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1]편법 해지 안내 후 우연한 보험료 자동이체로 보험계약이 자동갱신되었다고 본 사례(Ⅰ)

【판결요지】

비록 소외 회사가 이 사건 차량에 관하여 새로 원고와 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하려 하면서, 동시에 피고와의 기존 보험계약 관계를 유지하려던 의도를 가졌다고 보기 어렵고, 소외 회사의 지정은행계좌에서 피고의 보험료 인출이 가능했던 것은 법원의 공탁금 입금이라는 우연한 사정이 개입된 탓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위 인정과 같이 피고는 2001. 12. 17.경 소외 회사 측으로부터 갱신거절의 의사표시를 확인하고도, 소외 회사에 대하여 보험계약자가 계약의 자동갱신을 원하지 않을 때는 계약 만료일 20일전까지 보험자에게 통지해야 한다는 이 사건 특별약관 7조 2항의 제한으로 인하여 계약 만료일로부터 4일 전인 당시로서는 합의에 의한 계약해지처리가 불가능하다고 거절하면서, 이 사건 특별약관이 그대로 유효함을 전제로 피고가 계약 만료일에 이 사건 특별약관에 의한 보험료 이체납입에 의한 자동갱신 조치를 진행할 것임을 알리고, 다만 지정은행계좌의 이체가능 금액이 보험료에 미달하는 경우 보험료가 이체납입되지 않는다는 이 사건 특별약관 2조 4항의 편법을 안내해 준 것에 불과하다고 봄이 상당하다(한편, 이 사건은 계약 만료일에 피고에게 보험료가 이체납입
된 경우이므로 이 사건 특별약관 중 계약 만료일에 보험료가 납입되지 않는 동안의 납입유예기간에 관한 규정은 적용될 여지가 없다).

또 이와 같은 피고의 의사에다가, 이 사건 특별약관은 정형적으로 행해지는 대량거래의 규율을 목적으로 한 보험계약약관의 하나로 객관적, 획일적으로 해석,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 피고의 입장에서도 이 사건 특별약관을 통해 보험계약자의 계약갱신 여부에 관한 예측가능성을 확보하고 보험료의 징수에 관한 편리함을 얻는 만큼, 그에 따른 뜻밖의 불이익 또한 감수하여야 한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피고와 소외 회사의 자동차보험계약은 이 사건 특별약관에서 정한 바에 따라 보험료의 이체납입에 의하여 종전 계약과 동일한 조건으로 자동갱신되었다가, 이 사건 사고 발생 후에 비로소 이루어진 피고의 면책통보 등 해지의 의사표시에 따라 장래를 향하여 소멸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