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의무에 위반한 사실이 보험사고의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이 증명된 때에는 상법 제655조 단서에 의하여 보험자는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고, 고지의무에 위반한 사실과 보험사고의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부존재한다는 점에 관한 주장·입증책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험계약자 측에 있습니다(대법원 1997. 9. 5. 선고 95다25268 판결 참조).

그러나 그 입증책임의 소재에 관하여는 당사자 간의 특약으로 정할 수 있으므로, 당사자는 보험약관에서 위 인과관계의 입증책임을 보험자에게 전환되어 있는 것으로 규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보험계약자의 고지의무위반과 보험사고 발생과의 인과관계의 존재를 조금이라도 엿볼 수 있는 여지가 있으면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보험자의 보험계약 해지권을 제한하여서는 안된다고 할 것입니다(임용수 변호사, 보험법 118∼121쪽 참조).

【해설 및 참조판례】

일반적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고지의무에 위반한 사실이 보험사고의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이 증명된 때에는 보험자는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고(상법 제655조 단서), 그러한 인과관계의 부존재에 관한 입증책임은 보험계약자에게 있습니다. 하지만, 당사자 간의 특약으로 고지의무 위반이 보험사고의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이 보험자에게 있다고 정한 경우에는 그에 따라야 합니다. 이를 '인과관계 증명책임의 전환규정'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위 인과관계의 존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고지의무 위반 사실과 보험사고 발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의 존재를 조금이라도 규지(窺知)할 수[엿보아 알 수] 있는 여지가 있으면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보험자의 계약해지권을 제한하여서는 안됩니다(대법원 1997. 10. 28. 선고 97다33089 판결; 서울동부지법 2004. 4. 20. 선고 2004가합610, 2890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 12. 28. 선고 2007나183** 판결 등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