책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그렇다면 결국 이 사건 보험계약상의 자연 소모나 불감항의 면책조항은 이러한 법령의 내용을 되풀이하는 것에 불과하여 이를 피보험자에게 따로 명시·설명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3조의 명시 설명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본소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피고의 이 사건 반소 청구는 이유 없이 이를 기각하기로 할 것인 바,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제1심의 판결은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