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계약자와 설계사가 묵시적으로 공모하여 불고지를 행한 경우 보험회사가 민법상의 사용자 또는 보험업법상의 보험사업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볼 수 없다는 사례.

【판결요지】

보험가입자가 종신보험계약에 따른 건강검진시에도 고지의 수령권자가 될 수 있는 보험의에게 장해에 관하여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던 사실, 종신보험계약에 따른 보험료를 대신 납입하는 등 위 계약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었던 원고는 그의 처와 함께 적게는 5개 이상, 많게는 10여개 이상의 생명보험에 가입하는 등 보험계약체결에 있어 경험이 많은 사실, 위 종신보험계약은 장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 장해 부위를 배제하는 등 일정한 특약을 하면 위 종신보험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사실, 나아가 위 장해등급분류표에 기재된 장해 및 그 등급은 표준약관에 따른 것으로써 인보험에 있어 일반적이고 공통된 사항인 점 등에 비추어 보았을 때,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으로 근무하던 원고로서는 피고와 위 종신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당시 피보험자가 갖고 있던 장해가 제대로 고지되지 아니하면 보험계약이 고지의무위반에 따른 해지 내지 기망에 따른 취소까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거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보여지고, 그럼에도 보험모집인으로부터 장해 보유의 점을 알리지 말라는 제안을 받아들여 이를 피고에게 고지하지 아니하였다면 이는 보험모집인과 묵시적으로 공모한 것에 따른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할 것이어서 이를 두고 종신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위법한 행위를 하고 그로 인하여 피고에게 손해를 가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가 보험모집인의 행위로 사용자 또는 보험업법에 따른 보험업자로서 원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