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요지】

지난해 초 신청인 甲은 A보험회사 모집인 乙의 권유로 생명보험에 가입했다. 보험가입때 甲은 자신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고 乙에게 얘기했다. 그러나 乙은 "상관없다"며 계약을 권유, 甲은 乙의 말만 믿고 보험을 들었다.
올들어 甲은 뇌경색이 오면서 우측전신마비와 실어증에 걸려 제1급 장해진단을 받고 A보험회사에 장해보험금 지급을 청구했다. 그러나 A보험회사측은 '보험가입때 질병(당뇨병)이 있다는 사실을 계약서에 명기하지 않았으므로 이는 고지의무 위반에 해당된다'고 甲에게 보험금 지급 거절을 통보했다.

甲은 보험계약때 乙에게 자신의 병력을 얘기했으며 뇌경색에 걸린 것은 아들이 죽은 충격때문인 만큼 보험금을 지급해달라고 거듭 주장했다. 甲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가?    

【처리결과】

甲은 보험금을 받을 수 없다. 乙에게만 구두로 자신의 질병을 얘기한 것은 보험계약때의 '고지의무'를 다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보험가입자는 자신의 건강, 재산상태 등에 대해 보험계약서에 사실대로 명시해야 하는 고지의무가 있으며 이와 같은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경우, 보험회사는 보험계약을 해지하고 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 또 당뇨병은 대개 고혈압을 거쳐 뇌경색으로 진행하는 게 일반적이므로 甲의 뇌경색은 당뇨병에서 비롯됐다고 인정된다.

즉, 甲이 당뇨병을 보험청약서에 명시했다면 A보험회사는 甲의 장해위험이 보통사람보다 월등히 높다고 판단, 보험료를 보다 높게 받거나 아예 계약을 거부할 수도 있는데 갑이 이를 알리지 않아 불리한 계약을 맺은 만큼 A보험회사는 이 계약 전부를 해지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 시사점

대법원은 '보험가입청약서에 자신의 병력을 기재하지 않고 모집인에게 구두로만 이를 알린 경우는 보험회사에 대해 고지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대법원 1979.10.30. 선고 79다1234 판결).

모집인의 말만 믿고 보험계약을 할 경우 이처럼 보험금 지급이 거절될 수 있으므로 보험가입 전에는 약관과 설명서를 숙지한 뒤 계약서상의 기재사항을 누락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출처: 금융감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