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지의무위반과 보험사고 발생과의 인과관계 여부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고지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도 그 중요한 사항과의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을 증명한 때에는 보험자는 보험금지급의 책임을 집니다(상법 제655조 단서).

판례는 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중요한 사항의 고지의무를 위반한 경우 고지의무위반사실이 보험사고의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다는 점, 즉 보험사고의 발생이 보험계약자가 불고지하였거나 부실고지한 사실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 증명된 때에는 상법 제655조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보험자는 위 부실고지를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을 것이나, 위와 같은 고지의무 위반사실과 보험사고 발생과의 인과관계가 부존재한다는 점에 관한 입증책임은 보험계약자측에 있다 할 것이므로, 만일 그 인과관계를 조금이라도 규지할 수 있는 여지가 있으면 위 단서는 적용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합니다(대법원 1994. 2. 25. 선고 93다52082 판결).

*[주] 위와 같은 고지의무 위반사실뿐 아니라 위험의 현저한 변경이나 증가된 사실과 보험사고 발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부존재한다는 점에 대한 주장·입증책임도 보험계약자 측에 있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입니다(대법원 1997. 9. 5. 선고 95다25268 판결).

그런데 상법 제655조 단서를 엄격히 해석하는 것이 법원의 태도이므로, 보험계약자측이 인과관계의 존재를 입증한다는 것은 사실상 매우 어렵다고 할 것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하급심 판결도 보험계약자 등의 고지의무 위반사실이 보험사고의 발생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고 하여 보험계약자 측의 주장을 배척하고 있습니다.

2. 중복보험계약의 고지의무위반과 통지의무위반의 경우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부할 수 있는지

그러나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상해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보험자에게 다수의 다른 보험계약에 가입했는지 여부를 알리지 않은 경우 중복보험계약 체결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그러한 미고지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입니다(대법원 2004. 6. 11. 선고 2003다18494 판결, 파기환송후 서울고등법원 2005. 4. 1. 선고 2004나43499 판결). 보험사가 다른 보험계약의 존재여부에 관한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하려면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다른 보험계약의 존재를 알고 있는 외에 그것이 고지를 요하는 중요한 사항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또는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해 고지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실을 입증해야할 책임이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상해보험계약 체결 후 다른 상해보험에 다수 가입했다는 사정만으로 사고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어 상법 제652조의 통지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도 없는 것입니다(위 대법원 2004. 6. 11. 선고 2003다18494 판결, 파기환송후 서울고등법원 2005. 4. 1. 선고 2004나43499 판결).

따라서 중복보험계약 체결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보험법률뉴스 ☞ 중복보험 알리지 않은 이유로 보험금 지급 거절은 부당
서울고법, "상법 제652조의 통지의무 위반으로 볼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