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관련법률

가. 의료법
(1) 의료법 제19조는 "의료인은 이 법 또는 다른 법령에 특히 규정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의료·조산 또는 간호에 있어서 지득한 타인의 비밀을 누설하거나 발표하지 못한다.", 같은 법 제20조 제1항은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종사자는 이 법 또는 다른 법령에 특히 규정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환자에 관한 기록의 열람·사본교부 등 그 내용확인에 응하여서는 아니된다. 다만 환자, 그 배우자, 그 직계존비속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배우자·직계존비속 및 배우자의 직계존속이 없는 경우에는 환자가 지정하는 대리인)이 환자에 관한 기록의 열람·사본교부등 그 내용확인을 요구한 때에는 환자의 치료목적상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응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2) 또한 의료법 제67조는 같은 법 제19조, 제20조 제1항의 규정에 위반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하면서 이러한 의료법 위반행위를 "친고죄(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3) 보험회사가 동의서를 요구하는 이유는 환자의 동의 없이 의무기록을 열람하거나 복사하면 의료법 위반행위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소송이 제기되면 보험회사는 상호 공방을 해야만 하는 상대방이 되므로, 나에게 불리한 자료를 상대방에게 굳이 줄 이유는 없습니다. 특히 교통사고의 경우에는, 괜히 동의를 해주었다가 보험회사에서 기왕증을 구실로 삼아 치료비지급보증을 중단하거나 의사의 소견서를 받아 조기퇴원을 강요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나. 상법
(1) 상법 제657조 제1항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는 보험사고의 발생을 안 때에는 지체없이 보험자에게 그 통지를 발송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이것을 이른바 보험계약자 등의 보험사고통지의무라고 합니다.

(2) 이 보험사고통지의무에는 보험계약자 등이 보험회사의 보험사고의 원인 등을 조사하는 데 협조하여야 할 의무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입니다(사고의 원인조사에 관한 협조의무).

(3) 그러나 보험계약자 등에게 사고 원인조사에 관한 협조의무의 이행을 강제할 수는 없으며, 보험계약자 등이 적극적으로 증거인멸 등의 행위를 하지 않는 한 보험회사에서 이 협조의무위반을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습니다.

보험계약자 등의 입장에서도 반드시 정확하거나 충분한 내용을 알려줄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 "의무기록일체에 대한 열람, 복사에 동의한다"는 동의서는 작성해주지 않아도 됩니다.

2. 결론

가. 결론적으로 말하면 귀하는 보험회사의 동의서 요구에 응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귀하의 아이가 감기로 병원처방은 받은 적은 있으나 입원하거나 보험회사에서 말하는 중요한 사항으로 병원진료를 받은 적이 없다면 거리낌이 없다고 할 것이므로, 개개의 동의서의 용도를 물어본 후 최소한의 동의서를 해 주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나. 보험가입 이전의 진료내역이 고지의무위반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보험회사가 아니며, 치료를 받았던 병원도 아닙니다. 소송으로 진행되었을 때 법원이 판단할 일입니다.