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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보험회사의 책임개시 여부
가. 보험계약은 낙성계약이므로 계약법의 일반원칙에 따라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의 의사의 합치 즉 청약과 승낙으로 성립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처럼 甲이 보험의로부터 신체검사 적격판정을 받았을 뿐 乙생명보험회사로부터 승낙을 받지 않았으므로, 보험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것이 됩니다.
나. 다만 상법 제638조의 2 제3항에 의하여 보험자가 보험계약자로부터 청약과 함께 보험료상당액의 전부 또는 일부의 지급을 받은 경우에는, 비록 보험회사가 청약을 승낙하기 전이라 보험계약이 성립되지는 않았지만, 보험계약에서 정한 보험사고가 생긴 때에는 그 청약을 거절할 사유가 없는 한 보험회사는 보험계약상의 책임을 지게 되므로, 보험계약자가 보험료를 지급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보험회사의 책임은 개시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무상 보험료로 금전 이외에 어음이나 수표가 지급되는 사례가 많이 있는데, 이러한 경우 언제 보험료가 지급된 것으로 볼 것인지가 종종 문제됩니다.
(1) 학설로는 ① 어음 또는 수표가 교부되면 그 불지급을 해제조건으로 한 대물변제가 행하여진 것으로 보는 해제조건부 대물변제설(즉 결제를 기다리지 않고 보험회사가 어음또는 수표를 교부받은 날을 보험료의 지급일로 하여 이 때부터 보험회사의 책임이 개시되는 것으로 봄), ② 어음·수표 모두 부도시까지 보험료의 납입을 유예해 준 것으로 보는 유예설(현재의 다수설; 사후에 어음·수표가 지급이 된 때에는 어음·수표를 교부한 때에 개시된 보험회사의 책임이 계속해서 이어지게 됨), ③ 어음과 수표를 구분하여 어음의 경우에는 유예설, 수표의 경우에는 해제조건부 대물변제설의 견해를 취하는 구분설 등이 있습니다.
(2) 판례로는 선일자수표로 보험료가 지급된 경우 "선일자수표는 대부분의 경우 당해 발행일자 이후의 제시기간내의 제시에 따라 결제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선일자수표가 발행 교부된 날에 액면금의 지급효과가 발생된다고 볼 수 없으니, 보험모집인이 청약의 의사표시를 한 보험계약자로부터 제1회 보험료로서 선일자수표를 발행받고 보험료가수증을 해주었더라도 그가 선일자수표를 받은 날을 보험자의 책임발생 시점이 되는 제1회 보험료의 수령일로 보아서는 안된다"고 판시한 대법원 판례가 있고(대법원 1989.11.28. 선고 88다카33367 판결),
"보험계약 약관에 보험계약 청약시 제1회 보험료를 보험계약자가 지급한 경우에는 보험계약 승낙 전에 발생한 보험사고에 대하여도 보험회사가 책임을 지도록 규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보험료를 개인발행의 선일자수표로 지급한 경우에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 보험료지급의 효력은 수표기재 발행일 이후에 발생하고 따라서 그 전에 발생한 사고에 대하여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는 하급심 판결이 있습니다(마산지법 1987.12.20. 선고 86가합663 판결).
2. 이 사건의 경우
위 두 견해 모두 수표(또는 어음)의 교부시부터 보험회사의 책임이 개시되거나(최초보험료의 경우) 계속되게 함으로써(계속보험료), 보험거래의 관행이나 보험계약자의 보호에 충실한 이론이므로, 어느 견해에 의하든 수표의 교부 후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보험회사의 보험금 지급책임을 인정합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甲이 가계수표를 보험료로 납부한 후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이라는 보험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乙생명보험회사는 보험금 지금책임을 지게 됩니다(단 보험사고발생 후 가계수표가 부도가 난 경우, 해제조건부 대물변제설에 의하면 사고발생시 생겨났던 보험금청구권이 부도시에 다시 소멸하지만, 유예설에 의하면 사고발생시에 보험금청구권이 확정적으로 생긴다는 데에 차이가 있습니다).
3. 신용카드로 보험료를 결제한 경우
참고로 신용카드로 보험료를 납입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다른 사정이 없으면 실제로 대금이 결제된 시점에서 보험료가 납입된 것으로 봄이 타당합니다.
실무에서는 카드회사의 승인을 받은 시점을 보험료 영수시점으로 하고 있습니다(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제17조 제1항 별표 2의 '생명보험'편 제8조 제1항 참조).
보험소송닷컴(www.bohumsosong.com) 임용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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