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공중목욕탕업은 응급의료법상 응급장비를 갖춰야할 시설 아니다" 

공중목욕탕은 사우나 이용객들을 위한 응급장비와 인력을 갖춰야할 법적 의무가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민사11부(재판장 박재형 부장판사)는 지난 25일 공중목욕탕의 탕 속에서 숨진 채 발견된 A군(당시 14세)의 어머니 S씨가 "목욕탕 내에 안전시설과 응급조치가 가능한 인력이 없어 아들이 사망했다"며 대한민국과 경상북도, 목욕탕 주인, 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2009. 8. 25. 선고 2008가합9277 판결)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응급의료법 제47조의 2의 규정에 의하면 자동제세동기 등의 응급장비를 갖춰야하는 시설은 공공의료기관, 구급차, 항공기 및 공항, 객차, 20톤 이상의 선박,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다중이용시설인 바, 이 사건 사고 당시에는 대통령령으로 그 밖의 다중이용시설에 관하여 정하지 않았고, 개정된 응급의료법 시행령 제26조의 2에 의하더라도 그 밖의 다중이용시설은 철도역사 및 여객자동차터미널의 대합실, 경마장, 경륜장 등으로 열거돼 있을 뿐 목욕업장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한 "목욕탕 주인은 안전시설을 갖춰야 하지만 그 안전시설은 화재 등과 같은 재난상태에 대비한 시설을 의미하는 것이고 자동제세동기나 심폐소생술 등을 할 수 있는 구조인력이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 대한민국에 대해서는 "응급의료법 제13조와 15조에 의하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응급의료위원회 설치, 구조 및 응급처치에 관한 교육 등을 이행할 의무가 있으나 사우나와 같은 다중이용업소의 관리자 등은 포함되지 있지 않으며 대한민국이 위 의무를 직접적으로 부담하는 의무라거나 위 의무의 미이행으로 어떠한 손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A군은 키 180cm, 몸무게 110kg 정도의 체격을 가진 14세의 미국인으로, 지난해 5월 10일 밤 11시경에 경북 경산시의 한 대중목욕탕에서 수심 40cm의 폭포수 안마탕에서 엎드려 있는 채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부검결과 A군은 심장비대증과 관련한 급성 부정맥 또는 간세포 손상으로 인한 의식소실로 익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보험소송닷컴(www.bohumsosong.com)뉴스 2009/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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