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계약자가 피보험자의 상속인을 보험수익자로 하여 맺은 생명보험계약에 있어서 피보험자의 상속인은 피보험자의 사망이라는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에는 보험수익자의 지위에서 보험자에 대하여 보험금 지급을 청구할 수 있고, 이 권리는 보험계약의 효력으로 당연히 생기는 것으로 상속재산이 아닙니다.

따라서 상속인들이 상속포기를 한 후 보험계약상의 보험수익자의 지위에서 계약상 취득한 보험금청구권을 행사한다 하여 이미 이루어진 상속포기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고, 또 상속을 포기한 상속인들에게 보험수익자로서의 보험금청구권을 인정한다 하여 사회상규에 반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2001. 12. 24. 선고 2001다65755 판결).

【참고·해설】

위 대법원 판결은 보험계약자(피상속인)가 자신을 피보험자로 하고, 보험수익자를 피보험자의 상속인으로 하여 생명보험계약을 맺은 후 사망하자 상속인들이 상속을 포기하고 보험금을 수령하였고, 피상속인의 채권자가 상속인들을 상대로 상속인들이 보험계약자의 상속인으로서 상속재산인 보험금을 수령하였으니 상속포기의 효력은 상실되었고 상속인들은 피상속인의 채무를 승계한다고 주장한 사례입니다.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1999.7.22. 선고 98가합4217 판결도 "피상속인이 자기를 피보험자로 하고 상속인을 수익자로 하여 체결한 보험계약에 따라 상속인이 취득한 보험금청구권은 보험계약의 효력에 기인한 것으로서 수익자의 고유재산에 속하게 되고 상속재산으로 되지는 않는다 할 것이며, 상속세및증여세법에서 과세의 형평을 기하기 위하여 이를 상속재산으로 의제하여 과세한다고 하여 그것만으로 수익자의 보험금청구권이 민법상의 상속재산으로 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어서 상속인이 보험금을 수령하여 소비한 것을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하여 같은 취지로 판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위의 경우와는 달리, 보험계약자(피상속인)가 피보험자인 자신을 보험수익자로 지정한 경우 수익자가 사망하면 그 보험금은 상속재산이 되므로, 상속인이 보험회사로부터 수령한 보험금을 소비하는 것은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가 됩니다(대법원 2002.2.8. 선고 2000다64502 판결 참조). 즉 이 경우 상속인이 보험금을 수령하여 소비하는 것은 상속재산의 처분에 해당하므로 민법 제1026조에 의하여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상속인의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는 그 효력을 가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