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자가 고의로 피보험자를 해친 경우 그 수익자가 보험금의 일부 수익자인 경우

【판결요지】

[1] 부부관계의 악화 및 다툼으로 인하여 임○○이 집에서 사용하던 절구대로 정○○을 때려 살해하고, 그 자신도 마당 정화조에 빠져 오수에 익사한 것으로 인정되며, 동시사망추정의 원칙이란 동일한 위난으로 사망한 경우 적용되는 추정의 원칙인데, 이 사건의 경우 정○○과 임○○의 각 사인은 임○○이 정○○을 살해한 행위와 임○○이 자살한 행위로서 이와 같이 엄연히 다른 양자를 두고 동일한 위난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위 추정원칙은 적용될 수 없는 반면, 정○○과 임○○의 각 사인은 병렬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인과(因果)를 이루므로 그 시간적 선후관계(타살 후 자살)가 논리적으로 자연스럽게 납득되는 점, 정○○의 사인은 둔기에 의한 두개골 골절, 뇌좌상, 뇌실질의 손상 등의 심한 두부손상인데, 이러한 심한 손상의 정도에 비추어 둔기에 의한 타격과 사망 사이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으리라고 보여지지는 않는 점, 임○○이 자신의 목숨을 포기하기로 하는 심각한 결단을 내리고 그에 따라 자살행위를 한 시점은 처인 정○○의 사망을 어느 정도 확인한 후였으리라고 보여지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정○○과 임○○의 정확한 사망시각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일응 임○○의 가해행위에 의하여 정○○이 사망한 후 임○○이 자살한 것으로 사실상 추정된다고 할 것이고, 달리 정○○이 임○○의 사망 이후에 사망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 내지 증거가 없는 이상 정○○의 사망 당시 임○○은 생존해 있었던 사실이 인정된다.

[2] 상법 제659조에 의하면 '보험사고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생긴 때에는 보험자는 보험금액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고 규정되어 있고, 피고들의 각 보험약관에 의하면, '수익자가 고의로 피보험자를 해친 경우 그 수익자가 보험금의 일부 수익자인 경우에는 그 잔액을 다른 수익자에게 지급한다'고 규정되어 있으며, 이와 같이 생명보험에서 수익자를 피보험자의 상속인으로 지정하였는데 사망사고가 발생한 경우 보험금청구권은 상속재산이 아니라 상속인들의 고유재산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