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자배법')상의 손해배상책임의 주체는 자동차의 소유자 또는 보유자와 같이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운행자)'를 말합니다(자배법 제3조).

판례는 피용자의 자동차사고의 경우 자동차의 소유자 또는 보유자의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이 완전히 상실되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유자 또는 보유자는 그 사고에 대하여 운행자로서의 책임을 부담시키고 있습니다.

이 사건처럼 A회사의 피용자인 직원 甲이 주점에서의 음주 기타 운전장애사유 등으로 인하여 일시적으로 타인에게 자동차의 열쇠를 맡겨 대리운전을 시킨 경우,

위 대리운전자의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차량사고의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자동차의 소유자 또는 보유자인 A회사가 객관적, 외형적으로 위 자동차의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고, 대리운전자가 그 주점의 지배인 기타 종업원이라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닙니다.

또한 이 경우 甲이 당초 운전면허소지자에 의한 대리운전을 요구하였다 하더라도 동인으로부터 최초로 자동차의 열쇠를 맡은 사람은 반드시 그 요구에 따라 운전면허소지자에게만 대리운전을 시킨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무면허운전자에 의한 운전이 가능하리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는 일이므로, 甲으로서는 무면허운전자에 의하여 운전되는 것을 예상하거나 용인하였다고 볼 것이고, 이러한 뜻을 대외적으로 표시하는 방법도 없어 피해자로서도 원칙적으로 자동차보유자와 운전자와의 관계를 알 수 없으므로,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자동차소유자 또는 보유자가 위 자동차의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을 상실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의 입장입니다(대법원 1994. 4. 15. 선고 94다5502 판결).

따라서 A회사는 그 소속 직원인 甲의 교통사고에 대해 자배법상의 운행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합니다.

[참고사항]

☞위 사건의 경우 甲이 무면허운전자에 의한 운전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주점 지배인에게 대리운전할 것을 부탁한 것이므로 무면허면책약관이 적용됩니다. 따라서 A회사는 종합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무면허면책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A회사는 갑의 사용자로서 민법 제756조에 의한 민법상의 사용자책임을 지게 되므로 피해자는 직접적인 가해자인 주점 지배인뿐 아니라 A회사와 甲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부진정연대책임).

또한 A회사는 자배법상의 손해배상책임의 주체에 해당하므로, 피해자는 보험회사로부터 책임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