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에서 실시하는 어선공제사업은 항해에 수반되는 해상위험으로 인하여 피공제자의 어선에 생긴 손해를 담보하는 것인 점에서 해상보험에 유사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어선공제는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실시하는 비영리 공제사업의 하나로 소형 어선을 소유하며 연안어업 또는 근해어업에 종사하는 다수의 영세어민들을 주된 가입대상자로 하고 있어 공제계약 당사자들의 계약교섭력이 대등한 기업보험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공제가입자들의 경제력이 미약하여 공제계약 체결에 있어서 공제가입자들의 이익보호를 위한 법적 배려가 여전히 요구된다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상법 제663조단서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그 어선공제에는 불이익변경금지원칙의 적용을 배제하지 아니함이 상당합니다(대법원 1996. 12. 20. 선고 96다23818 판결).

【참고·해설】

위 판결은, 어선보통공제약관에 "제2회 이후의 분납 공제료에 대하여는 약정 납입기일의 다음날부터 기산하여 14일간의 납입유예기간을 두고, 보험계약자(선박 소유자)가 그 유예기간의 말일까지 분납 공제료를 납입하지 아니하면 유예기간이 끝나는 날의 다음날부터 공제계약은 효력을 상실하되, 공제계약이 실효된 후에도 납입기일이 경과한 미납입 공제료를 납입한 때에는 공제계약은 유효하게 계속되고, 다만 보험회사는 공제계약의 효력이 상실된 때로부터 미납입 분납 공제료 수납일까지 사이에 발생한 사고에 대하여는 보상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의 실효약관 규정의 유·무효와 관련하여, 분납 공제료가 소정의 시기에 납입되지 아니하였음을 이유로 상법 제650조 제2항 소정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곧바로 공제계약이 실효됨을 규정한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와 선박 소유자 사이의 어선보통공제약관 조항은 상법 제663조의 규정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판시한 사례입니다.

상법 제663조는, 상법에서 정한 사항을 당사자간의 특약으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의 불이익으로 변경하지 못한다고 하면서, 같은 조 단서에 '재보험 및 해상보험 기타 이와 유사한 보험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위 단서규정에서의 '이와 유사한 보험'의 의미와 관련하여 해석상 어느 범위까지 해상보험과 유사한 보험으로 볼 수 있는지가 문제될 수 있는데, 예로 들고 있는 해상보험뿐 아니라 기업보험, 항공보험, 보증보험, 신용보험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그러나 형식상 해상보험, 기업보험 등과 유사한 외양을 갖고 있다고 하여 무조건 상법 제663조 단서의 규정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보험계약의 유형과 취지를 종합적으로 고려, 판단하여 보험계약자와 보험자가 서로 대등한 경제적 지위에서 계약조건을 정하고 있는가 여부를 가려서 서로 대등한 경제적 지위에서 계약조건을 정하고 있어 보험계약자의 이익보호를 위한 법원의 후견적 배려가 필요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위 단서규정이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위 판결도 같은 취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