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살인 또는 상해의 고의 있고 정당방위 범위를 넘어섰다"

부부싸움을 하다가 우발적으로 휘두른 흉기에 배우자가 사망했다면 사망보험금을 받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6부(재판장 임범석 부장판사)는 주부 우모씨와 두 자녀가 K생명보험 등 4개 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지난달 23일 밝혔다.

우씨는 지난해 5월 강원 동해시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술에 취해 부부싸움을 하던 중 자신을 폭행하고 목을 수 차례 조르며 위협하는 남편을 흉기로 한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형이 확정됐다.

이미 남편은 사망할 경우 우씨와 두 자녀를 보험수익자로 해 총 1억5천여만원의 사망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보험에 가입한 상태였다.

우씨는 자녀들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자신의 보험금 채권을 모두 양도한 후 사망보험금을 청구했으나, 보험사들이 "보험수익자가 고의로 피보험자를 살해했기 때문에 약관상 보험금 지급 면책사유에 해당한다"며 지급을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우씨에게 살인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거나 적어도 상해의 고의가 있었고 이로 인해 남편이 사망한 이상 면책조항에서 규정한 보험수익자가 피보험자를 고의로 해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원고패소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우씨가 폭행당한 뒤 남편이 다가오지 못하게 하려고 위협을 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자신의 법익에 대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로서 상당한 범위 안에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정당방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보험소송닷컴(www.bohumsosong.com)뉴스 2009/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