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갓길을 벗어나 차폭등을 켜고 정차하는 차량을 후속차량이 추돌한 사고에서 보험회사와 협의하지 않고 당사자간에 작성한 합의서의 효력(사고는 전적으로 신청인의 과실에 의하여 발생한 것으로 보험회사에 보험금 지급책임이 발생하는 사안이 아니므로 신청인의 청구를 기각함).

▣ 정차중 추돌사고 피해자의 과실유무

【분쟁요지】

[다툼이 없는 사실]
신청외 丙과 피신청인 사이에 "보험계약자 겸 피보험자는 丙, 피보험차량은 전남 OO가 OOOO, 보험기간은 1998. 12. 16.부터 1999. 12. 16.까지, 담보종목은 대인배상Ⅰ·Ⅱ, 대물배상, 자기신체, 무보험차상해, 특약사항으로 21세 가족운전 한정, 보험료 2회 분납" 등을 내용으로 하는 개인용자동차보험계약이 체결된 사실,

1999. 3. 26. 22:30경 신청외 丙의 마티즈 승용차(차량#1)가 전남 OO군 OO읍 지방도로상에서 도로우측 가장자리에 정차하던 중, 후속하던 신청인의 아벨라 승용차(#2차량)가 #1차량의 좌측후미를 충격하여, 피해자 丙 및 신청인의 #2차량에 동승 중이던 신청외 丁이 부상하여 OO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은 사실,

1999. 3. 31. 신청인은 신청외 丙에게 발생한 손해액 전부를 부담하기로 하는 '각서'를 써주었고, 같은 날 오후 피신청인의 피보험자 丙은 신청인의 부보회사인 OO화재와 자신의 과실비율 20%를 인정하는 '합의서'를 작성한 사실,

1999. 4. 1. 신청인의 부보회사가 신청외 丙의 병원치료비를 전액 지급하였고, 1999. 4. 3. #1차량 파손수리비의 80%는 OO화재가, 나머지 20%는 신청인이 丙 본인에게 주어 #1차량 수리업체인 OO공업사에 지급토록 한 사실,

1999. 4. 7. 신청인이 피신청인 乙화재를 상대로 동승자의 병원치료비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실에 대하여는 당사자간에 다툼이 없다.

[당사자 주장]
▷신청인의 주장
정차차량 운전자 신청외 丙이 신청인의 부보회사 OO화재와 '丁 치료비 및 대물과실 20%를 부담한다'는 '합의서'를 작성한 것은 사고발생에 피신청인의 피보험자가 과실 있음을 인정한 것이므로 피신청인은 합의서상의 과실비율에 따른 관련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피신청인의 주장
사고발생후 신청인이 신청외 丙에게 입힌 손해액 전부를 배상하겠다는 '각서'를 교부한 사실이 있고, 경찰이 작성한 사고기록 등을 볼 때에도 피신청인 측 피보험자의 정차중 과실책임을 인정하기 어려우며, 신청인의 대리인 OO화재가 과실상계에 대해 사전설명 등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피보험자 丙과 임의로 합의한 사항에 대해 그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다. 

【처리결과】

[위원회 판단]
▷쟁점 1 : 추돌사고에서 정차차량의 과실유무
신청외 丙이 도로우측 갓길로 벗어나 차폭등을 켠 채 정차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10조(정차 및 주차의 방법)와 제13조(주·정차시의 등화방법)에 따라 안전조치를 이행하였고, 사고지점의 노면상태가 양호하고 시야장애가 없었으며 차선폭이 3.2m에 이르러 후속차량의 운행에 지장이 없는 상태에서 신청인이 갓길로 피행할 긴급한 사유도 없이 정차차량을 추돌한 사고이므로 정차차량 운전자로서는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도로교통법상 차량통행에 필요한 최소 차선너비는 2.75m이며, 사고지점 앞에 횡단보도 및 안전운전표지가 설치되어 있음).

▷쟁점 2 : 피보험자의 "합의서"상 과실인정에 대한 보험회사의 책임여부
상법 제724조(보험자와 제3자와의 관계)에 의하면 '보험자는 피보험자가 책임을 질 사고로 인하여 생긴 손해에 대하여 제3자가 그 배상을 받기 전에는 보험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급하지 못하고, 제3자는 피보험자가 책임을 질 사고로 입은 손해에 대해 보험자에게 직접 청구할 수 있으며, 피보험자는 보험자의 요구가 있을 때에는 협조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또한, 자동차보험 보통약관 제67조(사고 발생시의 의무) 제3항에 의하면 '피보험자는 손해배상의 청구를 받은 경우에 미리 회사의 동의 없이 그 전부 또는 일부를 합의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피보험자 丙이 신청인에게 입힌 손해로 배상책임을 지는 경우 피신청인 乙의 보험금지급 의무가 발생하는 것이고, 단지 피보험자가 신청인의 대리인 OO화재와 작성한 '합의서'상에 과실비율을 인정한 것만으로는 피신청인 乙화재의 보험금 지급의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결론]
피신청인은 해당 법령 및 약관에서 정한대로 '피보험자가 제3자에게 책임지는 손해'에 대해서만 보상한다 할 것이므로, 사고 후 피보험자가 가해차량 부보회사와 작성한 '합의서'상에 과실비율을 인정한 것만으로는 보험회사의 보상책임을 요구하기 어렵고, 신청인의 운전미숙 및 전방주시의무 태만으로 정차차량을 추돌한 본건 사고에 있어서 신청인의 보험금지급 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