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의 상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에 있어 민법 제166조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를 소멸시효의 기산점으로 규정하고 있고, 그 손해의 내용·모양 등을 미리부터 예상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채무불이행의 시점과 손해발생의 시점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러한 경우 위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란 객관적·구체적으로 손해가 발생된 때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피해자가 부상을 입은 때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지난 뒤에 후유증이 나타나 그 때문에 수상시에는 의학적으로도 예상치 아니한 치료방법을 필요로 하고 의외의 치료비가 소요됨이 불가피하다면, 이러한 사실관계)에서는 위의 치료에 든 비용에 해당하는 손해에 대하여서는 그러한 사태가 판명된 시점까지 손해배상청구권의 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후유장해의 발생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한 소멸시효는 후유장해로 인한 손해가 발생한 때로부터 진행된다고 할 것이고, 그 발생시기는 소멸시효를 주장하는 자가 입증하여야 합니다(대법원 1992.5.22. 선고 91다41880 판결).

【참고·해설】

통상의 경우 상해의 피해자는 상해를 입었을 때 손해를 알았다고 보아야 합니다. 다만 후유증 등으로 인하여 불법행위 당시에는 예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예상외로 손해가 확대된 경우에는 그러한 사유가 판명되었을 때(=확정되었을 때) 비로소 새로이 발생 또는 확대된 손해를 알았다고 보아야 합니다(대법원 1992.12.8. 선고 92다42583 판결).

한편, 보험금 청구권의 경우도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는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로부터 진행하므로 사고일로부터 2년이 경과하면 소멸시효가 완성됩니다.

다만 치료후 장해가 남은 경우 장해보험금은 장해가 확정된 날로부터 2년이 경과되어야 소멸시효가 완성되는 것입니다.

※ 장해보상청구권의 소멸시효에 관한 서울고법 판결과 후유장해보험금의 소멸시효에 관한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결정 내용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서울고법 판결은 장해보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그 장해정도가 확정된 날의 다음날부터 진행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서울지방항공관리국의 청원경찰로서 그 시설경비 업무에 종사하던 원고가 1976.2.28.경 야간근무를 하던 중 밤 3시경 순찰조장을 대신하여 경비초소를 순찰하기 위하여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서울지방항공관리국 입구 302초소 톨게이트 100미터 전방지점에서 넘어져 엉치뼈 및 허리에 부상을 입고 계속 치료를 받았으나 계속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부상이 악화되어 두 다리의 기능이 전폐되어 더 이상 치료를 하여도 치유될 가망이 없게 되어서 1979.1.22. 퇴원한 후 1981.4.17.에 소송을 제기하여 재해보상금을 청구한 사건에서, 피고는 원고의 재해보상 채권이 원고가 재해를 당한 날인 1976.2.경부터 3년이 경과된 1979.2.에 시효기간이 만료되어 시효소멸되었다고 항변하였으나, 법원은 재해보상청구권의 시효기간의 기산일은 장해보상의 경우에는 장해의 원인으로 된 질병을 치료종결하고 그 장해정도가 확정된 날 익일부터, 요양보상과 휴업보상은 요양한 날 또는 휴업을 요하는 날을 각 기준으로 하여 급여대상 해당일 익일부터 매일 매일 그 시효기간이 진행한다고 보아 피고의 위 시효소멸의 항변은 이유가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서울고등법원 1982.3.10. 선고 81나3497 판결).

☞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결정은 '후유장해진단을 받고 2년이 경과하기 전에 보험금을 청구하였으므로 보험회사는 해당보험약관에 의하여 후유장해보험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후유장해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 완성 여부

□ 분쟁개요

  o 사실관계

    - 신청인은 자신을 피보험자로 하여 H보험사와 마이라이프 상해보험계약을 체결함.
    - 신청인은 '97. 8.31. 02:52경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 792-3 지하 영봉다방에서 발생한 화재사고로 화상을 입고 서울특별시 강서구 화곡7동 소재 강서성심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음.
   - 신청인은 사고후 위 강서성심병원에서 4개월여 동안 치료를 받은 후 '97.12.23. 후유장해진단서를 발급받음.(장해부위 : 흉부, 장해내용 : 만성기관지 협착 및 기관지염)
   - 신청인은 보험계약을 해지한 경우에는 더 이상 보험금을 청구할 수 없는 것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다가 뒤늦게 후유장해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99.10.19 보험회사에 후유장해보험금을 청구하였으나, 보험회사는 2000.3.3. 보험금청구권이 시효로 소멸되었다고 면책통보함.

  o 당사자 주장

   - 신청인 주장
    · 신청인은 본건 사고로 인하여 경황이 없었고 또한 보험계약을 해지하였으므로 해지후에는 보험금을 청구할 수 없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가 뒤늦게 본건 보험금을 청구하게 되었음.
    · 후유장해보험금의 청구권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 때, 즉  후유장해진단서를 발급 받은 날부터 진행되는 것임. 따라서 본건의 보험금청구는 소멸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이루어진 것이므로 보험회사는 보험금을 지급하여야 함.

   - 보험회사의 주장
    ·상법 제662조(소멸시효)에 의하면 "보험금액의 청구권과 보험료 또는 적립금의 반환청구권은 2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음.
    ·후유장해보험금 청구에 있어서 후유장해진단이 없는 점은 법률상의 장애가 아닌 사실상의 장애로 판단되므로 이건 사고에 대한 소멸시효는 화재사고 발생일로부터 진행하게 됨.
    ·따라서 본건 보험금청구권은 사고일로부터 2년이 경과된 '99.8.30. 시효가 완성되었으므로 당사의 보험금 지급책임은 없음.

□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

   o 상법 제662조와 민법 제166조, 해당 보험약관 제27조 및 대법원의 판례취지를 종합하여 살펴 볼 때 본건 후유장해로 인한 보험금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객관적으로 후유장해가 발생한 때 즉 피해일로부터 180일 안에 신체의 일부를 잃었거나 또는 그 기능이 영구히 상실되었을 때부터 진행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함.

   o 신체의 일부상실로 인한 후유장해보험금청구권은 후유장해여부가 객관적으로 명백한 신체상실시부터 진행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나, 신체기능 일부의 영구 상실여부는 사고형태가 중하여 처음부터 장해가 명백히 예상되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신체의 일부를 잃은 경우와는 달리 일반인의 경우 후유장해의 존부 및 정도, 즉 신체기능 영구 상실 여부는 쉽게 알 수 없으므로 전문가인 의사의 의학적인 판단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고 보여짐. 

   o 나아가 상해형태에 따라 후유장해 존부가 불명확하여 어느 정도 치료기간이 경과하여야 후유장해존부 및 정도가 판명될 수 있는 경우도 있을 것이므로 상해사고 발생시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보는 것은 보험금청구권자에게 너무 가혹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반할 수 있고, 소멸시효제도의 취지에도 부합되지 아니함.

   o 일반적으로 후유장해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는 피보험자가 상해사고 발생으로 입은 상해정도가 중하여 객관적으로 후유장해의 존부가 명확하게 나타난 경우에는 상해사고 발생시부터 진행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나, 상해사고 발생시에 후유장해의 존부나 정도 등이 객관적으로 분명하지 아니하여 상해발생일로부터 어느 정도 치료기간이 지난 시점에 후유장해진단서를 발급받은 경우라면 후유장해진단을 받았을 때에 비로소 후유장해로 인한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고, 보험금청구권자로서도 이 때에 비로소 보험사고의 발생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라고 할 수 있음.

   o 더욱이 본건 보험계약은 사망사고와 후유장해 발생을 담보하는 보험계약이고, 본건 화재사고로 신청인이 입은 장해부위와 장해내용을 살펴 볼 때 화재사고 발생과 동시에 후유장해 여부가 구체적 객관적으로 확정되었다고 볼 수 없고, 더군다나 의학적인 지식이 부족한 신청인으로서는 화상이 어떠한 후유장해를 남길것인지 여부에 대하여 쉽게 알 수 있었던 것도 아니므로 본건 후유장해보험금청구권은 신청인이 '97.12.23. 강서성모병원에서 후유장해진단을 받았을 때부터 진행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함.

   o 신청인은 '97.12.23. 후유장해진단을 받은 후 보험금청구권소멸시효기간인 2년이 경과하기 전인 '99.10.19 보험금을 청구하였는 바, 보험회사의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 완성 주장은 이유가 없으므로 신청인에게 본건 사고에 따른 후유장해보험금을 지급함이 타당함.

□ 시사점

   o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보험금청구권은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부터 진행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나, 후유장해발생과 사망사고만을 보험사고로 하는 위 건과 같은 보험계약에서는 피보험자가 상해사고를 입고 그 직접결과로써 180일내에 후유장해가 발생한 경우 피보험자 등은 이 때에 비로소 보험금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고 보여지고 소멸시효 또한 이때부터 진행하는 것으로 봄.

   o 또한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후유장해의 발생시기를 사고형태나 정도 등에 비추어 볼 때 보험금청구권자가 상해사고 발생 당시에 후유장해를 예견할 수 있는 경우에는 그 때부터 소멸시효는 진행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나, 상해사고 당시 후유장해 존부가 불명확하여 어느 정도 치료기간이 경과한 후 치료병원의 의사로부터 후유장해진단서를 받은 경우라면 소멸시효제도의 취지와 위 마이라이프 상해보험약관 제27조 등에 비추어 볼 때 피보험자가 후유장해진단을 받은 때부터 후유장해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정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