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계약이 체결되는 현실을 보면, 보험모집인의 권유를 받은 보험계약자가 자신이 아닌 배우자나 가족 등 타인을 피보험자로 하여 계약을 체결하면서 피보험자의 동의를 받지 않음은 물론 피보험자로 된 사람에게 보험계약 사실을 알리지 않아 피보험자는 자신의 생명을 목적으로 한 보험계약이 체결된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피보험자의 동의를 얻도록 규정한 상법 제731조 제1항은 강행규정이므로 피보험자의 서면에 의한 동의가 없는 타인의 생명보험계약은 무효입니다.

또한 상법 제731조 제1항의 입법취지에는 도박보험의 위험성과 피보험자 살해의 위험성 이외에도 피해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고 타인의 사망을 이른바 사행계약상의 조건으로 삼는데서 오는 공서양속의 침해의 위험성을 배제하기 위한 것도 들어있다고 해석되므로, 피보험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타인의 생명보험계약을 체결한 후 보험회사가 보험계약이 유효함을 전제로 보험료를 징수하고서도 보험사고 발생 후 동의가 없음을 이유로 계약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 또는 금반언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 것으로 허용됩니다(대법원 1999. 10. 8. 선고 98다24563,24570 판결).

【참고·해설】

생명보험계약의 경우에 보험계약자가 타인을 피보험자로 한 것을 타인의 생명보험계약이라고 합니다. 특히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을 아무런 제한 없이 인정하게 되면 보험금 취득을 노린 범죄행위에 악용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우리 상법에서는 반드시 피보험자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얻도록 하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