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가입자 입장에서는 이미 피해자에게 지급한 합의금의 보험 처리를 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래 자동차보험계약은 피보험자동차의 운행으로 인하여 남을 죽게 하거나 다치게 하여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등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짐으로써 입은 손해를 보험회사가 보상하여 주도록 돼 있습니다. 따라서 이 형사합의금을 지급한 경우는 물론 공탁한 경우에도 보험회사로부터 합의금을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이 원칙입니다(대법원 1999. 1. 15. 선고 98다43922 판결 참조).

재산상 손해금의 성격을 띤 형사합의금은 자동차종합보험약관에서 정한 '사고차의 운행으로 남을 죽게 하거나 다치게 하여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짐으로써 입은 손해'에 대한 배상으로 지급된 것이고, 그 지급 목적이 형사상 처벌을 원하지 아니한다는 의사표시를 얻어내기 위한 형사상 합의에 있었다 하더라도 사정이 달라진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보험회사는 가해자가 형사재판 과정에서 합의금으로 지급한 금원을 지급 당시 위자료 명목으로 지급하는 것이라거나 보험회사의 보상액에서 공제하지 않기로 명시한 바 없다면, 그 보험계약에 따라 보험금으로 형사합의금으로 지급한 금액 상당을 피보험자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습니다.

다만 가해자는 형사합의금을 지급하거나 공탁한 후 피해자가 보험회사로부터 보상받아가기 전에 합의금의 금액, 지급 또는 공탁사실을 보험회사에 통보를 해야만 합니다. 형사합의금 지급사실을 보험회사가 알고 있어야만 피해자가 지급받은 형사합의금을 공제한 나머지 보험금만 지급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보험회사에 대한 통보의 방식으로는 내용증명으로 통보하는 방법 또는 전화로 통보하고 이를 녹음해 두는 방법이 있습니다. 어느 경우이든 통보를 한 다음 형사 사건이 종결된 후에 보험회사에 청구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