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하여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피해자가 일정한 금액을 지급받고 그 나머지 청구를 포기하기로 합의가 이루어진 때에는 그 후 그 이상의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로 다시 합의금액을 넘는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습니다.

다만 그 합의가 손해발생의 원인인 사고후 얼마 지나지 아니하여 모든 손해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이고 후발손해가 합의 당시의 사정으로 보아 예상이 불가능한 것으로서 당사자가 후발손해를 예상하였더라면 사회통념상 그 합의 금액으로는 화해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는 것이 상당할 만큼 그 손해가 중대할 때에는 당사자의 의사가 이러한 손해에 대해서까지 그 배상청구액을 포기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다시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대법원1995.4.25. 선고 94다58513판결).

【참고·해설】

교통사고 직후 약 2주의 가료를 요하는 경추 및 요추, 우 슬관절 염좌 등의 상해를 입은 것으로 진단되어 그 무렵부터 위 상해부분에 대하여 치료를 받던 중 사고일로부터 불과 10여일 후 합의에 이르렀고, 또한 초진시에 상해가 경미하였던 데다가 합의서 작성 당시에는 증상이 다소 호전되어 허리와 목부분에 통증은 있었으나 심하게 느끼지는 않던 상태여서 추후 적당히 치료받으면 조만간 완쾌되어 후유증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이를 전제로 합의하였고,

따라서 합의시에 교섭의 대상이 된 것도 입원기간 중의 일실수입금과 간병료 및 향후치료비일 뿐, 후유장해에 따른 가동연한까지의 일실수입손해 및 위자료의 배상 여부와 그 금액에 대하여는 전혀 언급이 없었는데,

합의 후에 증상이 악화되어 허리의 통증 등으로 시달리다가 진단을 받아본 결과 약 3주의 가료를 요하는 경추 제3,4간, 요추 제3,4 및 4,5간 추간반탈출증으로 밝혀져 그 후부터 추간반 탈출증으로 통원치료를 받았으며,

한편 신체감정촉탁결과에 의하면 치료가 종결되었는데도 요추 제3, 4 및 4, 5간에서 경한 추간반의 탈출과 경추 제5,6간에서 경한 퇴행성의 변화가 있어 요통과 요부 운동제한 등으로 자가용 운전기사로서의 노동능력을 약 23%, 트럭 운전기사로서의 노동능력을 약 30% 상실하였는데

위 후유증은 위 사고로 인하여 발생 또는 기왕증이 악화된 것이라거나 요추 제 3, 4간 추간반의 탈출과 요추 제4,5간 추간반의 팽륜으로 자가용 운전기사로서의 노동능력을 약 11.5% 상실하였고 위 사고로 인한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라면,

위와 같은 후유장해가 위 사고로 인한 것일 경우 그로 인한 일실손해액은 노동능력상실률을 가장 작은 수치로 적용하더라도 당초의 합의금을 훨씬 초과하고, 또 사고 전 8개월 동안 월 평균 금 551,265원의 수입을 얻다 가 사고 후 25개월 동안은 월 평균 금 355,893원씩의 수입을 얻어 사고 후에 실제로 상당한 수입의 감소가 계속 있었던 사실 등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면 요추 추간반탈출증 등의 발병으로 인한 노동능력상실의 후유장해가 남을 수 있다고는 예상하지 못하고 성급하게 부제소의 합의를 하였고,

또한 그 손해를 알았더라면 그와 같은 내용의 부제소의 합의를 체결하지 않았을 정도로 위 손해가 중대하다고 보이므로(운전경력 10년 이상으로서 사고 당시에 영업용 택시운전사로 종사하였다는 사정은 위 인정에 전혀 방해가 된다고 할 수 없다),

그 부제소 합의의 효력은 합의 당시 피해자가 예측이 가능했던 요추 및 경부 염좌 등과 관련된 손해에 대하여만 미칠 수 있을 뿐, 당시에 예상할 수 없었던 요추 제3,4간 추간반탈출 등의 후유장해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청구에 대하여는 미칠 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