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선 보험금지급청구권과 책임준비금청구권, 적립금반환청구권 등과 관련된 일반론을 언급한 다음에 귀하의 질문에 대하여 순서대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보험수익자의 지정을 상속인이라고만 한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보험자의 상속인이 아니라 보험계약자의 상속인이 보험수익자가 됩니다(사법연수원 보헙법연구 2000, 105면; 최기원 보험법 제3판, 620면). 따라서 피보험자가 사망한 경우 보험금청구권은 보험계약자의 상속인의 고유재산에 속하게 됩니다. 또한 수익자가 '상속인'으로 되어 있는 경우, 보험계약 체결당시의 상속인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보험사고 발생 당시의 상속인이 지정된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한편 계약의 당사자가 아닌 보험수익자가 취득하는 권리는 보험금지급청구권뿐입니다. 계약해지권, 보험증권교부청구권, 보험료증액·반환청구권, 해지환급금청구권, 적립금반환청구권 등은 보험계약자에게 속합니다.

다만, 책임준비금의 청구권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는 문제가 됩니다.

책임준비금이란 보험회사가 보험계약에 대한 장래의 보험금 지급을 이행할 수 있도록 가입자로부터 매년 납입받은 보험료중에서 예정기초율대로 비용(예정사업비, 위험보험료)를 지출하고 계약자에 대한 채무(사망보험금, 중도급부금, 만기보험금)을 이행하기 위하여 적립하는 금액을 말합니다. 책임준비금은 보험료적립금·미경과보험료적립금·지급준비금·계약자배당준비금·계약자이익배당준비금·재보험료적립금으로 구분하여 각각 적립합니다. 책임준비금의 95% 이상을 보험료적립금이 점유하고 있으며, 그 나머지는 미경과보험료, 지급준비금,배당준비금으로 구성됩니다. 

위 책임준비금의 구성 부분인 지급준비금 중에서 사망시 지급되는 보험금의 성질을 가진 금액은 보험수익자에게 귀속될 부분이라고 봅니다. 책임준비금 전액을 일반사망보험금으로 지급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책임준비금이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 성질의 것인지를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2. 질문에 대한 답변

가) 보험회사에 문의를 해보니 부채가 있을 경우 책임준비금은 성격이 다소 애매해서 채권자들이 상속재산으로 간주해서 압류를 걸 수도 있다고 하던데 정말인가요?

아직까지는 판례나 학설이 없기 때문에 책임준비금의 성격이 다소 애매하지만, 본 변호사의 견해는 이렇습니다.

보험금 중에는 피보험자 사망 시에 사망보험금이 아니라 책임준비금 또는 적립금반환청구권을 지급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경우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동일인일 경우 책임준비금(보험금 제외)과 적립금반환청구권은 상속재산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생각되나,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다른 경우에는 책임준비금(보험금 제외)과 적립금반환청구권은 계약자에게 귀속되어야 할 금전이므로 상속재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생각됩니다(현재 판례나 학설이 없슴).

또한 계약자와 피보험자의 동일성 여부를 불문하고 책임준비금 중 피보험자 사망시 지급되는 보험금은 보험수익자의 고유재산에 속하므로 이 또한 상속재산이 아니라고 보아야 합니다. 이 때 보험수익자를 '상속인'으로만 지정하였는데 상속인이 수인인 경우에는 피보험자 사망 당시의 보험계약자의 각 상속인은 그 상속분의 비율에 따라 보험금청구권을 갖는다고 봄이 타당할 것입니다.

귀하의 경우 계약자는 어머니, 피보험자는 사망한 동생이므로 책임준비금과 적립금반환청구권은 계약자인 어머니에게 귀속되어야 할 금전이므로 상속재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그 결과 상속포기 여부와 관계없이 어머니께서 수령할 수 있다고 봅니다.

나) 만약 상속포기를 하면 보험금은 받을수 없게되는지요?

보험금이나 연금 등은 수익자가 따로 정해져 있습니다.

보험금의 경우 피보험자 사망시 사망보험금 수익자가 피보험자 본인으로 되어 있다면 사망보험금은 상속재산에 포함되므로 상속포기를 하는 경우 사망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와 달리 수익자가 상속인 중 특정인으로 지정되었거나 단지 '상속인'이라고 추상적으로만 기재된 경우에는 상속재산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상속포기 여부와는 관계없이 사망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즉, 피보험자의 상속인이 보험수익자로서 보험금을 수령하는 것은 자기의 고유권리에 기한 것이지 상속에 의한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상속인이 상속포기를 해도 사망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다만, 피보험자가 생존시에 받지 않고 있던 상해보험금(입원비, 진단비, 수술비, 통원치료비 등과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동일인일 경우에 계약자로서 수령했어야 할 배당금, 중도보험금 등)은 당연히 상속재산이므로, 보험회사에서 받아서는 안됩니다.

피보험자에게 채무가 많아서 그 상속인들이 상속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에 원칙적으로 상속재산을 처분해서는 안되며 다만 다른 상속인(상속포기 하지 않은 상속인)이나 상속재산관리인이 상속재산을 관리하게 될 때까지 관리행위만 하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 상속재산 중에 부동산을 처분한다거나 예금을 인출하는 등의 행위를 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각 연금법에 의해 연금을 받을 권리가 있는 자의 사망으로 인하여 그 유족에게 지급되는 연금('유족연금')의 경우도 상속재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봅니다(현재까지 판례나 학설이 없는 것으로 보임). 유족연금에 대하여는 국민연금법, 공무원연금법, 군인연금법 및 사립학교교원연금법 또는 별정우체국법 등에서 각각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건강보험에서 지급되는 장제비, 산재보상금, 조의금 등도 대개는 상속인의 소유이므로 상속재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다) 한정상속을 하게 되면 동생 재산 등록에 책임준비금을 등록시켜야 하는게 맞는 건지요? 

본 변호사의 견해와는 달리, 어떤 견해는 책임준비금과 적립금반환청구권이 계약자와 피보험자의 동일 여부를 불문하고 상속재산에 포함된다고 보는 견해도 있으므로, 한정승인 시에는 만약을 대비해서 책임준비금을 재산목록에 등록시켜 놓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책임준비금과 적립금반환청구권은 원래 보험계약자인 귀하의 어머니에게 귀속되어야 할 재산이므로 이를 동생 재산목록에 등록시키지 않는다고 해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라) 사망보험금과 책임준비금 전부 수령할 경우 상속승인으로 인정이 되어서 채무자들에게 변제를 해야하는지요?

본 변호사의 견해에 의하면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다른 경우이므로 상속포기 후 사망보험금과 책임준비금을 수령해도 별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