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명피보험자가 작업현장에서 굴삭기를 운행하던 중 사용자가 사용·관리하는 크레인을 손상시킨 사건으로서, 기명피보험자로부터 중장비와 운전자를 동시에 임차하여 사용하면서 작업에 대한 지시와 감독을 하였다면 기명피보험자의 사용자에 준하는 지위를 가진 것으로 판단되므로, 영업용자동차보험 면책조항에 따라 피신청인의 보험금 지급책임은 없다.

▣ 피보험자의 사용자가 소유, 사용, 관리하는 재물에 생긴 손해인지 여부

【분쟁요지】

[사실관계]
신청인 甲은 "보험종목은 영업용자동차보험(차종 : 타이어식 굴삭기), 피보험자는 丙, 보험기간은 2003. 12. 04.부터 2004.  12. 04.까지, 연간보험료는 479,180원, 담보종목은 대인배상Ⅰ,Ⅱ, 대물배상"와 같은 내용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신청외 ○○(주)는 기명피보험자인 丙으로부터 위 굴삭기를 임차하여 자사의 지휘·감독하에 丙으로 하여금 이를 운전하게 하였는데, 丙이 2004. 5. 27. 17:00.경 굴삭기를 운전하다가 천공기를 충격하여 파손시켰다.

위 천공기는 ○○(주)가 신청외 丁으로부터 임차한 장비로, 월인건비 180만원, 장비임대료 500만원 및 오일 및 경유비용을 ○○(주)가 부담하고 있다.

[당사자의 주장]
▷신청인의 주장
이 건 사고는 기명피보험자가 굴삭기를 운행하던 중 타인의 장비를 손상시킨 것이므로 피신청인은 이에 대한 보험금 지급책임을 져야 하고, 피신청인이 영업용 자동차보험 약관의 면책 조항에 대해 설명을 하지 아니하였으므로 보상책임이 없다고 주장함은 부당하다.

▷피신청인의 주장
기명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인 굴삭기를 운행하던 중 파손시킨 재물은 피보험자의 사용자가 소유, 사용 또는 관리하는 재물이므로 영업용자동차보험약관의 면책규정에 따라 보상책임이 없다.

【처리결과】

[위원회 판단]
본 건의 쟁점은 위 사고로 생긴 손해가 피보험자의 사용자가 소유, 사용, 관리하는 재물에 생긴 손해인지 여부이다.

▷ 약관 규정
영업용자동차보험약관 대물배상 규정에 의하면  “①피보험자 또는 그 부모, 배우자 및 자녀가 소유, 사용 또는 관리하는 재물에 생긴 손해 ② 피보험자가 사용자의 업무에 종사하고 있을 때 피보험자의 사용자가 소유, 사용 또는 관리하는 재물에 생긴 손해는 보상하지 아니하고, 위 ②의 사항은 각각의 피보험자 모두에게 개별적으로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 ○○(주)이 기명피보험자의 사용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자동차보험약관상 사용자는 도급계약, 위임계약 또는 이들과 유사한 계약에 기하여 기명피보험자의 사용자에 준하는 지위에 있는 자를 포함하므로 사용관계는 지휘, 감독관계에 있으면 족하다 할 것이고, 대법원에서도 이와 관련하여 “반드시 유효한 고용관계가 있는 경우에 한하는 것이 아니고 그 계약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위임계약이든 또는 도급계약이든 그 형식에 관계없이 사실상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위하여 그 지휘 감독 아래 그 의사에 따라 사무를 집행하는 관계”라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03. 12. 26.선고 2003다49542 판결).

이 건의 경우, ○○(주)이 기명피보험자로부터 중장비와 운전자를 동시에 임차하여 사용하였고, 피보험차량 운전자는 ○○(주) 현장소장으로부터 작업 지시를 받고 그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보험자와 ○○(주) 사이에는 사용관계가 성립된다 할 것이고, ○○(주)이 피보험자의 사용자로 인정되면 ○○(주)은 사용피보험자로서의 지위를 갖는다 할 것이다.

▷ 피해 물품을 피보험자의 사용자인 ○○(주)이 사용, 관리하는 재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자동차보험약관에서 본 건 관련 면책조항을 규정하고 있는 취지와 관련하여 대법원에서는 “이와 같은 경우 배상책임을 지는 피보험자가 실제 그 가해자이거나 가해자를 지휘·감독하는 자일 경우에 그 재물에 대하여 생긴 손해와의 관계에서 그 피보험자는 그 재물의 피해자인 동시에 그 재물의 가해자가 되어 결국 피해 받을 권리와 피해를 배상해 주어야 할 의무가 함께 발생하는, 즉 권리의 혼동과 비슷한 현상이 생겨 그 권리가 소멸하는 것과 같은 현상이 생겨 책임보험으로써 보호되어야 할 보험이익이 크게 줄어들게 되고, 또 그와 같은 관계에서도 보상을 허용하게 되면 피보험자가 그 피해를 과장하여 과도한 피해보상을 받게 되는 도덕적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1998. 4. 23. 선고 97다19403 판결).

이러한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사용 관리하는 재물은 피보험자 또는 피보험자의 사용자 등이 자기 소유의 물건에 준하는 정도로 사용·수익 또는 지배·관리를 하는 관계에 있는 경우를 말한다.

본 건의 경우 피해물품 소유자인 丁은 인건비, 장비임대료, 오일 및 경유비용은 ○○(주)이 부담하기로 하는 내용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작업현장에서 ○○(주) 현장소장의 지휘, 감독에 따라 피해물품이 사용되었다 할 것이므로 피해물품은 ○○(주)이 사용, 관리하는 재물에 해당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 위 면책조항이 중요한 사항에 해당되어 설명의무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
보험회사에게 명시·설명의무가 인정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보험계약자가 알지 못하는 가운데 약관의 중요한 사항이 계약내용으로 되어 보험계약자가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을 피하고자 하는데 그 근거가 있다(대법원 2004. 4. 27. 선고 2003다7302 판결).

그런데 피신청인이 신청인에게 위 면책조항을 설명하였다면 신청인이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으리라고 보이는 객관적 사정을 인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사료되고, 신청인은 1997년부터 현재까지 사이에 해마다 반복적으로 위 보험계약과 같은 내용의 보험계약을 체결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면책조항은 상법 제638조의3(보험약관의 교부·명시의무)상의 설명의무의 대상이 되는 중요한 사항이라 할 수 없다 할 것이다(서울지법 1997. 7. 11. 선고 97나9085 판결).

▷결론
그렇다면 기명피보험자 丙이 작업현장에서 굴삭기를 운행하던 중 사용자인 ○○(주)이 사용, 관리하는 재물을 파손시킨 이 건 사고는 영업용자동차보험의 면책조항인 ① 피보험자가 소유, 사용 또는 관리하는 재물에 생긴 손해 ② 피보험자가 사용자의 업무에 종사하고 있을 때 피보험자의 사용자가 소유, 사용 또는 관리하는 재물에 생긴 손해에 해당하는 바, 피신청인의 보험금 지급책임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주문(신청인의 청구를 기각한다.)과 같이 조정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